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의 명소를 꿰고 있어도 이 이야기들을 모르면 신촌을 정복했다고 말할 수 없죠. ‘이것까지 알아야 돼?’ 싶지만, 이것마저 알면 당신은 진정한 신촌 마스터! 우리들의 일상과 추억이 서린 신촌의 모든 것을 소개합니다. 그럼 ‘너무 과한(Too Much)’ 정보가 아닌 ‘아주 의미 있는(Too Meaningful)’ 정보들로 가득한 이야기를 시작해볼까요?

 

1. 신촌의 ‘빨간 잠수경’은 본명이 아닌 별명이다.

항상 사람들로 북적이는 빨간 잠수경 앞. 연세로 한가운데 우뚝 선 빨간 잠수경은 거대하고 특이한 모양새 덕에 만인의 약속 장소이자 신촌의 랜드마크가 됐죠. 우리에겐 이른바 ‘빨잠’이라 알려져 있지만 진짜 이름은 따로 있다고 합니다. 바로 「Time in the time」입니다. 이는 육근병 설치미술가의 작품인데요. 현재는 과거의 시간이 모인 것으로, 내일을 여는 현 세대가 시간 속의 시간을 잘 만들어 가길 바라는 희망을 담아 바라보게 된다는 뜻이라고 하네요. 빨간 잠수경은 고객 공모전을 통해 결정된 ‘정식 별명’입니다. 가끔 ‘빨잠’을 마주할 때마다 작품에 담긴 의미를 되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2. 이화여대 근처에 중국인이 많은 이유

이화여대는 중국 공영 채널 『CCTV』가 선정한 한국의 9대 관광지입니다. 이대 근처에 갖가지 화장품 브랜드가 모여 있는 탓에 이화여대 앞은 많은 중국인 관광객이 모여듭니다. 하지만 이렇게 이대에 중국인들이 많은 이유가 단순히 근처 상권 때문만은 아닙니다. 이화여자대학교의 이름에 그 이유가 있는데요. 배꽃을 뜻하는 ‘이화(梨花)’는 중국어로 돈이 불어난다는 의미의 ‘리파(利發)’와 비슷해 중국인들이 좋아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대의 상징인 배꽃 조형물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면 부자가 된다는 소문도 있다고 하네요. 이젠 이대 근처에 중국인이 붐비는 광경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죠?

 

3. M버스 안, 검은 비닐봉지의 비밀

서울역에서 신촌을 지나 송도까지 가는 M6724 광역 버스! 연세대학교 학생이라면 새내기 시절 한 번 즈음은 타 봤을 겁니다. 의무적으로 국제캠퍼스에서 1년을 지내는 새내기들은 신촌에 자주 오가는데요. 미처 셔틀버스를 예약하지 못하거나 늦은 시간에 귀가하는 학생들에게 M버스는 구세주같은 존재입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여느 버스와는 달리 일부 M6724 버스 의자 뒷면, 혹은 창가에는 검은 비닐봉지가 달려 있습니다. 바로 연세대 학생들 때문인데요. 신촌에서 음주와 유흥을 지나치게 즐긴 탓에 송도로 오는 버스 안에서 구토하는 일이 빈번하다고 합니다. 해마다 지적되는 문제임에도 매년 신입생이 들어오는 만큼 의식 개선이 쉽지 않습니다.

M6724 운송업체 ‘청룡교통’ 관계자에 의하면 안전 관계상 창문을 열지 못하는 구조라 버스에 몰래 구토를 하고 내리는 학생들이 꽤 있다고 하네요. 일반 승객들의 민원도 빗발치는 데다 버스 운행이 끝난 늦은 시간에 기사님들이 토를 일일이 닦아내곤 합니다. 신촌으로 술 마시러 가는 날엔 검은 비닐봉지를 가져오거나, 버스 안에 있는 봉지를 적극 활용하도록 합시다. 그래도 구토할 일을 만들지 않는 게 가장 좋겠죠?

 

글 박지현 기자
pjh876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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