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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지지 ‘현수막 철거’, 학내 논란 일어현수막 두 차례 걸었지만, 하루 안 돼 철거돼
  • 변지현 기자
  • 승인 2019.11.10 23:41
  • 호수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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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24일, ‘Liberate Hong Kong’ 등의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위당관 외벽 ▲윤동주 시비 인근 ▲학생회관 앞 ▲독수리상 옆에 걸렸다. ‘홍콩을 지지하는 연세대학교 한국인 대학생들’(아래 홍연대)이라는 소규모 모임이 현수막을 걸었다. 홍연대 관계자 A씨는 “최근 홍콩에서 자행되고 있는 인권 탄압 등에 문제의식을 느껴 이를 알리고자 현수막을 게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음 날인 10월 25일, 홍연대는 걸린 지 하루 만에 모든 현수막이 사라졌다고 밝혔다. 홍연대는 현수막을 11월 4일 같은 위치에 다시 게시했지만, 이 역시 하루가 채 지나지 않아 자취를 감췄다. 누군가 의도적으로 현수막을 철거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논란이 불거졌다.
우리대학교 규정 중 현수막을 언급하는 규정은 「홍보물 게시에 관한 규정」 뿐이다. 해당 규정은 상업 등의 홍보 목적이 있는 현수막만을 대상으로 한다. 이 사건의 현수막은 홍보물이 아니므로 해당 규정에 부합하지 않는다. 학생복지처 관계자 B씨는 “의견을 드러내는 표현물은 승인 대상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B씨는 “환경미화 목적으로 학교 측이 현수막을 제거할 수 있지만, 이 경우 현수막을 보관하다가 게시자에게 돌려주는 것이 원칙”이라며 “학교는 본 현수막 철거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수막이 처음 게시된 지난 10월 24일 독수리상 옆 현수막 철거 현장을 목격한 김기성(정외‧13)씨는 다음과 같은 목격담을 전했다. 저녁 8시 40분경, 성인 남녀 다섯 명이 현수막을 훼손하고 있었다. 김씨가 이를 제지하기 위해 다가가자 그들은 김씨와 언쟁했다. 김씨는 “한국어를 하는 남성이 있었으나 말투로 봐서 외국인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 남성은 김씨에게 지속해서 ‘어느 단체의 소속인가’, ‘홍콩의 사태에 대해서 알고는 있나’라고 질문하며 ‘다른 나랏일에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고 알려졌다. 김씨는 그들 중 또 다른 한 남성이 ‘우리는 이렇게 교육받았고, 이것이 우리에게는 애국이다’라며 ‘원 차이나(One China)’라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전했다. 언쟁이 오가는 사이 현수막은 철거됐고, 김씨는 현장을 떠났다.

현수막 분실은 현수막이 2차로 게시된 지난 4일 다시 발생했다. 이 사건을 목격 및 신고했다는 익명의 제보가 홍연대에 접수됐고, 해당 신고에 대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A씨는 “우리의 의견 표출이 두 번이나 단시간에 훼손된 사실에 대해 격노하고 있다”며 “현수막 재게시와 함께 법적 대응까지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지난 8일 홍연대는 이 사건에 대해 “공개적인 상황 설명과 사과를 요구한다”며 “표현 수단을 훼손하지 않을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의 입장문을 발표했다. B씨는 “학교의 개입은 자칫 학생자치를 훼손할 수 있다”며 “사건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 사건을 두고 일각에서는 우려가 제기된다. 외국인학생회 대표 황수영(건축·16)씨는 “우리대학교는 다양한 국적의 학생이 함께하는 만큼 비난 여론이 심해지지 않고 사건이 잘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 변지현 기자
bodo_aegiya@yonsei.ac.kr

변지현 기자  bodo_aegiy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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