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월)부터 7일(금)까지 이한열 열사 추모 행사 진행

연세의 6월은 특별하다. 학생회관에는 ‘한열이를 살려내라!’라는 문구를 담은 커다란 현수막이, 정문 앞 동판에는 꽃다발이 자리한다. 학생들은 교정을 거닐면서 그를 떠올린다. 3일(월)부터 5일간 이한열 열사(경영·86)의 추모 행사가 진행된다. 학교 공식행사로는 두 번째다.

 

이 열사의 희생은 6월 항쟁과 우리나라 민주화의 도화선이 됐다. 지난 1987년 6월 9일, 이 열사는 군부독재 정권에 맞서 ‘6·10 대회 출정을 위한 연세인 결의대회’에 참여했다. 그곳에서 경찰이 쏜 최루탄에 맞아 휘청이는 이 열사의 사진은 군부독재 정권에 대한 전국민적 분노를 불러일으킨 기폭제로 작용했다. 결과적으로 그의 희생은 6·10 민주항쟁과 6·29 선언을 이끌어낸 원동력이 됐다.

“1987년 6월 9일 오후 5시 당시 연세대 2학년이었던 이한열 열사가 최루탄을 맞고 쓰러진 이곳, 유월민주항쟁의 불꽃이 피어올랐다”  그가 쓰러진 자리를 기억하는 동판에 새겨진 문구다.

 

두 번째 ‘공식’ 이한열 추모제

 

‘이한열기념사업회’와 우리대학교 재학생으로 구성된 ‘이한열추모기획단’은 매년 ‘6·9 기념제’라는 이름으로 이 열사를 기리는 행사를 진행해 왔다. 지난 2017년, 이 열사의 죽음 30주기를 맞아 이한열기념사업회와 재학생·동문 등은 ‘6·9 기념제’의 공식행사 지정을 촉구했다. <관련기사 1795호 1면 ‘한열이는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는가…그 후 30년’> 2018년, 학생들과 동문들의 요구 끝에 우리대학교 총장을 회장으로 하는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설립됐다. 추모제 또한 학교 공식행사로 지정됐다. <관련기사 1814호 2면 ‘이한열이 쓰러졌다, 모두가 일어섰다’> 이한열기념관 이경란 관장은 “공식행사로 거듭나기 전까지 이한열은 개인의 기억이었다면, 이제는 연세대라는 공동체의 기억이 된 것”이라며 공식행사 지정 의의를 설명했다.

지난 2018년 이한열추모기획단장이었던 김채연(경영·16)씨는 “지난 행사의 테마는 ‘이한열의 발자취’로, 이 열사가 걸어온 길을 짚어보고자 기획했다”며 “‘모두의 이한열’을 기리는 첫 행사인 만큼 뜻깊은 기억”이라고 말했다.

올해도 이한열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주관으로 이 열사 공식 추모제가 진행된다. 3일(월)부터 7일(금)까지의 추모주간에는 ▲영화 『1987』 상영 ▲사진전 ▲추모식 ▲문화제 등의 행사가 진행된다. 신촌캠은 경영관 용재홀에서 3일(월)부터 5일(수)까지, 국제캠은 진리관B 지하 야외 공간에서 4일(화) 하루 동안 영화 『1987』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4일(화)부터 7일(금)까지는 ‘6월 민주항쟁사’를 주제로 한 사진전이 열린다. 지난 1987년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부터 이 열사 피격 후 사망까지의 사진이 중앙도서관 앞에 전시될 예정이다. 
7일(금)에는 이한열동산에서 추모식이 진행된다. 추모식에는 김용학 총장과 이한열기념사업회 강성구 이사장의 추모사, 이한열추모기획단장 권순창(경제·17)씨의 추모글, 이 열사의 어머니 배은심씨의 회고에 이어 헌화가 이뤄진다. 같은 날 저녁 문화제에는 ▲첼리스트 성지송 ▲마임이스트 이태건 ▲팝페라 그룹 ‘루나소울’의 공연과 함께 ‘임을 위한 행진곡’ 합창 등이 진행된다. 6월 추모주간을 지나 오는 7월 5일에는 추모 예배가, 11월에는 이한열 학술제가 예정돼있다.

권씨는 “이번 행사는 향을 피우는 대신 메모지에 추모 글귀를 남기고, 영화상영과 사진전을 통해 학생들의 관심을 유도하고자 했다”며 “많은 학우들이 이 열사 추모에 동참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관장은 “지난 행사 때는 총학생회, 상경대 학생회 모두 공석이어서 행사 준비에 어려운 점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추모 행사를 통해 연세대 학생들이 이한열을 교과서 속 인물이 아닌 자랑스러운 선배로 기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박제후 기자
bodo_hooy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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