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강혁신’프로젝트, 백양누리에 문학을 전하다

▶▶ 박시하 시인이 시를 낭독하고 있다. 이번 공강 혁신 특강은 작품 낭독과 학생들과의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지난 13일 백양누리 글로벌라운지에서 ‘박시하 시인과, 조금 작은 11월’ 행사가 열렸다. 고등교육혁신원의 워크스테이션 프로젝트팀 ‘공강혁신’이 박시하 시인을 초청하고 행사를 주관했다. 박 시인은 작품을 통해 자신에게 ‘시’란 무엇인지 설명했다. 박 시인은 시를 ‘고백·입술·무기·존재’라는 4가지 의미로 설명했다.

 

박 시인은 「고백의 원형들」이라는 시를 낭독하며 강연을 열었다. 「고백의 원형들」에는 ‘모래시계 속의 모래알처럼 쏟아지며 속삭여 줄게’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박 시인은 해당 구절을 “쏟아지는 모래처럼 내 말을 고백하고 싶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 시인은 시를 ‘무기’라고 표현했다. 박 시인은 “시는 돈이나 명예가 되지는 않지만, 너무나 진귀한 것”이라며 “시는 곧 나의 존재”라고 정의했다. 세 아이의 엄마인 박 시인은 아이를 키우며 경력이 단절돼 일할 자리도 없었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현실에서 벗어나야만 숨이 쉬어지는 꿈을 꿨다”며 자신에게 시가 존재를 입증하는 호흡이라 설명했다. 이를 「존재의 흐린 빛」이라는 시 속 ‘초록색 물속에 뛰어들어서 겨우겨우 숨 쉴 수 있었다’고 표현했다. 박 시인은 “자기 존재의 정당성을 입증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시를 통해 그들과 공감하고 싶었다”는 뜻을 전했다.

이어진 강연에서 박 시인은 자신의 언어를 찾을 것을 강조했다. 박 시인은 “모든 삶은 자기만의 언어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나만의 언어를 찾기 위해 시를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시를 읽고 쓰면 자기의 언어를 찾기 쉬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시인은 “상상력은 타인의 고통을 느끼는 기반임과 동시에 타인의 선택과 개별성을 인지하는 창”이라며 “틀에 갇힌 사고에서 벗어나게 한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강연을 통해 시를 권하는 사회를 바라는 마음을 내비치기도 했다. 각자 자기의 언어와 상상력을 나눌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강연이 끝난 후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이효빈(CDM·17)씨는 “혼자 시를 읽으면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고 말했다. 박 시인은 “정해진 답을 찾으려 하지 말고 마음에 와닿는 방식으로 받아들이라”며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접하면 이해에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윤세훈(언홍영·15)씨는 사고의 틀에 갇히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질문했다. 박 시인은 “새로운 경험에 주저하지 말라”며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에 집중할 때 사고의 틀에 갇히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행사에 참여한 이지예(CTM·16)씨는 “자신의 시에 대한 의미를 시인에게 직접 들어 마음에 더 와닿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행사를 기획한 ‘공강혁신’ 윤종환(문정·14)씨는 이번 행사에 대해 “실용적 가치가 우선되는 시대에서 문학이란 낯선 단어가 캠퍼스 공간 안에 있는 것 자체가 하나의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 박진성 기자
bodo_yojeong@yonsei.ac.kr

사진 이희연 기자
hyeun593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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