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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人] ‘깊은 우리 젊은 날’, 우리는 밤이었다신스팝 밴드 ‘위아더나잇’을 만나다
  • 민수빈 김병관 기자
  • 승인 2019.11.03 23:09
  • 호수 53
  • 댓글 0

이들의 노래를 듣다 보면 화려한 도시의 밤거리가 떠오른다. 네온사인 아래서 뜨겁게 사랑하다가도, 혼자가 돼 한없이 외로워지는 느낌이랄까. 아름답고 불안한 청춘의 밤을 노래하는 밴드 ‘위아더나잇’이 돌아왔다. 지난 10월 19일에 발표한 「하품」은 일상 속의 사소한 행복을 노래한 신스팝* 곡이다. 밴드 멤버 김보람(드럼), 정원중(리더·기타), 함병선(보컬), 황성수(베이스)씨를 만났다.

Q. 위아더나잇은 무슨 뜻인가.

A. 병선: 말 그대로 ‘우리는 밤이다’다. 우리의 음악이 밤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밤은 내밀한 시간이지 않나. 밤에는 오롯이 혼자가 될 수도 있고, 사랑하는 사람과 둘만의 시간을 보낼 수도 있다. 그래서 우리 음악은 혼자 지난날을 회상하는 노래와 연인 둘만 있을 때의 감정을 표현한 노래가 많다. 밤이라는 시간의 다양한 분위기를 표현하고 싶었다.

Q. 밴드는 어떻게 결성하게 됐나.

A. 성수: 보람이 형을 제외한 나머지는 고등학교 동창이다. 원중이가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밴드 멤버 구인 글을 올리며 밴드가 결성됐다. 그렇게 18년 동안 함께 하고 있다. 보람이 형은 지난 2015년부터 세션으로 활동하다가 지금은 정식 멤버로 함께 하고 있다.

Q. 각자 음악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A. 병선: 어렸을 때 ‘MTV’라는 음악 채널을 보면서 밴드를 하고 싶다는 꿈을 키웠다. 채널에 나오는 밴드의 뮤직비디오가 너무 멋있었다.

성수: 어머니가 피아노를 전공하셔서 자연스럽게 음악교육을 많이 받았다. 원래는 바이올리니스트가 되는 게 목표였다. 그런데 어느 날 교회 성가대에서 베이스를 연주할 사람이 없다며 나에게 연주를 하라고 했다. 베이스를 연주해본 적이 없다고 하니, 베이스도 바이올린처럼 4현 악기니 괜찮다고 하더라. (웃음) 그게 베이스와의 첫 만남이었다.

원중: 아버지께서 팝 음악을 좋아하셔서 어렸을 때부터 팝을 접했다. 외국 기타리스트들의 음악을 들으며 나도 기타를 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혔다. 그래서 기타 살 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님 몰래 군고구마 장사를 했다. 중학교 3학년 때였다. 그러다 아버지에게 도중에 들켜버렸다. 아버지가 안쓰러웠는지 기타를 사주셨고, 그렇게 음악을 시작하게 됐다.

보람: 중학교 특별활동 시간에 밴드부에 들은 것이 계기다. 그 이후로 지금까지 계속하고 있다.

Q. 도중에 밴드 이름을 한 번 바꿨다. 계기가 있었나.

성수: 원래 팀 이름은 ‘로켓 다이어리’였다. 음악 장르도 신스팝이 아닌 펑크록이었다. 우리는 비슷한 시기에 입대했는데, 그때 활동을 쉬면서 음악에 대해 많은 생각을 했다. 남는 시간에 컴퓨터 음악을 공부하며 자연스럽게 전자악기에 눈을 떴다. 그렇게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어졌고 다루는 음악 장르도 바뀌었다.

병선: 음악 장르가 초반과 달라지면서 같은 이름으로 음악을 발표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새로운 음악으로 새롭게 시작해보자는 마음으로 팀명을 바꾸게 됐다. 그렇다고 밴드의 정체성이 바뀌진 않았다. 표현방식만 달라졌을 뿐이지 음악으로 전하고 싶은 바는 똑같다.

Q. 음악적 소재를 청년들의 사랑과 방황에서 찾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병선: 일부러 청년들의 사랑과 방황을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내 이야기와 주변의 이야기를 담다 보니 자연스럽게 방황과 외로움에 대한 노래가 많아졌다.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자연스럽게 털어놓을 뿐이다. 만약 청춘에 대해 노래하자고 마음먹고 작업을 했다면 이렇게 진솔한 노래가 만들어지진 못했을 것이다.

최근에 발표한 「하품」이란 곡에는 사랑하는 사람과 둘만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담았다. 오롯이 둘만의 시간을 떠올리다 보니 나른한 주말에 종일 누워있는 모습이 생각났다. 교감하는 사람끼리는 서로 하품을 따라 할 확률이 높다고 한다. 노래 속에 실제로 녹음한 하품 소리도 나오니 곡을 들으면 하품이 나올 수도 있다.

