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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 김하선을 만나다
  • 김채린 기자, 박수민 기자
  • 승인 2019.05.20 02:06
  • 호수 1832
  • 댓글 0
▶▶ 김하선(교육·19)씨는 우리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통합 교육을 강조했다.

김하선(교육·19)씨는 올해 3월 우리대학교 교육학과에 입학했다. 김씨는 시청각 복합장애인으로 13시간 3분 동안 수능에 응시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우리신문사는 김씨를 만나 그의 수험생활과 대학생활을 물었다.

Q. 대학생이 된 지 3개월이 지났다. 입학 후 가장 행복했던 경험은 무엇인가.
A. 친구들과 같이 놀고 다양한 활동을 하는 것이 가장 행복하다. 교육학과 내 학회에서 활동하며 학과 사람들과 친해졌다. 내가 경험한 것을 공유하고 교육에 관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Q. 교육학과에 진학한 이유는 무엇인가.
A. 어려서부터 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은 교사나 교육정책 쪽 직책을 희망한다. 현재 교육정책 수립 과정에 장애 당사자가 없다고 들었다. 비장애인은 정책의 당사자가 아닌 만큼 실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어렵다. 장애 당사자가 관련 업무를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할지는 계속 고민하겠지만, 좀 더 나은 교육을 만들겠다는 목표는 확실하다.

Q. 시청각 복합장애인의 학업에는 점자 사용이 중요하다고 알고 있다. 현재 점자도서가 잘 제공되고 있나.
A. 점자도서가 점자책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점자정보단말기를 통해 한글이나 워드, 피피티, 엑셀 등의 파일을 점자로 변환할 수 있다. 그렇기에 파일만 제공돼도 장애학생은 충분한 도움을 얻는다.
우리대학교에서는 아직 한 학기도 채 보내지 않아 학교 전반에 점자도서가 원활히 보급되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현재 수강하는 수업 담당 교수님들은 대체로 강의안이나 수업자료를 미리 제공해주셨다.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도 당장 급한 책을 워드파일로 만들어 주시곤 한다.
하지만 범위를 우리나라로 넓히면 아직 부족한 부분이 많다. 저작권 침해 여지를 이유로 파일 제공을 꺼리는 이들이 많다. 파일을 암호화해 제공하는 방법이 있지만 여전히 유출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EBS 측에서도 저작권을 이유로 파일 제공이 어렵다고 말했다. 파일이 제공되지 않으면 점역*에 많은 시간과 비용이 소요된다. 일례로, EBS 측에서 파일이 제공되지 않아 지난 2018년 1~2월에 출간된 ‘수능특강’ 내용을 7~8월이 돼서야 확인할 수 있었다.

Q. ‘교육부에 쓴 편지’에서 장애 학생을 위한 EBS 수능 교재가 늦게 올라온 점을 지적했다. 또 평가원은 현재 수능 자료를 점자나 음성파일로 제공하지 않는다. 이외에도 장애학생이 입시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에는 무엇이 있는가.
A. 우선 수험생활 및 입시에 관한 정보를 얻기가 어렵다. 시중의 문제지나 자습서를 이용할 수 없고, 활용할 수 있는 정보가 한정적이다.
수능 응시도 어렵다. 저시력 학생과 맹인 학생은 각각 비장애인 응시 시간의 1.5배, 1.7배만큼의 시간을 부여받는다. 하지만 긴 응시 시간이 유리한 조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체력이 많이 소모돼 집중력과 평정심이 쉽게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선 시험이 목표하는 바를 달성하면서도 장애학생의 체력을 고려해야 한다. 시험 문제 개수를 줄이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Q. 국제캠퍼스에서 수업을 듣거나 기숙사 생활을 하며 불편한 점이 있었나. 있다면 무엇인가.
A. 불편한 점은 많지 않다. 하지만 와이섹이나 터치 기기를 이용하는 것은 불편하다. 컴퓨터에서 사용하는 화면 낭독 프로그램은 텍스트만 인식할 수 있다. 와이섹 공지가 이미지 형태일 경우 공지를 전달받지 못한다. 또 시각장애인은 터치로 작동하는 기기를 사용할 수 없다. 주변 분들이 도와주시지만, 이런 사안을 다룰 수 있는 장이 마련되면 좋겠다.
나와 같은 중복장애학생이 우리대학교에 입학한 것은 처음이라고 알고 있다. 시청각 장애학생은 우리나라에서도 극소수다. 그렇기에 축적된 노하우를 기대할 수 없었다. 그래서 ‘앞으로 제도를 같이 만들어 나가자’는 학교 측의 말이 큰 힘이 됐다.

Q. 다른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비장애인과 장애인의 통합교육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 미국이나 핀란드로 교환학생을 가고 싶다고 말했다. 교환학생을 가는 것 이외에도 우리대학교를 다니면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나.
A. 구체적 진로 목표가 확실치 않아 다양한 분야를 공부하고 싶다. 복수전공도 생각 중이다. 공부 말고도 다양한 사람을 만나 경험을 쌓고 싶다. 그동안 맹학교에만 있었기에 주변 사람들이 대부분 시각장애인이었고 특수학교 특성상 학생 숫자도 적었다. 또 학교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활용해 다양한 경험도 해보고 싶다.

Q. 서울맹학교 후배들을 비롯한 장애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가장 어려운 질문이다. 나 스스로에게도 장애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중요한 문제다. 우리와 같은 사회적 소수자에 관한 사회적 논의가 많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우리도 누군가를 돕고 배려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것에 관해 고민할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한다. 생활 방식은 다르지만, 우리도 공동체가 지향하는 가치를 추구할 수 있다. 서로 노력할 때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이 되는 것 같다. 우리도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드는 데에 관심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점역: 말이나 묵자를 점자로 고침

글 김채린 기자
bodo_baragi@yonsei.ac.kr

사진 박수민 기자
raviews8@yonsei.ac.kr

김채린 기자, 박수민 기자  bodo_barag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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