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총장 선출에 출사표를 던진 16인, 그중에서도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의 평가를 거쳐 선발된 5인을 만나보자. 우리신문사는 후보자 5인에게 학생 사회와 밀접한 질문을 던졌다. 질문은 ▲교육 혁신 ▲공간 부족 ▲연구부진 ▲소통 4가지로 구성했다.

 

Q. 시대 변화에 따라 새로운 교육의 필요성이 주목받고 있다. 후보자가 추구하는 교육 혁신의 핵심 주제와 실현 계획은 무엇인가.
A. 서길수: 전통적 교육 방식인 ‘캠퍼스-교수-강의’ 모델에서 탈피해 ‘수요자 중심의 개인 맞춤형’ 모델로 전환하겠다. 학생이 커리큘럼을 구성·운영하는 융합전공제도 시행하겠다. 그러면 학생이 원하는 진로와 관심 분야에 따라 자신만의 전공을 만들 수 있다. 교과목 설계와 진로 상담을 위한 전담 상담원 제도를 도입하고, 전공 탐색이 쉬워지도록 타 전공 수강 시 P/NP 학점제를 활용하겠다. 두 번째로, 교육과 연계된 취업‧창업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블라인드 채용 시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재수강 제도를 완화하고, 인재개발원에 전문 인력을 보강하겠다. 학생성공지표를 개발하고, 상담·동문 데이터베이스 등과 연계, 생애성과를 추적해 교육에 반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창업지원 정책도 강화하겠다. 학생회관 전체를 스타트업 공간 ‘Y-Valley’로 전환해 관련 인프라를 구축할 것이다. 우리대학교를 ‘한국 대학 창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

서승환: 단단한 기초와 유연한 사고를 갖춘 리더를 육성해야 한다. 교양교육과 교육과정을 동시에 강화할 계획이다. 특히, 학생들이 데이터 분석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등 다양한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기초교육을 강화하고, 각 대학 특성에 맞는 4차 산업혁명·미래사회 변화와 연관된 과목개설을 지원하겠다. 교육환경의 혁신적 변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온라인 교육 플랫폼 ‘Y-EdNet’(가칭)을 구축하겠다. 단기적으로는 교내 온라인 강의를 활성화하고, 장기적으로는 VR 등 혁신적 교육시스템 구축을 선도하겠다. 살아 움직이는 교육을 위해 재정‧공간 등 학생들의 창업지원을 강화하겠다. 빅데이터 분석으로 학생에게 맞춤형 진로지도를 상시 제공하겠다.

신현윤: 4차 산업혁명으로 사회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교육부는 다양하고 유연한 학사제도를 제시했다. 우리대학교도 학문 간 융합을 활성화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정비하고, 단과대별 맞춤형 학사운영이 안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전공 선택권 확대, 복수‧연계 전공 활성화, 초학제적 융합 전공 과정 신설을 통해 실용적 융합 교육을 강화하겠다. 전공별 개설과목 다양화 및 개설과목 제한 규정의 융통성 있는 운영에도 힘쓰겠다. 또한, 학사제도를 유연화해 교원 겸직을 통한 응용학문 간의 개설과목 공유를 촉진하고, 다양성을 확립할 것이다. 학생들의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전공 구성과 운영, 진로개발을 지원하는 학사시스템을 구축하겠다. 재수강제도도 재검토하겠다. 재수강제도의 본래 취지는 학생이 불가피한 사정으로 저조한 성적을 받은 경우, 이를 만회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누구나 겪을 수 있다. 학사제도 교학협의체를 통해 재수강제도 점검을 시행한 후, 점검결과에 근거해 재정비하고자 한다.

이경태: 3차 산업시대의 대학 교육은 ‘전문가 양성’에 집중돼 있었다. 사회가 이런 인재를 필요로 했고, 학생도 전문지식을 발판으로 사회적 지위를 보장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4차 산업시대에는 전문지식이 AI에 의해 일반화돼 특정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시대를 선도하는 대학 교육 개혁의 핵심 목표는 창의적·융합적 인재 양성이 돼야만 한다. 그렇기에 ‘AI initiative’를 제시한다. AI 대학원을 중심으로 AI 교육과정을 개발한 후, 이를 기존 교육과정과 연계해 창의적‧융합적 교육을 하는 것이 핵심이다. 우선 대학원에서 실행하고 점진적으로 학부까지 확대하고자 한다. 4차 산업시대에 부합하도록 교육의 전달 체계도 개선할 것이다. 블렌디드 강의*를 확대·강화해 강의의 질을 높이고, 학생들의 선택권을 넓히겠다.

