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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최악의 동반자 썰
  • 김인영 기자
  • 승인 2019.10.06 20:20
  • 호수 52
  • 댓글 0

월세도 절약하고 야식도 나눠 먹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시작한 룸메이트와의 자취. 그러나 환상을 가지고 시작한 동거는 상상과 달랐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룸메이트와의 끔찍했던 동거를 『The Y』 가 소개한다. 최악의 룸메이트를 꼽아보자.

1. 여자친구 데려오는 룸메이트 (남, 26살, 자취 경력 4년 이상)

친형과 함께 산 지 6개월 정도 됐을 때 일이야. 학교 다닐 때는 수업 듣고 시험공부 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방에 오래 있지 않았어. 그래서 형이 여자친구를 데리고 와서 방에서 뭘 하든 관심이 없었지. 가끔 여자친구가 자고 가는 날이면 불편하긴 했지만, 그러려니 하고 넘겼어. 문제는 방학이 시작되고 나서부터였어. 형이 방학 동안 여자친구랑 같이 지낼 거라는 거야. 피는 물보다 진하다고, 생판 모르는 남보단 친형이 생활하기 더 편하겠다 싶었는데 이런 일이 생길 줄이야. 형이 여자친구랑 싸우기라도 한 날엔 집에 있기도 불편해서 종종 자리를 피하곤 했어. 하지만 정말 난감한 일은 따로 있었어. 화장실을 가려면 반드시 형 침대를 지나야 했거든. 그날도 자다가 새벽에 화장실에 갔는데 형 침대에서 무언가를 보게 됐어…. 형 옆에서 잠들어 있는 여자친구의 알몸이었어. 이불이 흘러 내렸더라고. 빨리 눈을 돌리긴 했지만, 너무 민망했어. 방학 때만 함께 살았지만, 아무래도 집에 이성이 있으니 눈치도 보이고 불편했어. 룸메이트가 이성 친구 데려와서 잔다고 불평하던 남 이야기가 내 일이 됐네.

2. 나를 투명인간 취급하는 룸메이트 (여, 22살, 자취 경력 1년)

내 룸메이트는 방안에서 이어폰 없이 생활했어. 얼마나 시끄럽고 괴로운지 상상이 돼? 이어폰 없이 노트북으로 드라마 보는 건 기본이지. 그 친구는 이어폰 없이 영상통화도 했어. 왜냐고? 이어폰을 끼면 드라마 보면서 영상통화를 동시에 할 수 없으니까. 그래 뭐, 방 안에서 통화하는 것까지 나무랄 순 없지. 매번 밖에 나가서 통화할 순 없으니까. 이해해보려고 노력은 했어. 그런데 심지어 거치대에 휴대전화를 걸어놓고선 영상통화를 하잖아. 그랬더니 화면에 내가 뭐 하는지까지 다 보이더라고. 나는 룸메이트가 영상통화 할 때마다 옷 갈아입으려면 화장실로 들어가야 했어. ‘집 떠나서 타지 생활하니까 외로워서 영상통화 하나 보다’, ‘학교 공부가 힘드니까 드라마 보면서 스트레스 풀려고 그러나 보다’ 이해하고 싶었지만 어렵더라고. 한 학기 내내 나의 프라이버시는 전혀 지켜지지 않았거든.

이건 내 얘기는 아니지만, 소음으로 고생한 또 다른 친구들이 있어. 새벽까지 노트북으로 큰 소리를 내며 타자 치는 룸메이트 때문에 고생한 친구도 있고, 아침에 알람을 몇 개씩 맞춰놓는 룸메이트 때문에 괴로워하는 친구도 있더라고. 시끄러운 룸메이트가 자취 생활에 복병이 될 수도 있어. 소리에 둔한 사람이 아니라면 혼자 사는 걸 생각해봐.

3. ‘네 물건은 내 것, 내 쓰레기는 네 것’인 룸메이트 (여, 24살, 자취 경력 2년 이상)

나는 나랑 성격이 정반대인 룸메이트랑 자취했어. 사실 같이 살기 전에도 우리가 다르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정말 달라도 너무 다르더라고. 우선 그 친구는 청소를 전혀 하지 않아. 바닥에 있는 머리카락을 안 치우는 건 일상이야. 머리카락이 저렇게 많이 빠지는데 탈모가 아니라는 게 놀라웠어. 머리카락을 모으면 수세미 하나는 거뜬히 완성할 수 있을 수준이야. 같이 쓰는 공간이니까 서로 배려하면서 청소도 같이했으면 좋겠는데, 말을 해도 고쳐지지 않았어. 머리카락도 안 치우는데 음식물 쓰레기는 치우겠어? 빨리 안 치우면 벌레 꼬일까 봐 내가 몇 번 버렸더니 그 뒤로부턴 계속 안 치우더라고. 그래. 더러운 건 그렇다 쳐. 남의 물건에는 왜 손대는 거야? 청소는 같이하는 거로 생각하지 않으면서 내 물건은 같이 쓰는 거로 생각하더라. 허락도 안 받고 내 물건에 손을 대더라고. 내가 쓰려고 찾으면 없어서 혹시나 하고 물어봤더니 쓰고 돌려놓는 걸 깜박했대. 물건은 가져다 놓을 수라도 있지, 음식은 되돌릴 수도 없어. 도대체 내가 먹다 남긴 걸 왜 먹는 건지….

글 김인영 기자
hellodlsdud@gmail.com

김인영 기자  hellodlsdud@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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