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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은 왜 학생회관 앞에 모였나우리대학교 청소노동자, 용역업체 코비를 규탄하다
  • 박진성 양하림 기자, 김수영 수습기자
  • 승인 2019.10.06 19:11
  • 호수 1839
  • 댓글 1

“청소노동자 갑질하는 코비는 연세대를 떠나라”

백양로 곳곳에 ‘청소노동자에게 갑질하는 용역업체 코비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이 걸렸다. 현수막을 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연세대 분회(아래 연세대 분회)는 지난 2일, 학생회관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연세대 분회는 용역업체를 비판하며 퇴출을 주장했다

“업무도 부당, 근로기준법도 미준수”

▶▶지난 2일 연세대 분회가 용역업체 코비를 규탄하는 집회를 열었다.

우리대학교 청소 업무를 담당하는 용역업체는 7곳이다. 각 용역업체는 학내 구역을 나눠서 담당하고 있다. 백양누리·제4공학관·경영관·IBS관 네 곳에는 총 45명의 청소노동자가 ‘코비 컴퍼니’(아래 코비)라는 용역업체에 고용돼 근무하고 있다. 지난 7월 22일 코비 소속 청소노동자 21명은 연세대 분회에 가입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코비가 ▲부당한 업무지시 ▲근로기준법 미준수 등을 자행했다고 입을 모았다.

청소노동자들은 코비가 정규 업무 범위를 벗어나는 지시를 자주 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7월 코비는 청소노동자에게 백양누리의 정화조를 소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백양누리에서 근무하는 윤송원(65)씨는 “안전 장비도 없이 정화조를 소독하라고 했다”며 “동료가 정화조에 들어가자마자 휘청거리는 것을 겨우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정화조는 황화수소에 의한 질식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밀폐공간이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은 밀폐공간 작업 시 유해가스 발생 가능성과 조치에 대한 안전 교육을 이행하도록 지시한다. 일반 청소노동자는 관련 교육과 장비 없이는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 코비 박경식 대표는 “정화조 청소 지시는 실수였고 곧 철회했다”고 말했다.

청소노동자들은 코비가 근로기준법도 준수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근로기준법」 제60조에 따르면 주 15시간 이상 근무하는 노동자는 연차휴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코비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법정 조건을 충족했는데도 연차휴가를 받지 못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 손승환 조직부장은 “코비는 연차수당은 고사하고 연차 자체를 주지 않았다”며 “결근한 노동자는 연차를 사용하지 못해 임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휴일과 연장근로에 대한 임금 미지급도 문제가 됐다. 「근로기준법」 제56조에 따르면 연장근로, 8시간 이내 휴일 근로는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해야 한다. 손 조직부장은 “코비 소속 청소노동자들은 토요일에 근무해도 추가 임금을 받지 못했다”며 “사장은 노동자들이 노조에 가입한 후에야 뒤늦게 밀린 임금을 지급했다”고 말했다.

“거듭되는 무시, 사라지는 인격”

하지만 청소노동자들은 노조에 가입한 이후에도 코비 측이 ▲노조 불인정 ▲부당노동행위 ▲인격적 모욕을 저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연세대 분회는 지난 7월 29일 코비에 교섭을 요구했고, 한 달 뒤인 8월 29일에야 첫 교섭이 이뤄졌다. 코비 측은 시급 300원만을 인상했을 뿐 교섭 일정 정례화를 포함한 기본합의서 작성 요구에는 소극적으로 응했다. 손 조직부장은 “기본합의서를 작성하자는 노조 측 요구에 사장이 조롱성 발언을 했다”며 “이는 명백히 노조를 무시하는 태도”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기본합의서를 작성하지 않았다고 교섭 자체를 거부한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현재 노조와 코비 간 교섭은 중단된 상태다. 연세대 분회는 지난 2일 집회에서 배부한 선전물을 통해 사장이 노조를 불인정하고 있다고 규정했다.