이병석: 학생들이 미래 비전을 세울 수 있도록 선도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중심을 잃지 않고 변화하며, 공동체적 가치를 추구하는 인재를 육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을 통해 4차산업 융합학문으로 이끌겠다. 현장 중심 교육과 창업 지원시스템을 개발하고 창업휴학제, 기술자문, 실효성 있는 아이템 재정 지원 확대, 학사제도 연계와 학점 이수 등의 지원책을 마련하겠다. 삼성반도체학과와 같은 계약학과 확대로 일자리 창출 인프라를 구축하겠다. 교육상담전문가를 도입해 학사 행정 피드백을 수용하겠다. 전공선택권 확대, 연계전공 활성화, 복수‧부전공 제한 완화로 융합적 사고를 장려하겠다. 다학기제, 유연 학기제, 집중이수제 등을 통해 학업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겠다. 창의력과 비판력, 문제 해결 능력을 두루 갖춘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이 되겠다.

 

Q. 우리대학교 연구 공간 부족 문제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해결방안으로 무엇을 제시하고자 하는가.
A. 서길수: 공간 부족은 고질적 문제다. 새로운 공간이 생겨도 공간 부족을 호소하는 구성원이 있기 마련이다. 마법 같은 ‘공간 소진의 법칙’이 적용되는 곳이 학교다. 따라서 무한정 신규 건축만으로 공간 문제를 해결할 순 없다. 대신 단기적인 ‘공간 사용의 효율화 방안’과 장기적인 ‘연세 캠퍼스의 공간적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기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도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건물의 20%를 공공 목적으로 임대할 수 있는 ‘공간의 부분 공개념’을 제도에 반영하고, 특정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공간을 회수해 재배치하는 ‘공간-목적 일치제’를 시행하겠다. 행정정보시스템에 공간 예약시스템을 탑재하고, 이용도가 낮은 공간의 활용 방안을 마련하는 ‘오픈 공간 활용제’를 실시하겠다. 재정 상황을 고려할 때, 당장 대규모 토목·건축사업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한다. 가장 현실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은 백양관을 재건축해 종합 행정동으로 활용하는 것이다. 임기 내 실현은 어렵겠지만, 백양관 재건축을 위한 기초적인 준비 작업은 진행하겠다.

서승환: 우선 기존 공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공간 공용화를 추진하고 공간 사용 현황을 정기 조사해 필요한 공간을 확보하겠다. 과도한 공간사용료가 공학원 공실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감가상각 등을 고려해 합리적인 사용료를 책정하겠다. 백양로 사업 이후 사용하지 못하게 된 기존 건물 내 주차장 등도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 경쟁 대학들은 캠퍼스 밖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판교테크노밸리·지자체 테크노밸리(마곡, 고양 창릉 등)·테크노파크(은평구, 서대문구) 등 외부에 무료 또는 저렴한 임대료로 공간을 확보하고,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 장기적으로는 신촌캠의 가용용지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 녹지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의를 거쳐 일부 부지 용도 변경 후 건물 신축·증축을 추진하겠다.

신현윤: 공간 확충은 교육‧연구의 질적 향상에 있어 중요한 문제다. 우선, 알렌관 주변에 의과대·생명대 시설을 신축하겠다. 의과대와 생명대 부지는 이미 지난 2014년 재단이사회에서 가승인 받은 바 있다. 교비, 의과대 기금, 동문회를 통한 기부금 모음 및 기업과 연계 등으로 시설 신축이 가능하다. 또한, 생명대는 국제캠에 조성될 사이언스파크의 신설 연구 공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 이과대와 공과대에 있는 생명대의 공간이 완전히 다시 원 소속대학으로 환원되면 두 대학의 추가적 공간 확보가 가능하다. 이와 더불어 포화 상태인 삼성관을 증축해 생과대의 교육·연구 환경을 개선하겠다. 또한, 국제학대학원, 정보대학원, GLC의 공간 확보를 위해 인접한 언어교육원 공간 공동사용이 가능한지 검토하겠다. 이 밖에 단기간 해결이 어려운 문과대, 사과대 등의 공간 요구도 경청해 해결방법을 모색하겠다.

