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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새 시대에 발맞추다‘디지털 매체 환경과 인문학’ 학술제 열려
  • 노지운 기자
  • 승인 2019.05.27 05:00
  • 호수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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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교육과학관에서 우리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 문자연구사업단 주최로 ‘디지털 매체 환경과 인문학’ 행사가 열렸다. 행사는 현대 디지털 기술에 발맞춰 인문학이 나아갈 방향을 논의하고자 기획됐다. 행사는 5명의 연사가 연이어 발표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1부: 매체의 변화, 변화의 시작

1부 첫 번째 발표는 가톨릭대 철학과 신승환 교수가 맡았다. 신 교수는 ‘디지털 시대의 인간 이해와 인문학’이라는 주제로 포스트모더니즘의 개념을 차용해 인문학이 재구성될 것이라 전망했다. 신 교수는 “디지털 매체의 변화는 인간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제시했고 사회·문화적 토대까지 변화시켰다”고 말했다. 이는 기존의 근대 과학기술 발전에 따른 역기능을 성찰하기 위해 도래한 포스트모더니즘에 비견된다. 신 교수는 “포스트모더니즘 이후 근대 사회가 가지고 있던 사상들이 모두 부정됐다”며 “디지털 혁신이 가져다주는 변화 역시 우리가 알고 있던 모든 체계를 뒤바꿀 것”이라고 예견했다.

이어 광운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김예란 교수가 ‘얼굴의 문자화’ 발표를 진행했다. 김 교수는 “얼굴은 우리가 누구인지 식별할 수 있는 가장 분명한 기호”라며 “디지털 매체를 통해 현대인은 수많은 ‘기호’와 마주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미지가 강조되는 사회에서 얼굴은 개인의 브랜드가 된다. 김 교수는 “유튜버들은 자신의 얼굴을 브랜드화해 사회·경제적 이익을 창출하는 예시”라고 말했다. 즉, 현대사회에서 얼굴은 자본주의 상품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자본주의 체제가 개인의 신체까지 침범해 상품화한 것”이라며 “자본주의의 횡포를 벗어나기 위해 새로운 도구가 필요하다”고 끝맺었다.

1부 마지막 순서로 진행된 ‘유년기 소멸 개념의 재고’ 발표는 인천대 신문방송학과 이동후 교수가 맡았다. 이 교수는 “인쇄 매체는 정보 접근성 차이를 만들어 유년기와 성년기를 구분했다”며 “그러나 디지털 미디어가 보급되면서 아이들 역시 자유롭게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유년기와 성년기 사람들이 같은 정보를 공유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무차별적으로 정보에 노출된 유년기 아이들은 분석적 태도보다는 직관적·감성적 태도를 갖는다”며 “아이들이 정보조절 능력과 통제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년기 미디어 교육의 중요성을 역설한 셈이다.

2부: 신(新)인문학, 정치와 예술을 논하다

▶▶ 지난 24일, 우리대학교 교육과학관에서 ‘디지털 매체환경과 인문학’을 주제로 강연이 진행됐다.

2부는 백윤석 연구교수(문과대·비교문학)의 ‘디지털 대중들의 반란과 암흑의 계몽’ 발표로 시작됐다. 백 교수는 “트럼프의 당선을 언론이 예측하지 못한 것은 민중이 언론과 자본 엘리트의 통제에서 벗어난 결과”라며 “디지털 매체 발달 이후 대중은 통제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 교수는 “디지털 대중처럼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야 기술 문명이 가져다주는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순천향대 한국문화콘텐츠학과 이정엽 교수는 ‘『에디스 핀치의 유산』에 나타난 문자의 변용과 게임 매체의 표현성’이라는 제목으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게임에서 문자는 스토리 전달에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며 “하지만 게임 속 시각·청각·촉각적 요소 때문에 문자는 우선순위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게임 『에디스 핀치의 유산』은 문자를 의미 전달을 넘어 하나의 예술로 진화시킨 드문 사례다. 이 교수는 “『에디스 핀치의 유산』에서는 문자에 동적 타이포그래피* 기술을 적용해 화자의 주관적, 감정적 심리까지 묘사한다”고 말했다. 기술이 예술의 표현 방식을 변화시킨 것이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대학원생 A씨는 “인문학을 전공하는 학생으로서 인물과 시대에 천착하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며 “강연을 통해 동일한 주제에 대한 다양한 시각을 알아볼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활판술. 활자 서체의 배열을 말하는데 특히 문자 또는 활판적 기호를 중심으로 한 2차원적 표현을 칭한다. 활자 자체의 구성적인 그래픽 디자인 전체를 가리킨다

글 노지운 기자
bodo_erase@yonsei.ac.kr
변지현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사진 하광민 기자
pangman@yonsei.ac.kr

노지운 기자  bodo_erase@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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