코비가 부당노동행위를 하고 있다는 문제도 제기됐다. 지난 9월 20일 노조 가입을 주도했던 반장 2명은 직위 해제됐다. 이후 코비는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양기섭(64) 반장을 총괄 반장으로 임명했다. 당시 코비 측은 해당 직위 해제를 ‘업무 효율화를 위한 조치’라고 했다. 이에 연세대 분회 이경자 분회장은 집회에서 “노조 가입을 이유로 반장 직위를 해제한 것은 부당노동행위”라고 말했다. 직위 해제된 김남진(62)씨는 9월 24일 코비 징계위원회에 넘겨졌다. 당시 징계위원회 출석 통지서에 따르면, 징계 사유는 ▲과잉관리 ▲보고누락 ▲미화 업무 태만 ▲업무지시 불이행 등이 있었다. 손 조직부장은 “이전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을 트집 잡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양 총괄 반장은 “관리자가 보기에 미숙한 점이 있어 직위 해제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법률원(아래 법률원)은 “노조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반장 직위를 해제하고, 정당한 근거 없이 징계위원회에 넘긴 것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사측이 조합원과 비노조 노동자 간 갈등을 유도하며 인격적으로 모독한다는 주장 또한 제기됐다. 백양누리에서 근무하는 이인화(61)씨는 “사장이 시켜서 비노조원들이 시비를 건다”고 말했다. 또한, 이인화씨는 “‘빨갱이’ 라는 말도 들었다”며 “노조를 탈퇴하면 편한 자리로 보내준다고 회유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제4공학관에서 근무하는 김성미(61)씨는 “사장이 노조원인 반장과 비노조원인 다른 반장 간 갈등을 유도해 노조원인 반장을 괴롭히곤 했다”고 말했다.

사측의 감시반, 엇갈리는 반응

청소노동자들은 노조 가입 직후부터 노동자들을 감시하는 직원이 투입됐다고 주장했다. 업무지원이라는 명분으로 젊은 남성 6명이 청소노동자를 근무 중에 감시·감독한다는 것이다. ‘감시반’ 직원들은 청소노동자들을 시간대별로 감시하고 사진을 찍었다. 이에 청소노동자들은 공포감을 호소했다. 이인화씨는 “쉬는 중에도 무엇을 하는지 보려고 불시에 쳐들어온다”며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심하다”고 말했다. 또한, 김성미씨는 “두 달간 감시당했다”며 “너무 무섭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감시반이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는 주장도 이어졌다. 윤씨는 “감시반이 신문지 안에 노조 탈퇴서 양식을 숨기고 다녔다”며 “노조 탈퇴를 종용하고 양식을 걷어가서 팩스로 분회 사무실에 보냈다”고 말했다.

이에 박 대표는 “감시반 직원 파견은 청소노동자들의 업무 환경을 조사하기 위함”이라며 “청소노동자 측에서 업무 강도와 근무 환경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박 대표는 “노조 탈퇴 종용은 한 적이 없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법률원 측은 감시반이 노조 탈퇴서를 조합원에게 건네는 행위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81조 2항*에 해당하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판단했다. 또한, 감시반이 청소노동자들을 감시하는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규정했다. 법률원은 “법에 따라 사업주는 가해자를 징계 조치하고 노동자를 보호해야 한다”며 “대표이사 지시에 따라 감시반이 파견됐으므로 지시를 내린 대표이사 또한 가해자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말했다. 「근로기준법」 제109조에 의하면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학교 측은 노사 간 갈등에 개입하기 조심스럽다는 입장이다. 총무처 총무팀 이경오 팀장은 “학교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고민 중”이라며 “코비 측에게 대화를 통한 원만한 해결을 부탁드렸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우리대학교와 코비의 재계약 여부가 결정된다. 이에 이경오 팀장은 “현재 특별히 논의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윤씨는 “1970년대에나 있을 법한 일이 연세대에서 일어나고 있다”며 “연세의 명예를 위해서라도 이런 회사는 퇴출해야 한다”고 말했다.

*근로자가 어느 노동조합에 가입하지 아니할 것 또는 탈퇴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거나 특정한 노동조합의 조합원이 될 것을 고용조건으로 하는 행위

글 박진성 기자
bodo_yojeong@yonsei.ac.kr
김수영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 양하림 기자
dakharim0129@yonsei.ac.kr

박진성 양하림 기자, 김수영 수습기자  bodo_yoje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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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2019-10-16 21:17:11

    자유 대한민국 수호 평화 대집회.10월19일 토요일 13시,광화문 광장 세종 문화회관 앞.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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