이경태: Innovation Campus(아래 I-Campus)와 사이언스파크로 해결하고자 한다. I-Campus는 현재 동문회관·치과대학 주차장·(구)석란·(구)운동부기숙사 부지를 합친 약 4천203평 부지에 새롭게 구축돼 동문회관·의과대·생명대·치과대가 함께 사용하게 된다. I-Campus에는 바이오헬스 관련 기업이 입주해 산학연 협력이 활성화될 것이다. 국제캠에 조성될 사이언스파크는 공간 부족을 해결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사이언스파크에는 최고 수준의 실험동물센터, 공동기기원 및 연구자와 벤처기업을 위한 연구 공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교수들이 이곳으로 연구 공간을 옮기면 신촌캠의 공간 부족은 크게 완화될 것이다. I-Campus와 사이언스파크는 관련 분야 교수들에게 최고 수준의 연구 환경을 제공할 것이다.

이병석: 교육·연구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총장의 임무다. 획기적인 공간 운영이 도입되지 않는 한 해결은 어렵다. 학교발전을 위해 캠퍼스 공간 운영에 대한 마스터플랜을 구축하겠다. 생명대 공간 문제 해결책으로 교육·연구 공간 확충을 추진하겠다. 생명대의 경우 융합연구 맥락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의과대‧치과대‧간호대‧생명대가 함께하는 ‘의생명융합플랫폼’을 기반으로 의생명과학단지를 구축해 공간 문제를 해결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합의와 소통이다. 연구 공간 확대는 ‘Entrepreneurial University’와 관련이 있다. 산학연계를 위해 연구 공간과 창업 공간 간 연결이 중요하다. 신촌캠‧의료원‧미래캠‧국제캠의 공간도 활용해 연구와 창업 공간이 어우러질 수 있는 시설을 확보하겠다.

 

Q. 최근 몇 년간 여러 대학평가지표에서 우리대학교가 부진한 이유로 연구력 저하가 지적된다. 연구력 강화방안이 있는가.
A. 서길수: 연구력 평가 악화가 우려스럽다. 순위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더 나은 교육과 인류사회에 대한 기여를 위해 연구력 강화방안이 필요하다. 우선 인문학이 미래지향적 융합연구의 기초가 된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논문 수에 연연하기보다는 인간과 사회에 대한 본질적 고민이 담긴 연구를 지원하겠다. ‘행복한 사람과 건강한 한국사회를 위한 연구소’(가칭)를 설립해 다양한 층위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융합연구를 지원하겠다. 이공분야의 연구력 하락세는 심각하다. 3개 분야의 융합연구 영역을 선정해 교원 선발 등에 집중지원하고, 융복합연구원을 설립해 미래 신산업 창출에 필요한 융합연구를 발굴·지원하겠다. 특히 오는 2020년에 설립되는 AI 융합대학원의 안착을 위해 노력하겠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인공지능 대학원 지원사업’에 선정될 수 있게 지원할 것이다. 국제캠에는 사이언스파크를 조성하고, 방사광원 건립을 유치해 다학제 간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 

서승환: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력을 향상하려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는 연구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교내 최고 연구자들로 ‘연세연구위원회’를 만들어 연구정책 방향을 설정하겠다. 모든 학과에 1명 이상의 전담 직원을 배치해 연구자의 행정부담을 최소화하겠다. 연구비 수주지원을 전담하는 중앙부서를 운영해 연구자를 상시 지원하겠다. 융·복합 연구는 연구 구상 초기 단계부터 단계별로 맞춤형 지원하겠다. 건학이념과 우리대학교의 정체성과 관련된 연구, 저서 등 필생의 연구업적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겠다. SSCI, SCI, 학술진흥재단 등재 논문 등에 관한 연구포상제를 복구하고, 본부 오버헤드***를 30% 감축하겠다. 대형과제의 오버헤드 감축, 강의 부담 경감 방안 등도 마련하겠다. 연구지원만을 목적으로 하는 1천억 원 이상의 순수연구기금을 조성하고, 매년 500억 원 이상을 확보하는 고정수입원으로 정책 실행을 담보하겠다.

