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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도서관, 대학의 보편적 가치가 실현되는 곳
  • 이지연 교수(우리대학교 문과대학)
  • 승인 2019.11.24 19:35
  • 호수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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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교수
(우리대학교 문과대학)

어릴 적 아버지를 따라 들르던 종로서적은 경이로운 공간이었다. 끝이 없는 책의 바다였고, 원 없이 실컷 책을 펼쳐볼 수 있었다. 당시 꿈은 서점 주인이 되는 것이었다. 중학교에 들어가니 학교 안에 도서관이 있었다. 한 책을 빌리고 또 다른 책을 빌리고... 꿈은 바뀌어 도서관 사서를 향했다. 요즘처럼 읽을거리가 많지 않았기에 가져봄직한 장래희망이었을 수 있으나, 그보다 더 중요한 이유는 내가 부자가 아니어도, 내가 학식이 높은 사람이 아니어도 그 공간에서 나는 최선의 서비스를 받는 고객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도서관은 그렇다. 특히 대학도서관은 더더욱 보편적 가치를 지향한다. 교수이건 학생이건, 인문학도이건 공학도이건, 내국인이건 외국인이건 이용하는 자원과 제공받는 서비스는 공평하며 이용자 지향적이다. 대학도서관이 대학캠퍼스 중앙에 위치하는 이유는 모든 구성원에게 가까이 다가가는 열린 서비스를 추구하기 때문이다. 2천 년 전의 중국 사원도, 세계 유수 대학도, 그리고 우리대학교도 캠퍼스 중앙에는 도서관이 위치하고 있다. 이는 앞에서 말한 보편적 가치와 일맥상통한다.


우리대학교의 도서관은 1917년 연세의 역사와 함께 시작했다. 국내 최초 대학도서관이자 명실상부 최고의 도서관으로 평가돼왔으며, 우리나라 도서관의 역사와 발전 그 자체였다. 연세의 장서는 여타 대학의 목표였고, 연세의 도서관은 모든 대학의 표준이었다. 연세에 소속된 구성원은 최대의 장서와 최고의 전문적 서비스를 활용해 국내를 넘어 세계로 도약하는 우수한 학문적 성과를 이뤄냈다. 지난 2010년경 학술정보관을 방문한 한 외국인 학자는 ‘21세기 지식정보 최고봉이 연세에 내려온 것 같다’는 인상 깊은 의견을 남겼다. 창립 이래 우리대학 도서관은 가보지 않은 길을 향해 앞장서 나가며 독보적 존재와 평판을 유지해왔다.


대학도서관 발전을 향한 우리대학교의 노력은 멈추지 않았고, 2019년 또 하나의 의미 있는 결과를 낳았다. 교육부 학술진흥사업의 일환으로 ‘대학경쟁력 향상을 위한 대학도서관의 교육연구 지원 방안’에 관한 정책연구를 주관하는 연구소 사업에 우리대학이 선정됐다. 향후 6년간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는 이번 사업은, 대학도서관 정책을 담당하는 교육부와 협력하며 변화하는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대학의 역할과 이를 지원하기 위한 중장기적 관점의 대학도서관 정책을 제안하게 된다.


대학과 대학도서관이 주목해야 하는 이슈들을 도출하고, 미래인재 육성과 혁신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들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 취지는, 학습자, 학문후속세대, 신진연구자 등 다양한 대학구성원들의 교육과 연구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대학도서관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간 교육부가 중점적으로 수행한 역량 있는 우수연구자 중심의 지원을 넘어서, 한 명 한 명의 대학구성원이 혜택을 받는 보편적 가치를 방향성으로 설정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이를 위해 우리대학교 문헌정보학과 연구진은 대학의 교육혁신과 연구 선진화를 위한 대학도서관 방향성 수립을 위해, 4개의 트랙 아래 단위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제1트랙은 서비스 개발 및 정책 개발에 기초가 되는 대학구성원의 교육 및 연구 일상에 기반한 요구를 분석한다. 제2트랙은 대학 교육 혁신을 위해 대학도서관 장서와 서비스 그리고 공간을 이용한 지원 방안을 도출한다. 제3트랙은 대학 연구경쟁력 향상을 위해 대학도서관이 수행해야 하는 연구지원서비스 구현 방안을 개발한다. 제4트랙은 교육 및 연구지원 서비스가 원활하고 효과적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과 대학도서관 역량강화 방안을 제시한다.


이번 연구사업은 다양한 학술 활동 및 유관 기관과의 협업을 포함한다. 학술대회/세미나 등을 통해 유관 주체들의 활발한 소통의 장을 마련해 연구내용을 공유하고 확산 효과를 높일 계획이다. 학술지와 총서를 비롯한 연구결과물을 대학도서관 현장에 보급해 실무 확산 효과를 강화하고, 대학도서관 관련 최신 이슈들을 정리해 다양한 주체들이 문제 해결에 참여하는 단초를 제공하고자 한다. 협력대상은 대학의 학술정보원을 포함한 학계뿐만 아니라, 한국교육학술정보원, 대학교육협의회, 한국대학도서관연합회 등 정부산하기관, 학∙협회 등 다양하게 구성됐다.


우리대학은 교육부와 협력해 대학의 학술진흥과 대학구성원의 학술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대학도서관 연구소를 시작하게 됐다. 오는 12월 12일에 개최되는 연구소 출범식은 교내뿐만 아니라 교외에서 학계, 정부, 정계, 민간의 대표자들이 참석해 연구단 출범을 축하하고 향후 활동에 대한 정보를 교류할 예정이다. 대학의 미래발전을 위해 대학도서관의 역할과 가치를 이끌어내는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할 우리대학교 연구진의 활약이 기대된다.

이지연 교수(우리대학교 문과대학)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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