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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에 가로막힌 ‘미래’의 예술가디자인예술학부, 실습비 지원 부족한데 사용 내역도…
  • 윤세나 김소현 기자
  • 승인 2019.11.03 22:48
  • 호수 1840
  • 댓글 0

미래캠 디자인학부의 등록금은 한 학기에 약 411만 원이다. 이는 미래캠 내 실습이 필요한 일부 학과들과 같은 금액이다. 등록금에 실습비와 장비 및 시설 공동경비가 포함돼 실습이 없는 학과보다 높은 등록금이 책정된 것이다. 그러나 높은 등록금에도 디자인학부 학생은 ▲실습비 지원 부족 ▲불분명한 실습비 사용 내역에 불만을 제기해왔다.

학교 지원금 부족에
나빠지는 학생들의 지갑 사정

학생들은 학교의 실습비 지원이 부족해 개인적으로 비용을 충당해야 하는 일이 많다며 불만을 표출했다. 디자인학부의 등록금은 약 411만 원으로 실습이 없는 문과 계열의 등록금보다 약 60만 원 더 높다. 총 등록금 중 한 학기 학부에 지원되는 실습비는 8천720만 6천 원이며, 여기서 졸업전시회 비용을 빼면 한 학기 실습비는 약 7천520만 원이다. 결국, 학생 1명에게 지원되는 실습비는 약 23만 5천 원 정도다. 이 실습비는 수업 재료비와 활동비로 사용된다. 차등 등록금 60만 원 중 실습비를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시설 관리를 위한 공동경비로 지출된다. 디자인학부장 채승진 교수(인예대·산업디자인)는 “학교가 학부에 실습비를 지원해주면 학부에서 각 수업에 실습비를 배분한다”며 “주어진 실습비 중 일부는 졸업전시회 비용으로 사용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수업에 배분된 실습비는 학생들의 재료비를 충당하기엔 역부족이다. 학생들이 사비를 들여 수업 재료를 사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디자인학부에 재학 중인 A씨는 “작품 제작 과정에서 실습비로 충당되지 않는 부분을 사비로 해결하는 경우가 일상”이라며 “학교의 위치상 가까운 데서 재료를 사기 어려워 비용뿐만 아니라 시간 부담도 크다”고 말했다.

한편, 졸업전시회 비용으로 학부에 지원되는 금액은 총 1천200만 원이다. 이는 3개의 전공에 각각 400만 원씩 배분되며, 공간 대여와 도록 제작에 사용된다. 개인의 졸업작품 제작에 지원되는 금액은 거의 없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이 학교의 지원금만으로 졸업전시회를 준비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디자인학부 재학생 B씨는 “졸업전시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최소 100만 원은 개인이 비용을 부담하게 된다”며 “졸업전시회는 필수이기에 ‘울며 겨자 먹기’로 비용을 낸다”고 말했다. 이에 채 교수는 “졸업전시회 비용은 개인의 작품에 따라 천차만별”이라며 “주어진 등록금에서 최대한 지원하고 있다”고 답했다.

실습비 지원이 부족한 이유는 등록금 산정 기준이 불분명하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등록금심의위원회(아래 등심위)는 「대학설립·운영 규정」에 따라 등록금을 산정한다. 하지만 등심위는 학과별 실습비를 정확히 산출해 등록금으로 책정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입장이다. 등심위원장 이명민 교수(생명대·시스템생물)는 “각 계열의 시설과 교원확보율 기준이 달라 계열별 등록금 차이가 생기게 된다”며 “학과별 실험실습비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상위법에서도 계열별 기준을 정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불분명한 등록금 사용 내역에
커지는 학생 불만

실습비 사용 내역 공지 방식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현재 실습비 명세는 교수가 수업 시간에 구두로 공지하는 형태다. 채 교수는 실습비 사용처에 대해 “학과 내에서 회의를 통해 실습비 사용처를 논의한다”며 “학생들에게 회계 내역을 공개하지는 않는다”고 전했다. 따라서 학생들은 명확한 사용처를 알 수 없다. 디자인학부 학생회장 신민규(디지털아트·16)씨는 “작년에 예술대학생네트워크에서 학교에 실습비 사용처 공개를 요청했지만, 학교는 자료 공개를 거부했다”고 말했다.

실습비와 더불어 시설 관리에 관한 공동경비 사용처도 불분명하다. 1인당 공동경비는 약 30만 원으로 차등 등록금의 절반에 달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실습 장비와 공간 확보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학생들이 공동경비 책정에 의문을 품는 이유다. 이는 차등 등록금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않는 공동경비 대신 실습비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논의로까지 이어진다. 신씨는 “현재 레이저 커팅기가 고장 나 방치된 지 몇 년이 지났다”며 “장비를 구매해야 한다는 말이 나왔지만,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디지털아트학과에 재학 중인 C씨는 “작업실 안전교육 당시, 고장 나거나 분실된 부품으로 인해 대부분 기계가 사용 불가하다고 안내받았다”며 “교체와 수리에 대한 학교 측 대처가 미흡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절차상의 이유로 고장 난 기계를 수리하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채 교수는 “실습 조교가 장비 사용을 교육했음에도 학생들이 사용원칙을 준수하지 않아 고장 나는 경우가 많다”며 “한 번 고장 나면 행정상의 절차가 복잡해 수리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실습 공간이 부족하다는 문제도 있다. 디자인학부는 대형작품을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공간이 충분하지 않아 학생들이 작품 제작은 물론 보관에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디지털아트학과에 재학 중인 D씨는 “기계실에서 주로 작업을 진행하는데 공간이 작아 대형작품을 보관하기 힘들다”며 “화학물질 작업과 건조를 진행할 만한 야외 시설도 갖춰져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기획처장 송용욱 교수(정경대·전자상거래)는 “각 학부장과 학과장이 참여하는 공간준비위원회를 통해 공간 문제를 논의해 왔다”며 “공간 문제는 디자인 학부만이 아닌 실습이 있는 모든 학과의 공통적인 문제”라고 답했다.

디자인학부 학생들은 다른 계열보다 비싼 등록금을 낸다. 하지만 학교로부터의 지원 체감률은 낮다. 학교는 학생 실습비 지원이 효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재고해볼 시점이다.

글 윤세나 기자
naem_sena@yonsei.ac.kr
김소현 기자
smallhyun@yonsei.ac.kr

그림 민예원

윤세나 김소현 기자  naem_sen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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