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여기저기 분홍색 배꽃 그림이 수 놓여 걸을 때마다 산뜻한 거리, 바로 이화52번가다. 이곳에 가면 동화 속 집을 연상시키는 가게가 하나 있다. 유럽풍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외관만큼이나 아기자기한 책과 문구류가 반겨준다. 지난 2018년 6월 문을 열어 이제 첫돌을 맞은 이곳은 ‘책방, 생활의 지혜’다.

20대 초반이 돼서야 책 읽는 습관을 들였다는 사장님. 외국에서 지내던 당시 그를 달래주던 수필집 한 권이 ‘책방’의 시초다. 책이 주는 위안을 전하고 싶은 마음에 이곳을 열었다. 누구나 쉽게 책에 입문할 수 있도록 진입장벽이 낮은 수필집, 소설, 고전작품들이 많다. 그뿐만 아니라 여기서만 찾을 수 있는 독립서적들이 가득하다. 독립서적 작가들이 직접 만든 엽서와 사장님의 수제 책갈피도 ‘책방’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사장님은 책을 읽으면 나와 타인을 이해하는 범위가 넓어진다고 한다. 하지만 ‘책방’이 선물하는 지혜는 책 속에만 있는 게 아니다. 바로 글쓰기 모임, 원데이 클래스 등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 원데이 클래스의 주제도 수채화로 카네이션 그리기부터 술 빚기까지,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한’ 느낌이다.

6월에도 작가와의 북 토크, 책 만들기, 마음을 풀어내는 글쓰기 모임과 월경 컵 입문 클래스 등이 열린다고 한다. 책방은 책만 읽는 곳이라는 고정관념이 싫은 사람, 독서의 세계로 발을 들이고 싶은 사람, 내 책을 만드는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은 사람. 하나라도 해당한다면 당신의 다음 행선지는 이미 정해진 셈이다. 이대 앞에서 오래오래 지혜롭고 싶은 ‘책방, 생활의 지혜’다.

 

글 박지현 기자
pjh8763@yonsei.ac.kr

사진 양하림 기자
dakharim012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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