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교직원 참여 확대… 교평은 논의 중

지난 11일 열린 이사회에서 19대 총장선출 제도가 최종 승인됐다. 15일에는 19대 총장 초빙 공고가 게시되며 총장 선출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최종안에 따르면 19대 총장은 ▲총장 초빙 공고 및 등록 ▲총장후보추천위원회(아래 총추위) 심사 ▲정책평가단 평가 ▲이사회 임명의 단계를 거쳐 선임된다. 총장선출 제도에 관한 논의는 4월 이사회가 총장선출안을 제시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이 안은 학내구성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무산됐다. 그 후 교수평의회(아래 교평) 내 ‘총장선출제 개혁 비상대책위원회’(아래 비대위)가 제시한 안이 유력 후보로 떠올랐다. 이번 최종안은 5월 비대위가 제시한 안을 바탕으로 학생과 교직원의 참여를 확대한 것으로 보인다.

 

19대 총장선출 최종안, 관전 포인트!

 

최종안에 따른 총장선출 절차는 다음과 같다. 본인 지원 또는 추천으로 후보등록을 마치면 총추위에서 검증 및 심사를 진행한다. 총추위에서는 평가 기준에 따라 후보자들을 심사해 4~5명의 후보를 추린다. 평가 기준에는 지난 6월 시행된 ‘19대 연세대학교 총장상에 대한 설문조사’가 반영된다. 이 설문조사에는 재적 학생 약 3천400명이 참여했다. 총추위에 이어 정책평가단은 후보자 토론 등을 거쳐 투표로 최종 후보 3인의 명단을 이사회에 전달한다. 이사회는 총추위와 정책평가단 심사과정 등을 활용해 최종적으로 총장을 임명한다.

최종안에서 주목할 부분은 총추위와 정책평가단의 구성이다. 총추위는 교수대표 12명‧학생대표 2명‧직원대표 2명‧교계대표 2명‧동문대표 2명‧기부자 1명‧사회유지 3명 총 24인으로 구성된다. 지난 4월 이사회가 제시했던 안에서는 교수대표 일부와 학생‧직원대표를 포함, 총추위원 중 약 68%를 사실상 이사회가 선임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종안에서는 총추위의 교수‧학생‧직원대표를 각각 교평‧총학생회(아래 총학)‧연세직원노조협의회(아래 노조협의회)가 선임한다. 따라서 총추위 24인 중 이사회가 선임할 수 있는 위원은 교계대표‧기부자‧사회유지 6인으로 25%의 선임권을 갖는다. 기존 이사회 안보다 이사회 권한이 대폭 축소된 것이다.

또한 최종안의 정책평가단에는 학생과 직원이 추가됐다. 이는 지난 5월 비대위가 제시한 ‘교수평가단’이 총학과 노조협의회로부터 비민주적이라는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 이런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정책평가단은 교수 400인, 학생 24인, 직원 48인으로 구성된다. 교수 400인은 전체 교원 중 무작위 추첨으로 선정된다. 한편, 학생과 직원은 각각 총학과 노조협의회에서 자체적으로 선임한다. 

 

최종안, ‘확정안’이 될 수 있을까

 

최종안을 두고 총학‧노조협의회는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이전 안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만족한다는 반응이다. 총학생회장 박요한(신학‧16)씨는 “여전히 총장 후보 심사‧평가 과정에 학생 참여 창구가 적은 것은 아쉬운 부분”이라면서도 “개교 이래 최초로 총장선출 전 과정에 학생 참여가 이뤄진다는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노조협의회 권미경 위원장은 “처음 제시된 이사회 안보다 진일보한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정책평가단의 학생‧직원 비율이 매우 낮아 참여에 의의를 두는 수준”이라고 평했다.

그러나 교평 측은 아직 논의가 더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비대위원장 조하현 교수(상경대‧거시경제학)는 “이사회가 해당 안을 승인한 것은 맞지만 교평 내부에서 여전히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어 확정안이라 볼 수 없다”고 말했다. 교평의장 김혜숙 교수(교과대‧교육행정)는 “교평 회의에서 최종안을 두고 논의하고 있다”며 “논의를 통해 최종안에 대해 피드백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총장 후보 등록은 오는 8월 9일까지다. 이번에 선출될 19대 총장은 2020년 2월 1일부터 2024년 1월 31일까지 4년간 우리대학교를 이끌게 된다. 학내구성원들의 참여가 대폭 확대된 만큼, 총장선출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최승혜(독문‧17)씨는 “총장선출에 학생참여가 보장된 것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을 계기로 학내 사안에 학생들의 목소리가 많이 반영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박제후 기자
bodo_hooya@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