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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글 문화권’의 한글날을 꿈꾼다

9일은 한글이 창제된 지 576년째 되는 한글날이다. 정국이 소란스러워 뜻깊은 국가 경사를 치르는 데 소홀할까 염려된다. 한글만큼 언어학적 연구 성과와 우주론적 철학 체계를 담아낸 문자는 없다. 한글을 연구한 학자는 한글이 최고의 문자라는 데 동의한다.

세종대왕의 애민사상이 깃든 한글은 한반도를 넘어 문화가 가난한 나라 사람들에게 선물이 되고 있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에서 한글 붐이 지속되고 있다. 익히 알려진 것처럼, 7만여 명에 이르는 찌아찌아족은 지난 2009년부터 한글을 배우기 시작했다. 이후 부족 내에서 한글에 대한 교육 수요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글은 한자와 달리 말소리를 나타내는 표음기호로서 한국어 뿐 아니라 다른 언어를 표기하는 데도 적합하다. 제자 원리를 이해하면 보다 쉽게 배울 수 있어서 낮은 문맹률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한다. 그 결과 한때 중국 정치 지도자들은 중국어를 표기하는 데 한글을 사용할 것을 고려하기까지 했다.

한글의 세계화에는 유튜브라는 매체, K-POP과 같은 한류 등도 작용하고 있다. 라틴 알파벳이 그러했듯 우리 알파벳도 지역을 넘어 다른 지역으로 한글 공동체를 형성하며 문화 영토를 넓히고 있다. 민족적 자긍심을 가질 만한 대목이다.

한글의 세계화가 갖는 장점은, 문자를 가지지 못한 언어에 문자를 부여해, 언어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있다. 유네스코 조사에 따르면 지구상에는 생명력이 다해가는 위기의 언어들이 많다. 한글은 인류의 문화다양성 유지를 선도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한글은 대중을 정치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 문자를 통해 의사를 표현하면 보다 효과적으로 사회에서 유통할 수 있다. 정치적으로 열악한 소수민족이 스스로를 지키는 데 문자가 무기가 될 수 있다. 한글은 이렇게 인간의 생존에도 도움줄 수 있다.

이밖에도 한글의 혜택은 여러 가지이나 앞서 말한 보도에서 인도네시아 아이들이 한글을 배우며 즐거워한다는 부분을 빠뜨릴 수 없다. 문자 생활은 문화생활의 핵심인바 한글은 이국 아이들에게 문화생활의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우리의 아이들과 찌아찌아 족 아이들은 모두 ‘한글 문화권’의 일원들이다. 한글날이 한글 문화권 전체의 축제가 될 날을 꿈꿔 본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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