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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스트하우스 예약 전, 당신이 알아야 할 것들미허가·변칙 영업 게스트하우스 기승
  • 김민정 기자, 양하림 기자
  • 승인 2019.06.02 23:56
  • 호수 1834
  • 댓글 0

‘작지만 아늑한 방이 준비돼있습니다,
저녁마다 루프탑 파티가 열립니다….’

숙박 공유 플랫폼에 올라오는 ‘게스트하우스’ 소개 글의 일부다. 게스트하우스는 저렴한 숙박비와 다른 투숙객과의 교류를 장점으로 20대 이용자들을 공략한다. 종합숙박 서비스 ‘여기어때’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게스트하우스 예약자 중 20대의 비율이 전체의 70.2%를 차지했다. 게스트하우스의 인기와 더불어 드리워지는 미허가 및 변칙영업의 그림자를 짚어봤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에 선
게스트하우스

게스트하우스 창업 브랜드 ‘K-게스트하우스’가 2016년 500명의 고객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게스트하우스의 장점은 저렴한 가격(47%), 제공서비스(26%)로 나타났다. 김나경(22)씨는 “‘에어비앤비’를 통해 쉽게 방을 예약할 수 있었다”며 “가격대가 저렴하고 루프탑 파티도 할 수 있다고 해서 게스트하우스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게스트하우스는 숙박 업종이 아니라 영업자가 임의로 선택할 수 있는 상호다. 농어촌민박, 관광숙박업, 일반숙박업 등의 허가를 받으면 ‘○○ 게스트하우스’라는 상호를 사용할 수 있다. 숙박 업종에 따라 적용되는 법제가 다르고, 각각 다른 기준으로 관리된다. ‘일반숙박업’으로 등록된 게스트하우스는 「공중위생관리법」의 적용을, ‘외국인관광 도시민박업’으로 등록된 게스트하우스는 「관광진흥법」의 규제를 받는 식이다. 따라서 같은 게스트하우스 상호를 쓰더라도 등록 업종에 따라 적용되는 관리 규정과 허용되는 상업 행위가 다른 셈이다.

게스트하우스가 현행법상 업종이 아니라 상호인 탓에 ▲게스트하우스 상호가 무분별하게 사용된다는 문제 ▲변칙영업이 기승을 부린다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어떤 숙박 업종이라도 게스트하우스라는 명칭을 사용할 수 있다 보니, 모텔이나 고시원이 게스트하우스 간판을 내걸고 영업을 하는 사례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있다. 한국의 가정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예약한 외국인 관광객이 고시원을 마주하고 실망한 사례도 발생한다.

또 숙박업으로 등록한 뒤 변칙영업을 하는 게스트하우스의 문제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열리는 ‘루프탑 파티’ 혹은 ‘음주 파티’는 대표적 변칙영업 사례다. 음식 판매가 가능한 호텔이나 호스텔과 달리 농어촌민박업으로 등록한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루프탑 파티, 음주 파티를 여는 행위가 불법이다. 「식품위생법」상 음식점으로 신고되지 않은 게스트하우스에서는 음식 및 주류 판매가 금지되기 때문이다. 게스트하우스 이용객 김씨는 “투숙했던 게스트하우스에서 추가 비용을 지불하고 루프탑 파티를 했는데, 술 판매가 불법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위의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게스트하우스를 하나의 숙박 업종으로 지정해 관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관해 제주도 숙박업 담당자 제주도청 양두환 친환경농정과장은 “당장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독립적인 관련법을 만들기는 어렵다”며 “단기대책으로 자치경찰과 지자체가 특별 지도점검반을 편성해서 게스트하우스 상호를 쓰고 있는 업체의 운영 실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숙박 공유 플랫폼의 느슨한 숙박시설 운영 기준은 불법 게스트하우스를 양산한다. 투숙객은 자신이 이용하려는 업소의 불법성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불법 게스트하우스에 날개 달아준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로 대표되는 숙박 공유 플랫폼의 등장으로 누구나 쉽게 게스트하우스 운영자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숙박시설을 운영하기 위한 기준이 느슨한 탓에 영업 등록을 하지 않은 불법 게스트하우스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정책과 서유경 주무관은 “지난 2018년 문체부, 지자체, 관광 경찰이 합동해 2주간 불법 게스트하우스 단속을 시행한 결과 총 5천772건의 위법사항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서울에서는 홍대입구, 동대문, 명동 등 외국인 관광객 밀집 지역이 불법 게스트하우스로 몸살을 앓고 있다. 서울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기준 홍대 근처의 합법 운영 중인 게스트하우스는 400여 곳인 반면, 무허가 게스트하우스는 2천여 곳에 달한다. 서대문구청 문화체육과 문화관광팀 권유리 주무관은 “신고 절차를 밟지 않는 것은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벌금형 혹은 징역형의 처벌이 내려질 만큼 중대한 범법행위”라고 밝혔다.

불법 업소가 만연해지는 이유로 숙박 공유 플랫폼에서 숙박업 영업 등록이 의무사항이 아니라는 점이 꼽힌다. 에어비앤비 이용약관에 따르면 숙박업 영업 등록은 권장 사항일 뿐, 의무사항이 아니다. 에어비앤비는 ‘호스트의 행위를 통제할 수 없으며, 어떤 책임도 가지지 않는다’고 규정함으로써 사측의 책임이 없음을 명시했다. 호스트의 과실로 신고가 들어올 경우 계정 정지 또는 삭제 조치가 전부다. 서 주무관은 “숙박 공유 플랫폼의 등장이 불법 게스트하우스의 양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쳤지만, 현행법상 플랫폼이 숙소의 영업 등록 여부를 고지할 의무는 없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숙박 공유 플랫폼은 숙소 내부 사진과 기초 정보만 제공할 뿐, 숙박업 영업 등록 여부는 게시하지 않는다. 투숙객은 이용하려는 게스트하우스가 불법 업소인지 확인할 수 없다.

무허가 게스트하우스의 가장 큰 문제는 부실한 안전실태다. 불법 게스트하우스는 대부분 오피스텔이나 원룸을 개조해 영업한다. 2017년 기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숙박시설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121만 6천598건이다. 오피스텔 구조상 화재경보기나 소화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화재 발생 시 매우 취약하다. 게다가 오피스텔은 화재보험 가입 의무가 없는 건축물이기에 화재 발생 시 고객이 보상받을 창구가 없는 경우가 대다수다. 대한숙박업중앙회 관계자는 “불법 숙박시설은 안전 사각지대라서 사고 발생 위험이 높다”며 “후기나 홈페이지를 통해 영업 등록 여부와 안전장비의 구비를 확인한 후 숙소를 예약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게스트하우스를 향한 청년들의 발걸음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이용자는 다양한 숙박업소 예약 어플리케이션과 공유 플랫폼을 통해 손쉽게 방을 예약할 수 있다. 그러나 소비자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필수 정보는 제공되지 않는다. 고객은 영업 등록이 된 합법 업소인지, 소화기는 설치됐는지, 범죄로부터 안전한 곳인지 모른 채 방을 예약한다. 설렘보다 불안함을 선사하는 게스트하우스,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 아직 많다.


글 김민정 기자
whitedwarf@yonsei.ac.kr


사진 양하림 기자
dakharim0129@yonsei.ac.kr

김민정 기자, 양하림 기자  whitedwarf@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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