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자보 게시부터 응원단 해명까지

지난 17일 우리대학교 ‘개교 134주년 아카라카를 온누리에’(아래 아카라카)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올해 아카라카 무대에는 ▲트와이스 ▲빈지노 ▲지코 ▲레드벨벳 ▲아이유가 올랐다. 아카라카는 예정대로 마무리됐지만, 지코의 섭외를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지코에 대한 논란은 ‘버닝썬 게이트’로 촉발됐다. 지코는 지난 2016년 1월 MBC 예능 프로그램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정준영의 휴대폰을 ‘황금폰’이라 칭했다. 버닝썬 게이트 이후 정준영이 불법 영상물 촬영·유포 혐의로 기소되고 경찰에 휴대폰을 제출하면서 지코의 발언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아카라카 직후 학내 커뮤니티에는 지코의 무대를 두고 불편함을 드러낸 글들이 올라왔고 지난 18일, 지코를 초청한 응원단을 규탄하는 내용을 담은 익명 대자보가 게시됐다.

지난 19일 열린 13차 중앙운영위원회(아래 중운위)에서는 아카라카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졌다. 이날 중운위에서 응원단 측은 ▲지코 섭외 시점이 버닝썬 게이트 이전이었다는 점 ▲지코가 해당 사건에 연루됐다는 직접적 증거가 없다는 점을 들어 섭외를 철회하지 않은 이유를 밝혔다. 응원단장 안종빈(전기전자·15)씨는 “연예인 섭외는 지난 2018년 12월부터 시작했다”며 “지코 섭외는 사건이 불거진 1월 이전에 완료됐다”고 말했다. 안씨는 “이후 지코 측에 연락을 취해 해당 사건과 전혀 무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당시 지코는 경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지도 않았고 본인도 혐의를 부인했기 때문에 계약을 파기할 명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그런데도 논란이 있던 가수를 무대에 올린 점에 대해 학생들에게 사죄한다”고 덧붙였다.

일부 학생단체는 응원단 측의 공식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 21일 ‘연세대학교 여성주의자 재학생 네트워크’는 대자보를 통해 “지코는 올해 초 불법촬영 영상물이 들어있던 정준영의 전화를 ‘황금폰’이라고 지칭한 사람”이라며 “논란 속 인물을 섭외한 응원단의 사과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우리대학교 이과대 페미니즘 동아리 ‘고양이발바닥’도 지난 22일 학내에 대자보를 붙였다. 고양이발바닥은 “지코는 여전히 승리·정준영 불법촬영 사건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사람”이라며 “학내에는 지코 섭외에 불편함을 느낀 학생들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버닝썬 게이트 후 축제를 앞둔 여러 대학에서는 YG 소속 가수들의 출연을 반대하는 학생들의 여론이 일기도 했다. 명지대와 한양대 축제에 각각 YG 소속 가수인 아이콘과 위너가 섭외됐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반대하는 대자보를 게시하는 등 강하게 반발했다.

 

지코를 섭외한 응원단을 향한 학생들의 의견은 갈린다. 재학생 A씨는 “지코가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인물이라는 점에서 찝찝하다”면서도 “그러나 지코를 확실한 가해자로 보기는 어렵기 때문에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부 학생들은 여전히 응원단의 공식 사과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학생 B씨는 “아카라카에 논란이 된 인물을 섭외하지 말았어야 했다”며 “응원단은 즉시 학생들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글 이승정 기자
bodo_gongj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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