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희 숲속 쉼터에서 벚꽃놀이 즐기기

1년에 한 번 찾아오는 봄을 반기기라도 하듯 벚꽃이 만개했다. 소복이 쌓인 꽃잎보다 많은 사람에 지친 당신, 시험 기간에 멀 리 떠나기 부담스러운 당신. 가까운 연희 숲속 쉼터를 찾는 건 어떨까? 기자는 햇살이 따사로운 어느 날 연희 숲속 쉼터(아래쉼터)로 벚꽃 구경을 떠났다.

 


서대문구청 옆, 안산 자락길 안내 푯말을 따라 걸으면 쉼터에 다다른다. 여담이지만, 한국관광공사가 안산 자락길을 ‘명품길’로 선정했다고 한다. 이곳은 메타세쿼이아 숲과 잣나무숲으로도 유명하다. 안산 자락길은 다음 문화기행에서 만나볼 예정이니 기대하길 바란다.
쉼터로 향하는 길목에 고개를 내민 노란 개나리에 가슴이 두근거린다. 기자가 들뜬 것은 이곳이 인기 드라마 『신사의 품격』속 서이수(김하늘 역)과 김도진(장동건 역)의 ‘벚꽃 키스신’이 촬영된 장소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쉼터를 수놓은 분홍색 꽃잎은 드라마 속 아름다운 장면을 연상시킨다. 기자는 벚꽃이 만개한 날에 쉼터를 찾아 드라마 속 주인공의 기분을 만끽하며 꽃비가 내리는 길을 걸었다. 쉼터는 벚꽃마당, 잔디마당, 허브원, 벚꽃책방 총 4개 스팟으로 나뉜다. 기자는 밤낮에 걸쳐 해당 스팟에 다녀왔다.

#벚꽃마당


벚꽃마당은 공터와 계단식 좌석으로 이뤄져 있다. 쉼터에서 진행되는 각종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다. 벚꽃마당에서는매년 안산 벚꽃음악회가 열린다. 올해 벚꽃음악회에는 가수 정인과 서영은이 특별 출연했다. 음악회는 라틴음악 공연과 오케스트라, 국악, 인디음악 등으로 풍성하게 채워졌다. 벚꽃음악회를 비롯해 벚꽃마당에서는 일주일에 3일, 하루에 2회 공연이 열린다. 벚꽃나무 아래서 신나는 공연을 관람할 수 있는 공간이니 봄에 꼭 방문해보자.

 

 

#잔디마당
잔디마당은 쉼터의 ‘포토존’이다. 잔디마당 곳곳에서는 남녀노소 모두가 흩날리는 벚꽃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있었다. 다정스레 사진을 찍는 연인과 뛰노는 아이를 찍는 부모님의 모습에슬며시 미소가 나왔다. 오래된 벚나무 가지들은 땅에 닿을 듯늘어져 있다. 마치 벚꽃이 흘러내릴 듯한 장관을 연출했다.

 

#허브원


허브원에서는 동화 속에서 본 것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기억찾기길’을 따라 알록달록한 꽃들 사이에 있노라면 동심의 세계로 돌아온 것 같다. 활짝 핀 튤립 덕에 네덜란드에 온 것 같기도 하다. 허브원에는 튤립뿐만 아니라 라벤더, 로즈메리, 레몬밤 등 다양한 허브도 있다. 길목마다 깃든 허브 향이 기자를 반겼다. 허브원에서 홍제천으로 이어지는 시내를 따라 걷다 보면 도심의 답답함도 사라진다. 능선을 따라 있는 산책로는 연희 숲속쉼터만의 특색이다.

 

#벚꽃책방


벚꽃책방은 오랜 야외 활동으로 지친 방문객이 책을 읽으며 쉴 수 있는 공간이다.소규모의 야외 정자 안에는 책이 꽂혀 있다. 벚꽃책방을 찾은 사람들은 언제든 이 책들을 꺼내 읽을 수 있다. 누워서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해먹도 설치돼 있다. 바람이 솔솔 부는 날에 벚나무 아래에서 책을 읽는 것보다 더 좋은 휴식은 없을 것이다. 기자는 벚나무 사이에서 책을 읽는 아이들과 해먹에서 해맑게 장난치는 아이들을 보며 여유로움을 만끽했다.


#밤에 보는 쉼터


직장생활이 바빠 낮에 벚꽃을 볼 시간이 없다고 낙담하지 말자.쉼터에는 저녁에 벚꽃을 구경할 수 있는 산책로가 있다. 해가지면 청사초롱이 길목마다 켜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밤에 쉼터를 찾으면 까만 밤하늘에 구름처럼 수놓아진 벚꽃을 만날 수 있다.

5월호가 나왔을 즈음에는 꽃이 졌겠지만, 한 폭의 수채화 같은 벚꽃을 만나고 싶다면 내년 봄에 꼭 방문하기를 추천한다. 물론 5월에도 초여름의 여유와 푸른 초목을 만끽할 수 있으니 쉼터를 찾아보자.

 

글 김인영 기자
hellodlsdud@gmail.com

사진 박수민 기자
raviews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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