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GBED 간담회 통해 학생들 목소리 수면 위로

지난 21일 진리관A에서 ‘GBED 문제 해결을 위한 총학생회(아래 총학)-GBED 간담회’(아래 간담회)가 진행됐다. 간담회에는 총학생회장단과 GLC 학생회장단, GBED 학생 30여 명이 참석했다. 총학 측은 GBED 학생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간담회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한편 간담회 전날인 20일, 학교본부는 GBED 학생들의 등록금 차액 반환을 결정했다.

▶▶ 간담회에는 약 30여 명의 GBED 학생들이 참여해 다양한 의견을 표출했다.

 

등록금 공지부터 반환까지 ‘4개월’

 

지난 20일, 학교본부는 2019학년도 1학기에 입학한 GBED 학생들의 등록금 인상분을 전액 반환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메일을 학생들에게 발송했다. 소속 학과 등록금과 GBED 등록금 간 차액을 장학금 형식으로 지급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2019학년도 2학기에 GBED 등록금이 아닌 자신이 소속한 학과의 등록금을 납부하게 된다. 간담회에서 GLC 부학생회장 김소라(GLC‧17)씨는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높은 등록금은 당연히 반환돼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학생들이 돈을 돌려받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학교 측의 조치는 사전에 GBED 등록금에 대한 공지를 받지 못했던 2019학년도 1학기 입학생에게만 해당한다. 오는 2학기부터 입학하는 외국인 학생들은 615만 원의 GBED 등록금을 내야 한다. 

등록금 반환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GBED 학생들은 학기 초부터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높은 등록금을 문제로 제기했다. <관련기사 1830호 3면 'GBED, 학교와 학생들의 동상이몽'> 그러나 당시 학교 측은 GBED 등록금의 산정근거는 타당하며 학생들에게 인상분을 반환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총학 측은 GBED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법률 자문을 구하기도 했다. 총학생회장 박요한(신학‧16)씨는 “‘법무법인 위공’에 자문을 요청한 결과 ‘학생들에게 사전 공지 없이 600만 원이 넘는 등록금을 부과한 것은 불법’이라는 답변을 받았다”며 “총학은 학교본부가 계속해서 등록금 반환을 거부하면 집단소송을 걸겠다는 의사를 학교 측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법무법인 위공이 이 사례를 불법으로 본 근거는 ▲지나친 등록금 인상폭 ▲등록금심의위원회(아래 등심위)를 거치지 않은 등록금 산정과정이다. 2019년 등록금 법정 인상 한도는 2.25%다. 그러나 GBED 등록금은 615만 원으로, 문과대‧상경대‧경영대‧사과대 등록금의 약 1.7배에 달한다. GBED 등록금은 등심위에서 심의되지 않은 채 임의로 책정되기도 했다. 2019학년도 등심위 간사 길도영(정외‧15)씨는 “당시 등심위에서 GBED 등록금에 대한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GBED 학생들이 GLC 등록금을 일괄 적용받는 것이 적절한지 공식적인 심의가 부재했던 셈이다. 

 

간담회서 터져 나온 목소리,
“실질적 처우도 개선해 달라”

 

간담회에 참여한 GBED 학생들은 간담회가 진행되는 3시간여 동안 그간의 불만을 쏟아냈다. 가장 큰 고민이었던 등록금 문제가 해결됐지만, 학생들의 불만은 여전했다. 학생들은 ▲학생들 간 교류 어려움 ▲불합리한 학사제도 ▲외국어 공지 및 안내 미흡을 주된 문제로 지적했다.
가장 많은 학생들이 호소한 문제는 학생들 간 교류가 어렵다는 점이다. 별도의 학부에서 생활하는 1년간 GBED 학생들은 GBED 소속이 아닌 다른 학생들과 교류할 기회를 충분히 얻지 못한다. GBED 학생 A씨는 “소속 학과 전공수업과 일반교양 수업을 듣지 못하다 보니 한국인 동기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다”고 토로했다. 

또한 GBED 학생들은 GLC 학생회나 소속 학과 학생회의 영향에서 벗어나 있어 불편을 겪는다. 자체 학생회도 없는 상태다. 간담회에서 GBED 학생들은 학생회가 없어 엠티나 아카라카 등의 행사에 참여하기 어렵고, GBED 내부 교류도 부족하다는 의견을 밝혔다. 이에 GLC 학생회장 유정남(GLC국제통상·16)씨는 “GLD 학생들만을 대상으로 진행했던 새내기배움터 등의 행사에 GBED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해 보겠다”고 답했다. 박씨 역시 “GBED 자체 학생회를 구성할 수 있게 총학 측에서 지원하겠다”고 제안했다.

GBED 학사제도에 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GBED 학생들은 GLC 대학교양 8과목 중 3과목을 필수로 이수해야 한다. GBED 학생 B씨는 “GLC 대학교양 선택 폭이 너무 좁다”며 “심지어 GLC 대학교양이 필수교양 이수항목에 포함되지 않아 추후에 교양 수업을 추가로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어능력시험(아래 TOPIK) 등급을 충족하지 못하면 강의 수강이 제한되는 GBED 규정도 문제가 됐다. GBED 학생 C씨는 “컴퓨터과학과는 전공기초수업이 영어로 진행되는데도 TOPIK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해당 수업을 수강할 수 없었다”며 “영어강의도 수강하지 못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중요한 공지가 외국어로 제공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지적됐다. 학교행사·학사일정·RC프로그램 등이 한국어로만 공지돼 어려움을 겪었다는 주장이다. GBED 학생 트리니티 우드(Trinity Wood)(국문·19)씨는 “기본적인 공지조차 영어로 이뤄지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부총학생회장 김현정(GLC한국문화통상·15)씨는 “외국어 공지는 총학 차원에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GLC 행정실에서 제대로 된 안내를 받지 못한 경우도 있었다. 우드씨는 “GLC 행정실에 찾아가서 학내 행정에 관한 도움을 요청해도 영어를 잘하는 직원이 없어서 답답했다”고 말했다. 이에 GLC 행정팀 손성문 팀장은 “GLC 행정실에는 외국인 학생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없을 만큼 영어에 능통한 직원들이 근무 중”이라며 “특정 상황을 놓고 일반화해선 안 된다”고 답했다. 

 

간담회에 참여한 GBED 학생 배현정(경영·19)씨는 “간담회를 통해 GBED 학생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어 기뻤고, 앞으로의 학교생활에도 희망이 생겼다”고 전했다. 박씨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그동안 외국인 학생들이 학생사회에서 얼마나 소외돼왔는지 알 수 있었다”며 “총학은 앞으로 외국인 학생들의 권리 보호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등록금 문제는 해결됐지만 아직 풀어야 할 숙제는 남았다. 오는 2019학년도 2학기에는 새로운 학생들이 GBED에 입학하게 된다. 첫 학기의 시행착오를 발판으로 이제는 GBED가 진정 외국인 학생들을 위한 학부로 자리 잡아야 할 때다.

 

 

글 박제후 기자
bodo_hooya@yonsei.ac.kr
민소정 수습기자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사진 박제후 기자
bodo_hooya@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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