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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홍콩의 안정과 아시아의 평화

지난 2014년 홍콩에서 벌어진 행정장관 선거제도를 둘러싼 논란은 ‘우산혁명’이라는 대규모 시위로 번졌고 결론 없이 마무리됐다. 5년이 지난 올해 지난 3개월 동안 송환법을 두고 새로운 대규모 시위가 진행됐다. 과거보다 더욱 광범위한 참여와 대규모 연행, 그리고 무력진압으로 상징되는 중국 정부의 강경한 태도는 현재 홍콩의 상황이 과거에 비해 더욱 위험한 상황임을 보여준다. 송환법은 공식 철회됐지만, 행정장관 직선제를 비롯해 우산혁명에서 해결하지 못한 홍콩의 전반적 민주화 문제로 논제가 확대되면서 현재 시위는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이에 전 세계가 사태 추이를 심각하게 지켜보고 있다.

홍콩의 시위는 정치와 법제도에 대한 요구를 넘어서 광범위한 사회경제적 갈등에서 기인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 의견이다. 지난 1997년 이후 밀물처럼 들이닥친 중국 인구와 그로 인해 유입된 자본은 홍콩인들의 문화와 생활양식을 위협했다. 양극화라는 세계화의 부작용은 홍콩에서 더욱 극심하게 드러났다. 복잡한 사회경제적 모순의 결과인 만큼 시위의 해결책 역시 복잡할 것이다. 홍콩 당국이 송환법 철폐를 선언했음에도 시위가 계속되는 것이 그것을 증명한다.

홍콩 시위의 원인은 홍콩 사회와 중국 정부 사이의 갈등에서 기인하지만 시위 결과는 국제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홍콩은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요국의 핵심적 무역파트이자 동아시아 금융 허브로 홍콩의 정치적 불안은 곧 동아시아 전반의 금융 불안으로 이어진다. 또한 홍콩의 시위를 둘러싼 미‧중 간 대립은 아시아 내 신냉전을 격화시킬 가능성도 보여준다.

홍콩의 안정화를 위해서 홍콩의 시민사회, 중국 정부, 그리고 국제사회 모두의 공조가 필요하다. 홍콩의 시위대는 시위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과격화를 막아야 하고 중국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지난 1989년 천안문에서의 비극을 되풀이해서는 안 된다. 홍콩의 시민사회와 중국 정부는 법제도의 문제를 넘어 홍콩사회의 내부 모순 완화를 위한 폭넓고 근본적인 사회적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동시에 국제사회는 홍콩의 불안을 자국의 단기적 정치 수단으로 사용하고자 무분별하게 개입하지 말아야 한다. 홍콩 시위의 당사자들과 국제적 관찰자들은 현 사태의 평화적 마무리가 아시아 전체의 평화와 직결됐음을 염두에 둬야 한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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