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신문보다는 인터넷 기사와 소셜 네트워크에서 얻은 정보를 기반으로 친구들과 논쟁하며 세상에 대한 앎을 늘리는 방식을 선호하는 편이다. 다른 경험으로 이번에 처음으로 연세춘추를 정독해 봤다. 연세춘추는 대부분 지나가다 1면이 재밌어 보이면 읽어 본 것이 전부다. 때문에 본 글은 지금까지의 연세춘추를 관통한다기보다 이번에 참고한 연세춘추 제1838호에 기반 한 내용임을 밝힌다. 1면 기사에서 우선 연구실 앞의 규탄 메시지를 읽는 류석춘 교수의 사진이 무척 인상적이다. 사람들의 이목을 충분히 끌어당길 만하다는 점에서 앞으로 이런 사진들이 1면을 장식하면 긍정적인 유입 효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1면의 기사에 대한 첫인상은 민감하면서 충분히 공격적으로 풀어나갈 만한 주제임에도 균형을 잘 유지했다는 것이었다. 사건을 간결히 짚고 무엇이 어떻게 잘못됐는지 나열하는 대신 사건의 경위를 소상히 밝힌 뒤 비판 의견과 다른 쪽에서 파면을 반대하는 의견을 병렬적으로 제시한 점이 인상적이었다. 2면으로 이어진 기사에서는 발언 그 자체뿐만 아니라 그 일련의 과정에서 사건의 전개 과정 속 주변 요인들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하며 독자의 다각적 접근과 자의적 판단을 도왔다. 개인적으로 세간의 언론을 썩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특정 신문사를 대표하는 성향 혹은 편협성에 있는데, 적어도 1면의 이 기사만은 분노와 함께 전해지는 이야기를 상당히 냉정하고 통찰력 있게 풀어낸 기사로 긍정적으로 읽었다.
 

다만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은 10면의 발언대 코너다. 이전 발언대 내용을 봤을 때는 찬성하는 의견 하나, 반대하는 의견 하나를 넣어 중립적인 시선을 유지했지만, 제1838호에서는 그러지 못한 점이 아쉽다. 사실 모범수 가석방처럼 논의가 활발히 진행될 수 있는 주제일수록 1면에서 보여준 태도와 비슷한 접근법을 사용할 수 있었다면 다각적인 접근을 통해 논의의 장을 제공한다는 춘추만의 색을 확실히 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면에서 아쉬웠다.
 

연세춘추는 외부의 압력이 적게 작용하는 언론이고, 그 특성에 부응해 학교 밖에 존재하는 많은 언론사들과 다른 접근 방식을 가지고 있다. 이 차별점이 곧 연세춘추의 가치이자 경쟁력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에 전체적으로 초점을 맞춰 내용을 엮어가면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한 독자와의 소통을 조금 더 활성화하고 1면에서 독자들의 주의를 더 끌 수 있다면 연세춘추가 더 많은 학내 구성원들에게 토의의 장을 마련해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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