신현윤: 위기의 본질은 대학본부가 연구력 강화 계획을 제대로 준비‧실천하지 못한 데 있다. 지난 10개월 동안 29개 단과대로부터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세웠다. 대학순위 평가의 핵심 기준인 연구논문 질적 수준과 국제화에 맞춰 대응방안을 준비했다. 개별 교원의 질적 연구 성과 향상을 위해 재임용‧승진 때 연구수준 평가 지표를 도입하겠다. 특성화 연구 분야도 집중육성 하겠다. 우리가 잘하는 국학 분야와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여건이 갖춰진 의학·생명 분야, 그리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AI에 집중지원 하겠다. 교수‧학생 우수연구인력을 확보하겠다. 우수교원 확보를 위해 ‘차등적 신임교원 지원제도’를 시행하고, BK21 후속 사업 등 대형과제 수주를 통한 장학금 확대에 최선을 다하겠다. 세계화 시대에 맞춰 외국인 유학생과 학자가 불편함이 없도록 돕는 ‘Total Care Platform’을 구축해 해외 우수인력을 확보하겠다. 총장 직속 국제화 전략대응팀을 구성하겠다. 장기적 비전과 전문성을 기반으로 연구력의 장단점을 파악하고, 개선 활동을 주도하는 팀을 운영하겠다.

이경태: 연구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분야별 상위 1% 학자 유치를 위해 총장이 기금을 조성하고, 유치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해외대학평가는 상위 1% 학자의 논문과 국제공동연구 실적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그동안 우리대학교는 경쟁 대학보다 상위 1% 학자의 수가 적었다. 이를 시급히 해결하는 것이 차기 총장에게 주어진 임무다. 우수학자 양성을 위해서 ‘Focused Funding’을 통한 별도의 기금을 조성해 지속적인 재정 지원이 가능한 구조를 만들겠다. 예를 들어, 사회적 난제 해결을 위한 기금을 조성해 해당 교수들의 연구를 계속해서 지원하고, 관련 분야의 해외 기금과 연계해 해외 네트워크를 강화하겠다. 또한, 연구지원 체계를 확충하고, 인센티브 구조를 개선해 전반적인 연구의 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겠다.

이병석: 2천억 원 규모의 연구펀드를 조성하겠다. 국가 R&D 사업을 유치하고, ‘연세연구펀드’와 빅데이터, AI, 바이오융합연구 펀드를 유치하겠다. BK21 후속 사업 준비도 하겠다. 신규임용부터 정년퇴임까지 교수 생애주기 맞춤형 연구지원을 하겠다. 매년 10명의 연구자를 10년 동안 연구에 매진할 수 있게 하는 ‘프로젝트 10×10’, ‘연구 몰입 학기’, ‘연세 선도연구자 양성 프로그램’을 시행하겠다. 학문 후속세대가 안정된 환경에서 연구에 몰두할 수 있도록 돕겠다. ‘연구부총장제’도 도입하겠다. 탄력적 임용 조건을 마련해 신진 교원을 확보하고 ‘원스톱-스마트 연구행정 서비스’, ‘연구관리전문가 운영체제’ 등을 도입하겠다. 연구의 질적 향상을 위해 ‘연세 데이터 사이언스 센터’와 ‘연세 글로벌 연구 네트워크’를 신설하겠다. 기존 미래융합연구원(ICONS)의 역할도 강화하며 의생명과학단지를 획기적인 융합연구단지로 건립하겠다.

 

