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구만의 특별한 매력 분석

우리나라에서 아이스하키는 비인기 종목으로 생소한 스포츠지만 매년 정기 연고전(아래 연고전)에서 만날 수 있다. 빙구는 어떤 매력으로 관객의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걸까? 

 

몸싸움이 허용된 종목
몸싸움에도 룰이 있다!

 

빙구에서는 상대의 퍽을 뺏어오기 위한 강한 몸싸움이 벌어진다. 이 몸싸움을 빙구 용어로 ‘보디 체킹’이라고 한다. 보디 체킹이란 몸을 이용해 퍽을 소유한 상대 선수의 움직임을 저지하는 행위로, 빙구의 가장 일반적인 수비 기술이다. 어깨나 허리로 몸통을 부딪치는 것은 정당 행위지만, 팔꿈치로 얼굴을 가격하는 등의 행위는 반칙이다. 반칙 없이 상대 선수와 부딪혀 퍽을 뺏어오는 행위를 ‘클린 히트’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구기 종목은 스피드를 위해 가벼운 장비를 착용한다. 그러나 격한 몸싸움이 펼쳐지는 빙구에서는 무겁고 튼튼한 보호 장비가 필수다. 보호 장비는 보통 15~20kg에 달한다. 갑옷처럼 생긴 숄더패드는 날아오는 퍽과 스틱으로부터 선수의 어깨와 흉부를 보호한다. 팬츠 역시 퍽과 스틱으로부터 몸을 보호하며, 링크에서 넘어졌을 때 허벅지와 엉덩이뼈 부상을 예방한다. 선수들은 아이스 링크 안에서 스틱을 놓거나 장비를 벗는 것이 금지돼있다. 

그렇다면 우리대학교 선수들의 안전은 잘 지켜지고 있을까. 선수들은 부상을 줄이기 위해 시합할 때뿐 아니라 훈련할 때도 항상 운동 장비를 착용한다. 일반 선수들은 10kg 정도의 장비를 착용하고, 골키퍼인 골리는 20kg에 달하는 장비를 착용한다. 그런데도 장비로 가려지지 않는 빈 곳으로 퍽이나 스틱이 들어오면 타박상을 입기도 한다. 가장 취약한 부위 중 하나가 바로 얼굴이다. 얼굴 을 보호하기 위해 헬멧을 쓰지만, 스틱에 맞거나 몸싸움 과정에서 부딪히면서 다치는 경우가 많다.

주장 안재인 선수(체교·16,F·3)는 “몸싸움을 하면 인대가 늘어나거나 근육이 파열되기 쉬워 부상 위험은 항상 인지하고 있다”며 “경기 전에 충분히 몸을 풀고, 몸싸움도 적정선에서 지키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빙구의 생명, 스피드

 

빙구의 경기 시간은 총 한 시간으로 타 종목에 비해 짧아 압축적인 플레이를 보여준다. 경기 시간이 짧은 만큼 진행 속도도 빠르다. 선수들이 불과 5~6초 사이에 퍽을 빼앗고 상대 진영으로 달려가기 때문에 빙구에서는 스피드가 생명이다. 이때 지름 7.6cm의 퍽에 주목하는 것이 관건이다. 퍽은 최대 시속 180km로까지 날아갈 수 있으며 온도가 낮아질수록 느려져 2~3분마다 교체한다. 퍽이 총알처럼 오가는 경기에서 한 눈을 팔다가는 경기의 흐름을 놓칠 수 있다. 

또한 빙구는 상황 전환이 빠르게 일어나 방심해서는 안 된다. 우리대학교 빙구부 이종수 코치는 “빙구 경기는 빠른 스피드로 진행되다 보니 실수가 자주 발생한다”며 “수비든 공격이든 빠르게 전환해서 만회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대로 된 빙구 경기 관람을 위해서 몰입과 집중은 필수다. 

빙구의 또 다른 특징은 경기 초반과 후반의 스피드가 비슷하게 유지된다는 점이다. 이는 선수들이 무한정 교체되기 때문에 가능하다. 빙판 위에서의 격렬하고 빠른 플레이로 빙구 선수들의 체력은 짧은 시간 내에 고갈된다. 그 때문에 선수들은 보통 1분 간격으로 계속 교체된다. 쉴 새 없이 나가고 들어오는 선수들을 관찰하는 것 또한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그렇다면 우리대학교에서 누구보다 빠른 스피드로 고려대를 제압할 선수는 누구일까. 안 선수는 망설임 없이 “오인수 선수”라고 답했다. 빙구부 주장이 자신 있게 답한 오인수 선수가 어떤 화려한 경기를 선사할지 직접 경기장에서 확인해보자. 

지금까지 빙구만이 가진 특별한 매력을 알아봤다. 눈 깜짝할 새 날아다니는 조그만 퍽과 스틱끼리 부딪치는 소리, 상상만으로도 즐겁다. 다가오는 연고전, 선수들의 뜨거운 열정이 시원한 승리로 돌아오길 기대한다. 

 

글 박준영 기자 
jun0267@yonsei.ac.kr
조수빈 기자
mulk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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