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흡한 교과과정에 신청자 수도 적어…

▶▶ 연계전공 홈페이지에 공지된 국제통상학의 졸업요건과 교과과정이다.

미래캠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해 교육체계를 혁신해 왔다. 교육부는 ACE+ 사업 선정 기준에 ‘학부 교육 혁신’ 항목을 두기도 했다. 지난 2017년 미래캠은 ACE+ 사업에 지원하기 위해 ‘연계전공’을 개설했다. 여러 학과 및 전공 연계를 통해 새로운 교육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그 취지다. 이에 미래캠은 연계전공 과목으로 ▲벤처창업학 ▲국제통상학 ▲융합디자인학 ▲의료산업 ▲의료기기인허가 ▲금융을 개설했다.

미래캠 학생들은 벤처창업학과 국제통상학을 비롯한 6개 분야의 연계전공을 선택할 수 있다. 그러나 연계전공의 교과과정은 구조적인 문제점을 드러내고 있다.

먼저 적은 강의 수가 지적된다. 필수로 이수해야 하는 학점보다 강의 수가 적기 때문이다. 연계전공을 전공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전공기초를 포함해 36학점을 이수해야 한다. 그러나 국제통상학의 경우 개설된 모든 과목을 수강하더라도 학점이 36점에 미치지 못한다. 현재 개설된 국제통상학의 과목 수는 5개로 전공 이수를 위해 필요한 최소 12과목에 한참 못 미치는 수다. 그중 매 학기 열리는 과목은 ‘국제관계학개론’ 하나뿐이다. 그 외의 과목은 1년에 한 번꼴로 열리는 수준이다. 이런 문제로 국제통상학은 전공 개설 이후로 신청자가 한 명도 없었다. 국제통상학 강의를 담당하는 김형종 교수(정경대·지역연구)는 “교과과정의 미비로 인해 전공이 제대로 운영되지 않고 있다”며 “신청자가 있더라도 졸업이 불명확한 상태”라고 말했다.

전공기초·필수·선택이 나뉘어 있지 않은 점도 문제였다. 대부분 학과에서는 체계적인 지식 습득을 위해 교과과정을 전공기초·필수·선택으로 구분한다. 연계전공 홈페이지에는 교과과정이 전공기초·필수·선택으로 구분된다고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 이런 방식으로 운영되는 연계전공은 없었다. 반면, 신촌캠 연계전공은 전공 구분이 명확하며 이수해야 할 학점도 지정돼 있다.

전공 과정 설계가 부실하다는 문제도 제기된다. 가령 벤처창업학을 전공하는 학생은 부족한 학점을 채우기 위해 경영학·경제학 등 8개의 협력전공* 중 자신의 본 전공을 제외하고 2과목 이상을 수강하면 된다. 즉, 본 전공과 중복되지 않는다면 무슨 과목이든 전공과목으로 인정된다는 것이다. 연계전공 내 자체 전공과목도 없다. 신촌캠은 교수진의 심의를 통해 전공 인정 과목을 체계적으로 선정하며 자체적인 전공과목도 마련돼 있다. 김원영(사회과학부·19)씨는 “신촌캠과 중복학과인 벤처창업학에 관심이 있었는데 신촌캠에 설계된 전공이 더 체계적이었다”며 “중복학과라면 당연히 신촌캠에서 수강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캠은 올해부터 대학혁신지원 사업(아래 지원사업)을 통해 교육체계를 혁신하고 있다. 특히 융복합전공을 통한 학문 간의 장벽을 허무는 것을 최종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학교는 연계전공 제도를 정비하겠다는 입장이다. 기획처장 송용욱 교수(정경대·전자상거래)는 “성공적인 융복합전공을 위해선 연계전공 제도 정비가 필수적”이라며 “오는 2021학년도까지 연계전공 제도를 개편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학생들에게 다양한 학문의 장을 열어주겠다는 미래캠의 연계전공은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다. 사업 수주만을 위한 교과과정 혁신이 아닌 학생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혁신을 고민할 시점이다.

 

 

*협력전공: 연계전공에 포함된 기존 전공들을 뜻한다.

 

글  윤세나 기자
naem_sena@yonsei.ac.kr
김재현 기자
bodo_bo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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