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 열리지 않는 전공수업에 불만

2019학년도 여름 계절제(아래 여름 계절학기) 수업은 오는 6월 24일부터 7월 15일까지 3주간 진행된다. 그간 계절학기 수업은 수강취소가 사실상 불가능해 학생들이 이를 지적해왔다. 그러나 이번 여름 계절학기부터는 일정 절차에 따라 수강을 취소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학생들은 계절학기 수요조사의 실효성을 두고 여전히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돌이킬 수 없던 계절학기, 
이제 사유 불문하고 취소 가능해

 

학생들은 계절학기 수강취소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지적해왔다. 지난 2018학년도까지 계절학기 수강취소는 ▲기업체 취업자 또는 인턴십 합격자 ▲군 입대자 ▲수술 및 입원 또는 그에 준하는 질병으로 5일 이상 결석이 불가피한 자에 한해서만 허용됐다. <관련기사 1774호 2면 ‘계절학기 수강철회, ‘낙장불입’?’>

그러나 오는 2019학년도 여름 계절학기부터 학생들은 사유와 관계없이 등록한 수업을 취소할 수 있다. 계절학기 수강취소를 원하는 학생은 교무처 학사지원팀에 방문해 취소요청서를 작성한 후 등록금 납부 영수증과 함께 제출해야 한다. 수강취소 시점에 따라 반환되는 등록금은 달라진다. 개강 하루 전까지는 등록금 전액, 개강 후 1/3선까지는 등록금의 2/3, 개강 후 2/3선까지는 등록금의 1/2이 반환된다. 교무처 관계자 A씨는 “이전에는 조기 취업이나 입대, 입원 등에 한해 명확한 증빙서류가 있는 경우에만 수강취소가 가능했다”며 “하지만 외국인 학생이 한국어 수업을 영어 수업으로 착각하고 잘못 신청하는 등 여러 가지 피해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학생들이 원하면 수업을 취소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했다”고 답했다.

 

계절학기 수요조사
학생들의 수요 정확히 반영되나

 

한편, 계절학기에 개설되는 과목이 부족하다는 불만도 나온다. 27일(월) 시점에서 2019학년도 여름 계절학기에 수강할 수 있는 강의 수는 총 167개다. 하지만 53개 학과(UIC·GLC·의과대·치과대·간호대 제외) 중 23개 학과의 경우 단 하나의 전공수업도 열리지 않았다. 이나영(영문·17)씨는 “계절학기에 전공수업이 열리지 않아 선택교양 과목을 수강하게 됐다”며 “계절학기에 개설되는 과목 수와 종류가 너무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학교 측은 학생들의 수요를 계절학기 강의개설에 반영하기 위해 계절학기 수요조사(아래 수요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각 단과대 및 학과는 교무처로부터 수요조사 결과를 전달받고 이를 바탕으로 강의 수를 최종결정한다. A씨는 “이번 여름 계절학기 수요조사의 경우 지난 3개년간 개설된 모든 강의를 대상으로 진행했다”며 “2천500여 명의 학생이 약 3천 개의 과목 중 600여 개의 과목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요조사 ▲시행 시기가 이르다는 점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점이 지적됐다. 올해 수요조사는 지난 3월 26~28일, 3일간 이뤄졌다. 학생들은 수요조사가 학기 초에 진행된다는 점에서 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명지(중문·17)씨는 “수요조사 당시 계절학기 수강 여부가 확실하지 않았다”며 “수요조사 시기가 늦춰져야 한다”고 말했다. 교무처 측은 수요조사가 이른 시기에 진행될 수밖에 없는 근거로 학사일정을 들었다. A씨는 “최종 개설과목이 4월 중순에 확정돼 그 전에 조사 결과를 각 단과대에 전달해야 한다”며 “단과대에서 다시 교수와 강사에게 연락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타 대학에서 수요조사를 늦게 진행하는 사례도 찾아볼 수 있었다. 우리대학교와 비슷한 시기에 계절학기를 시작하는 성균관대의 경우 수요조사를 매해 4월 말 진행하고 있다.

수요조사 공지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수요조사 안내는 우리대학교 홈페이지 게시글과 교무처에서 각 단과대에 전달하는 공문을 통해 이뤄진다. 이후 각 학과·반 단위에서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수요조사를 안내한다. 그러나 일부 학과·반에서는 공지가 이뤄지지 않기도 한다. 장한성(경영·17)씨는 “학생들은 학교 홈페이지를 잘 확인하지 않는다”며 “수요조사가 학과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이나 문자 메시지를 통해 일괄 공지된다면 더 많이 참여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많은 학생들은 학기 중 학업 부담을 줄이고 졸업 이수조건을 채우기 위해 계절학기 수업을 이용한다. 서민주(독문·17)씨는 “수강취소 제도가 생겨 이전보다 마음 편하게 수강신청을 할 수 있었다”며 “다만 학기 중에는 바빠서 듣지 못했던 수업들을 계절학기에 들으려 계획했는데 수업이 다양하지 않아 아쉬웠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수요를 정확히 반영하기 위한 학교 측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글 김채린 기자
bodo_baragi@yonsei.ac.kr
박채린 기자
bodo_booy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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