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미디언 이세영을 만나다

『SNL』에서 다양한 닮은꼴 연기를 펼치며 유명해진 뒤, 현재 『최신유행프로그램』과 유튜브 ‘영평티비’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코미디언 이세영. 지난 1일 이씨는 『최신유행프로그램』 촬영을 마치고 편안한 옷차림으로 약속장소에 나타났다.

 

타고난 재능이 아닌,
노력의 결과

 

이씨는 약 10년 전 우연한 계기로 연예계에 발을 들이게 됐다. 가수를 꿈꾸는 여동생의 부탁으로 자매는 함께 『아침마당』에 출연하게 되었다. 그 과정에서 제작진의 눈에 띄게 된 이씨는 제안을 받아 오디션을 통해 『엠넷 와이드 연예뉴스』의 리포터로 데뷔하게 된다. 그 후 이씨는 『코미디 빅리그』, 『SNL 코리아』, 『응답하라 1988』을 거쳐 『최신 유행 프로그램』까지 종횡무진으로 달려왔다. 그의 도전은 계속됐다. 이씨는 개인 유튜브 채널인 ‘영평티비’에서 기존 프로그램에서 보여줄 수 없는 콘텐츠를 선보이는 중이다.

대중을 만나는 시간은 몇 분 남짓에 불과하지만, 그 시간을 위해 이씨가 쏟는 노력은 가늠할 수 없다. 그는 가수 장문복의 랩을 패러디한 것이 그의 코미디언 인생 중 가장 어려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씨는 장문복의 영상을 하루에 백 번씩 돌려보며 연습했다. 심지어 어떤 부분에서 어떻게 숨을 참고 내쉬는지 똑같이 따라 할 수 있을 때까지 수천 번을 따라 했다. 이런 피나는 노력 끝에 이씨가 랩을 하는 영상은 대중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끌 수 있었다. 그의 영상을 보고 립싱크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올 정도였다.

많은 경력이 쌓인 코미디언이지만 최근엔 뮤지컬 오디션을 보기도 했다. 오디션에 당당히 합격한 그는 머지않아 뮤지컬 배우로서 관객 앞에 설 예정이다. 이렇게 이씨가 쉼 없이 달릴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사람들이 많이 웃을 때, 좋아할 때, 재밌어할 때 행복을 느낀다”며 “내가 생각한 부분에서 방청객들이 웃을 때의 쾌감은 느껴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 모를 것이다”고 말했다. 이씨는 그 순간을 ‘운동선수가 경기에서 골을 넣었을 때의 느낌’으로 비유했다.

 

 

슬럼프도 값진 ‘경험’이다

 

이씨의 인생에도 큰 슬럼프가 찾아온 적이 있었다. 본인이 공황장애가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시기였다. 그는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을 해보려고 했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은 없었다. 오히려 주변 사람들과 건강만 잃을 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이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슬럼프를 극복할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가장 쉬운 일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니 좋아하는 음식을 먹는 거였다”며 “그렇게 시간이 지나다 보니까 자연스럽게 마음이 괜찮아졌다”고 말했다.

이씨는 슬럼프를 겪으며 조금씩 단단해졌다. 인생의 가장 힘들었던 시기, 오롯이 자신만을 되돌아보며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중 하나는 ‘하고 싶은 것을 다 하며 살자’는 것이었다. 이씨는 “슬럼프 이후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다 하면서 살기로 했다”며 “하고 싶은 일은 겁먹지 말고 할 수 있는 모든 경험을 시도해보라”고 말했다. 슬럼프가 그에게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자’는 인생의 방식을 선물한 것이다. 슬럼프가 그의 연기 인생에 도움을 주기도 했다. 어둠 같은 시간이었던 슬럼프를 이씨는 나름의 경험으로 소화했다. 힘든 시기를 겪기 전 그에게 눈물 연기는 매우 힘든 일이었지만 슬럼프 이후 자연스러운 감정 연기가 가능해졌다. 이씨가 슬럼프를 자신의 연기를 발전시킬 ‘경험’으로 이용한 결과였다.

 

이씨는 끊임없이 노력하고, 일을 사랑하는, 앞으로의 행보가 더 궁금한 사람이었다. 무한한 변신을 위해 노력하는 코미디언 이세영의 내일을 앞으로도 응원한다.

 

글 권은주 수습기자
박채연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제공 이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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