Q. “때로는 유난히 서늘한 태양을 피해 꿈을 조각내고 상처 내며 한없이 숨고 싶었던 날”. 지난 7월 발매한 싱글 앨범의 소개 글 중 일부다. 앨범을 살펴보면 유독 다른 가수들보다 소개 글이나 앨범 아트 등에 공을 들인다는 느낌을 받는다.

A. 병선: 앨범 소개 글이 아닌 것 같은 글을 쓰고 싶었다. 광고 같지 않은 광고나 카피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 듯이 말이다. 어떻게 이 앨범을 만들게 됐는지 진솔한 생각을 그대로 담았다. 그 글들이 쌓이다 보니 우리의 정체성으로 자리 잡았다. 이제는 그 글들이 위아더나잇의 음악 세계를 단단하게 만들어주고 있다.

성수: 앨범 재킷**에도 공을 들이는 편이다. 첫 앨범 아트를 맡아준 친구와 지금까지 계속 함께하고 있다. 정원중 씨의 동생이다. ‘제5의 멤버’라 부를 정도로 누구보다 우리의 음악과 정체성을 잘 아는 사람이다. 그런 이와 작업하다 보니 좋은 앨범 아트가 나오는 것 같다.

Q. 멤버 개개인의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개인적으로 음악을 만들 때 주로 영감을 얻는 방법이 있다면.

A. 병선: 자주 받는 질문인데, 항상 달라진다. 특정한 분야나 순간에서 영감을 얻는 스타일은 아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느끼는 것은 ‘오래 앉아 고민하는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예전에는 여유롭게 영화를 감상하다가도 떠오르는 것들이 있었는데, 요즘엔 곡 작업을 위해 앉아 있는 시간에 오는 영감이나 악상이 있다.

보람: 병선이의 말에 동의한다.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순간적으로 대단한 영감을 받아 만들어내는 곡은 서른 곡에 한 곡 정도다. 음악뿐만 아니라 예술 활동을 하는 분들은 공감할 것이다. 작업에 들이는 시간만큼 좋은 결과물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원중: 예전에는 일상을 벗어난 여행지에서 많은 영감을 받았다. 그런데 요즘에는 일상을 살아가며 주변에서 들리는 소리로부터 자주 영감이 온다.

성수: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 편이다. 명상과 비슷한 상태다. 무언가를 떠올리기 위해 노력하면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오랫동안 운전을 하거나 버스 안에 앉아 있을 때도 자주 영감을 얻는다.

Q. 이 글을 통해 위아더나잇을 처음 만나는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에게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은 노래가 있다면.

A. 병선: 「서로는 서로가」를 추천하고 싶다. 고민이 많은 이들을 위로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보람: 요즘은 청년들의 고달픔을 위로하는 노래들이 많은 것 같다. 하지만 힘들다, 힘들다 하면 더 힘들지 않을까. 기분 전환을 위한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티라미수 케이크」를 추천한다. 발랄함이 가득한 곡이다.

원중: 「Gray」란 곡을 추천한다. 개인적으로 공허하고 우울했던 순간에 썼던 곡인데, 가장 애착이 간다. 주변 물건들이 회색으로 변하는 듯한, 울적하고 외로운 순간에 억지로 감정을 털어내기보단 이 곡을 들으며 오롯이 감정에 집중하고 이를 흘려보내는 건 어떨까.

성수: 우리의 대표곡인 「깊은 우리 젊은 날」이 떠오른다. 또 20대 때만 느낄 수 있는 설렘과 사랑의 감정을 담은 「궁금해」란 곡도 추천한다.

Q. 마지막으로 『The Y』 독자들과 학생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A. 보람: 무대에서 대학생들을 만나보고 싶다는 생각을 항상 한다. 서로 에너지를 주고받을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다. 그런 날이 올 때까지 열심히 음악 하겠다.

원중: 축제 같은 자리에서 꼭 만나자. 캠퍼스의 공기를 느끼고 싶다. (웃음)

병선: 누구의 말도 진심으로 와닿지 않는 시기가 바로 20대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도 그랬던 것 같다. 그럴 때는 나만의 소신을 믿고 하루하루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원하는 대로 생각하고 행동하는, 그런 청춘이 되길 바란다.

*신스팝(Synthpop): 전자악기인 신시사이저로 연주하는 팝 음악

**앨범 재킷: 음반 혹은 오디오 제품 등의 포장 사진이나 그림

글 민수빈 기자
soobni@yonsei.ac.kr
김병관 기자
byeongmag@yonsei.ac.kr

<사진제공 위아더나잇>

민수빈 김병관 기자  soobn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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