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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악학사 자치회, 공백의 5년을 짚다잊힌 자치회와 높은 진입 장벽
  • 박진성 변지현 윤채원 기자
  • 승인 2019.09.08 22:46
  • 호수 1836
  • 댓글 0
▶▶시설 불만이 많이 제기되고 있는 무악 1학사의 모습이다.

지난 2019년 6월, 총학생회가 ‘무악학사 전반에 대한 인식조사’(아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무악학사에 거주한 경험이 있는 437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그중 55%가 현재 기숙사 시설이 ‘불만족스럽다’고 대답했다. 응답자는 ▲아침 셔틀버스의 통보 없는 미운행 및 지각 ▲기숙사 내 곰팡이 ▲취약한 방음 시설 ▲각종 벌레 침입 등의 불만을 표출했다. 하지만 이들을 대변해 문제를 해결할 ‘무악학사 학생 자치회’(아래 자치회)가 공석이 된 지 어느덧 5년째다.

아무도 모르는 학생 자치회

자치회는 무악학사 내 ▲학생·행정실 간 소통 창구 형성 ▲학생 복지 향상 ▲학생 간 유대 증대 등의 역할을 수행한다. 하지만 지난 2014년에 활동한 26대 자치회를 마지막으로 이 역할을 맡은 단체는 사라졌다. 자치회가 사라진 지 5년 차에 접어든 지금, 많은 학생이 자치회의 존재조차 모른다. 무악학사에 거주하는 안운모(천문우주·18)씨는 “‘무악학사 학생자치회’라는 단어도 처음 들어봤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주 학생들을 대변할 단체의 필요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설문조사에서 약 85%의 응답자가 기숙사 운영에 학생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자치회 공백이 오랜 기간 이어지면서 학생과 행정실 간 소통 창구가 사라졌다는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안씨는 “문제 상황에서 거주 학생을 대변할 단체가 없어 학생들의 권익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현재 거주 학생들이 불편을 겪을 때 공식적으로 건의할 수 있는 창구는 단 하나뿐이다. 무악학사 홈페이지를 통한 시설고장 신고가 전부다. 안씨는 “지금 있는 신고 창구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했다. 해당 창구는 신고 범위도, 처리 범위도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거주 학생들을 위한 복지 정책 또한 사라졌다. 22대 자치회 관계자 A씨는 “자치회에서는 학생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여러 사업을 진행했다”며 “많은 학생이 전반적으로 만족했다”고 말했다. 당시 자치회는 ▲식당 제휴 할인 사업 ▲문의 및 건의 창구 운영 ▲개인 구매가 어려운 상품 공동 구매 등의 사업을 진행했다.

또 다른 문제는 자치회 공백이 길어지면서 학생 간 유대 형성 기회가 사라졌다는 점이다. 자치회는 학생 간 친목을 도모하기 위해 신입생 환영회 등의 행사를 진행했다. 자치회가 없는 지금, 많은 학생이 룸메이트 외 다른 학생과 친목을 쌓기 어렵다. 무악학사에 거주하는 김선영(정외·18)씨는 “기숙사 생활을 하며 친해진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자치회는 왜 사라졌나

무악학사 행정실은 자치회에 대한 지원 정책을 집행한다. 현재 무악학사 행정실은 자치회장단(회장·부회장)을 대상으로 기숙사비 전액을 지원하고 있다. 이는 타 대학 기숙사 자치회와 비교해도 모자라지 않다. 이화여대의 경우 자치회장은 한 학기 기숙사비 면제, 부회장 및 총무는 한 학기 약 60만 원 정도의 혜택이 주어진다. 매 학기 우수 자치회원에게는 60만 원 정도의 혜택이 주어진다. 반면 서울대의 경우 직접적인 지원은 없다. 회장단과 일부 자치회원에게는 다음 학기 기숙사 입주권이 주어질 뿐이다.

학교 측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자치회가 자발적으로 구성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지난 2014년 11월, 27대 자치회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없어 선거가 무산된 이후 잇달아 3월 선거도 무산되면서, 자치회는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일반 학생회와는 달리 기숙사 거주자 신분이 연속적이지 않아 비대위 체제 전환이 어렵기 때문이다. 자치회가 사라졌기 때문에 선거마다 자치회 선거를 공지해줄 단체가 없었다. 이에 무악학사 행정실 측도 난색을 보였다. 무악학사 행정실 관계자 B씨는 “학생 자치회기 때문에 행정실이 자치회 구성을 강제하거나 관련 정보를 따로 공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총학생회나 행정실 측에서 대신 선거 공고를 하더라도 여전히 문제는 남아있다. 선본 구성 절차가 상당히 까다롭다는 것이다. 27대 자치회 선출방식에 따르면 선본 등록 후보자는 200명의 기숙사 학생 추천인 서명이 필요하다. 이는 2천 명 규모의 무학학사 학생 중 10%에 해당하는 인원이다. 반면 서울대의 경우 약 4천7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지만 선본 후보로 등록하기 위한 추천 서명은 50명에 지나지 않는다. 이화여대는 추천 서명 규정이 따로 없다.

자치회, 있어도 운영이 힘들다?

문제를 심화시키는 요인은 자치회가 탄생해도 운영이 어렵다는 점이다. ▲1학년 학생 부재 ▲기숙사 자치 시설 부족 때문이다. 지난 2013년부터 신입생들이 국제캠에서 생활하게 되며 무악학사는 2학년 이상의 학생 위주로 구성됐다. 이는 자치회원 모집을 어렵게 한다. 일반적으로 자치회원과 행사 참여자의 다수는 1학년이기 때문이다. 이화여대 기숙사 22대 사생회(아래 사생회) 측은 “사생회는 1학년 80%로 구성한다”며 “1학년 사생회원들의 참여가 사생회 운영에 결정적”이라고 말했다.

기숙사 자치 시설 부족으로 인해 기획할 수 있는 행사가 제한적이라는 문제도 지적된다. 무악학사는 타 대학 기숙사들과 다르게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시설이 거의 없다. 서울대 관악사 자치회의 경우 자체 운동장을 활용한 체육대회, 기숙사 내 공연장 및 세미나실을 활용한 특강 및 영화제 등을 진행한다. 이화여대 사생회도 기숙사 내 대형 강당을 활용해 다양한 유대 증진 행사를 개최한다. 무악학사에서 단체 행사를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은 지하 식당 외에는 거의 없는 실정이다. 26대 자치회 관계자 C씨는 “행사는 주로 지하 식당에서 진행했다”고 말했다.

약 5년간 자치회가 공석인 현실에 22대 자치회 관계자 A씨는 “기숙사 거주 학생이 유대관계 형성에서도, 복지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상황이 바뀌지 않는다면 다가올 선거 역시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총학생회장 박요한(신학/경영·16)씨는 “현재 자치회를 구성할 주체가 없다”며 “자치회가 구성될 수 있도록 총학에서 지원책을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글 박진성 기자
bodo_yojeong@yonsei.ac.kr
변지현 기자
bodo_aegiya@yonsei.ac.kr

사진 윤채원 기자
yuncw@yonsei.ac.kr

박진성 변지현 윤채원 기자  bodo_yoje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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