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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로에도 울려 퍼진 "조국 퇴진"집회 주최 측 추산 200여 명 참여… 재학생 참여 저조 지적도
  • 박제후 박진성 양하림 기자
  • 승인 2019.09.22 23:22
  • 호수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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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저녁 학생회관 앞에서 ‘연세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가 열렸다.

지난 19일 저녁 7시 30분, 학생회관 앞에서 ‘연세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집행부’(아래 집행부) 주최로 ‘연세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아래 집회)가 진행됐다. 같은 날 고려대와 서울대에서도 조 장관 퇴진 집회가 열렸다. 집행부는 입장문을 통해 “조 장관은 사모펀드 운용, 자녀입시 개입 등의 의혹을 받고 있으며 해당 사안에 대한 검찰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조 장관의 퇴진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교정에서 “조국 OUT”을 외치다

집회는 ▲기본 원칙 안내 ▲입장문 낭독 ▲연사 발언 ▲고려대‧서울대 집행부와의 공동선언문(아래 공동선언문)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집행부는 참여자의 학생증‧졸업증명서 등을 통해 신원을 확인하기도 했다. 집회 진행을 맡은 이재성 동문(경제‧08)은 “재학생과 졸업생이 모여 연세인의 정체성을 갖고 의견을 표명하고자 이번 집회를 기획하게 됐다”며 “조 장관 퇴진을 벗어난 정치적 논의는 제외하고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씨는 집행부의 입장문을 낭독했다.

개인 연사들의 발언이 이어졌다. 첫 연사는 집행부 단장 강지훈(경영‧18)씨였다. 강씨는 “집회에 나섰다가 불이익을 당할까 두렵지만, 그보다 분노가 더 컸기에 이 자리에 섰다”며 “조 장관은 개혁을 맡길 만큼 깨끗한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자신을 박사과정 학생이라고 밝힌 연사 A씨는 “조 장관이 청문회에서 거짓과 위선, 묵인으로 일관한 것을 용서할 수 없다”며 “학생들도 부끄러워 말고 나와서 자리를 밝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수도 연사로 나섰다. 조 장관의 임명철회를 요구하는 교수 시국 선언에 참여하기도 한 이삼현 교수(이과대‧NMR실험)는 “더는 비상식이 상식이 되지 않길 바란다”며 “이 자리를 통해 연세인이 생각을 모아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집행부는 “집회 준비 과정에서 고려대‧서울대 집회 집행부 측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또한, 공동선언문 낭독으로 “학교 단위가 아닌 전국대학생연합촛불집회를 제안한다”고 앞으로의 방향을 밝혔다. 집회 2일 후인 지난 21일, 세 학교 집행부는 보도자료를 통해 ‘전국 대학생 촛불집회 집행부 발족 준비위원회’가 출범했음을 알렸다.

1시간가량 진행된 집회는 구호와 노래 제창을 마지막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에 따르면 약 200명이 참여했다. 한편, 집회에 참석한 윤모씨는 “재학생 참여가 저조해 안타깝다”며 “젊은 학생들이 일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총학생회(아래 총학)가 아닌 재학생‧졸업생들의 주도로 열렸다. 총학생회장 박요한(신학/경영‧16)씨는 “아직 총학이 집회를 주도하기엔 학생사회의 공론화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학생들의 요구가 많아진다면 총학 차원의 집회도 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집회는 조 장관 논란 이후 우리대학교에서 열린 첫 집회였다. 학내외의 이목이 쏠렸고, 학생들의 의견은 분분했다. 집회를 둘러싼 여러 학우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표현의 자유부터 대표성 논란까지,
학생들의 의견은?

곽희근(신학‧18): 언행이 일치하지 않는 삶을 살아온 사람이 과연 헌법과 법률을 수호하는 법무부 장관에 적합한지 의문이 듭니다. 장관 재직 중에도 과연 그의 명령이 설득력과 정당성을 가질지 우려됩니다. 따라서 이번 집회 취지에 깊이 공감하고, 명분과 시의성도 적절하다고 생각합니다.

박정진(화학‧16): 다수의 생각이 바른 생각으로 강요되지 않으려면 표현의 자유가 보장돼야 해요. 모든 평화 시위는 민주주의 사회 내에선 존중받아 마땅하기에 저는 이번 조국 퇴진 집회에 찬성합니다. 왜 연세 학우들도 나서게 됐는지 집회에 반대하는 분들이 귀담아 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나하늘(사학‧17): 조 장관 퇴진 의견에 동의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시위로 의견을 표출할 권리가 있습니다. 물론 우리대학교를 대표한다는 오해를 살 수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집행부가 우리대학교 학생을 대표하지 않는다고 언급한 상황에서 대표성 문제로 집회를 반대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어요. 대신 ‘연세’라는 이름을 달고 하는 만큼 외부 세력의 개입을 철저히 차단해야 하겠죠.

조건희(정외‧18): ‘연세’를 걸고 집회를 진행하는 것은 ‘SKY’라는 브랜드 가치를 내세워 자기주장의 설득력을 올려 보겠다는 시도로 보입니다. 연세대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하지만 비판에 대한 단순 회피 같아요. 사실상 연세대를 대표하는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잖아요. 그런 의도가 아니라면 집회를 광화문이나 정부청사에서 하면 되는 것 아닌가요?

최승혜(독문‧17): 우리는 특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명문대에 다니며 사회적 대우를 받는 학생들이 특권 논란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요? 자기 성찰 없이 조 장관의 특권에 대해 비판할 수 있는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이번 집회를 바라보는 시선은 다양했다. 꾸준히 제기돼왔던 표현의 자유와 대표성 논란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모두가 정의를 추구하지만, 각자가 생각하는 정의와 실현 방법은 달랐다. 시위대가 해산한 학생회관 앞과 백양로의 텅 빈 광장은 많은 질문을 남겼다.

글 박제후 기자
bodo_hooya@yonsei.ac.kr
박진성 기자
bodo_yojeong@yonsei.ac.kr

사진 양하림 기자
dakharim0129@yonsei.ac.kr

박제후 박진성 양하림 기자  bodo_hooy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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