Q. 총학이 수년간 비대위 체제로 운영되며 학교와 학생 간 소통이 줄었다. 올해 총학이 출범했음에도 학교가 여전히 학생과 소통 없이 일방적인 결정을 내린다는 비판이 있다. 학생들과의 소통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A. 서길수: 총학이 생산적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 지 꽤 됐다. 이 점이 안타깝지만, 학생자치에 학교가 개입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필요한 지원은 아끼지 않되 자율권을 보장하면서, 학교 운영의 파트너로 존중할 생각이다. 총학의 정상적인 운영을 전제로 교학협의체의 효율적인 운영이 필수다. 협의체를 통해 학사·복지 문제에 국한되지 않는, 학교 운영 전반을 논의하겠다. 학생들의 혁신적이고 도발적인 목소리가 학교 행정에 반영되도록 할 것이다. 나는 과거에 독선적인 학교 행정에 맞선 교수 모임을 주도할 때도, 교수평의회 의장을 맡아 일할 때도, 학생들의 의견 반영이 중요하다고 믿으며 소통을 강조했다. 총장이 된 이후에도 그 철학과 신념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서승환: 지난 수년간 총학이 비대위로 운영되면서 학생들의 참여가 제한됐다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고 있다. GBED 신설과 관련해 발생한 혼선, 인권 강의 필수교양 지정 철회 등과 연관된 문제들도 이 연장 선상에서 발생한 것으로 판단한다. 문제 해결 방안은 소통을 강화해 적절한 접점을 계속 찾아가는 것이다. 교학협의체가 실질적인 역할을 해서 학생들의 의견이 적절하게 반영될 수 있도록 하겠다. 학생복지처를 통해 학생들의 의견을 원활하게 수렴하고, 실질적 개선으로 연결하겠다. 소통이 잘되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 하고, 자주 만나 솔직하게 의견을 주고받아야만 한다. 적어도 한 학기에 한 번은 총장과 학생회가 정기적으로 모여 원활한 소통이 유지될 수 있도록 하겠다.

신현윤: 교육부가 인정하는 학생 포함 대학 구성원 협의기구로는 대학평의회가 있다. 대학평의회를 통해서 구성원의 의견이 학교정책수립에 잘 반영되는지, 구조‧운영상의 문제는 없는지 판단하겠다. 혹여 대학평의회가 구성원 간 의견 전달에 문제가 있다면 다른 방안도 모색하겠다. 그중 한 가지 대안으로 현 총학생회가 요구한 학사제도 교학협의체 활성화가 있다. 정기적으로 학생복지처 주관하에 학생회와 총장이 의견을 논의할 수 있는 장도 마련하겠다.

이경태: 모든 구성원이 만족하는 정책 결정은 매우 어렵다. 교수·직원·학생·동문·이사회 등 학교를 구성하는 주요 집단의 이해관계와 지향점이 각각 다르고, 각 집단 내부의 의견도 심각하게 충돌하는 경우가 많다. 이해관계와 관점의 차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상황 인식을 공유해야 하는데, 우리에게는 시간이 부족했다. 개혁은 총장 한 명의 힘으로는 할 수 없다. 우리대학교가 처한 상황을 구성원들에게 솔직하게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 가장 우선돼야 한다. 학생들과도 마찬가지다. 학생들은 학교의 중요한 구성원이자 교육의 수요자로서, 정당하게 주장하고 실질적으로 변화를 모색할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서로 설득하고 설득되는 과정을 통해 더 나은 정책을 만들어 가는 전통을 확립하겠다.

이병석: 수년간 비대위 체제로 운영돼 학생들의 대표성이 약해져 아쉽다. 두 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 학생회비 납부가 선택제로 전환되면서 납부율이 크게 떨어졌다. 이로 인해 예산이 확보되지 못했다. 둘째, 취업난으로 학생들이 구직활동에 시간을 할애하면서 학생회 활동 참여가 저조하다. 먼저, 학생회 자치활동 활성화를 위해 예산지원을 늘릴 것이다. 등록금 납부 방식을 조정해 납부율을 올릴 방안을 모색하겠다. 이와 더불어 학생회 활동이 취업과 연결될 수 있도록 하겠다. GBED 신설, 인권 강의 필수교양 지정 철회 등이 일어난 원인은 추진 과정의 의사소통 부족, 행정 처리 지연, 제도 설계 미숙 등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Digital Transformation’을 통해 행정 과정을 재설계해 정책 결정의 투명성을 높일 것이다. 정책에 대한 의견이 언제든 반영될 수 있도록 재설계할 것이다. 또한, 청와대의 국민청원을 벤치마킹한 ‘학생청원제’와 교수‧학생으로 구성된 ‘교육환경개선협의회’를 신설해 직접적 소통 창구를 마련하겠다.

 

 

*온라인 수업과 오프라인 수업을 혼합한 형태의 강의
**디지털 기기를 활용해 원하는 작업을 실행하고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지식과 능력
***어떤 처리를 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들어가는 시간 등의 자원을 뜻한다.

 

글 박제후 기자
bodo_hooya@yonsei.ac.kr
변지현 기자
bodo_aegiy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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