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미네르바’ 사장님의 커피 특강

누구나 난생처음 들어보는 커피 이름으로 가득 찬 메뉴판을 보며 당황한 적이 있을 것이다. 태평양같이 넓은 커피의 세계에 발을 들이기 위한 ‘커피 입문서’가 여기 있다. 지난 1975년에 문을 연 원두커피 전문점 ‘미네르바’ 사장님과 커피 종류를 알아보자.

 

 

“커피는 추출하는 기구에 따라 일반적으로 에스프레소 커피, 핸드드립 커피, 더치커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에스프레소 커피

“에스프레소 커피는 에스프레소 머신으로 내립니다. 머신의 강한 압력으로 곱게 간 원두에서 원액을 추출하는 원리입니다. 에스프레소용 원두는 그라인더로 가공하는데, 흔히 볼 수 있는 고운 입자 형태입니다. 우리나라 카페 대부분이 파는 커피는 에스프레소 커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죠. 

에스프레소 커피는 다른 커피에 비해 원액이 굉장히 진하기 때문에 물이나 우유 등과 섞어 마십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커피를 만들 수 있어요. 원액에 물을 넣으면 아메리카노, 우유를 넣으면 카페라테가 되는 식이죠.

아메리카노는 원액 한 샷에 물을 가득 넣은 커피입니다. 카페라테는 원액과 우유를 1:2 비율로 섞어 만들어요. 카페라테는 어떤 시럽을 넣느냐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됩니다. 캐러멜 시럽을 넣으면 캐러멜 라테로, 바닐라 시럽을 넣으면 바닐라 라테 등으로 다양하게 응용할 수 있어요.

카푸치노는 원액과 우유, 거품이 1:1:1 비율로 들어갑니다. ‘거품이 풍부한 커피 우유’라고 말할 수 있겠죠.”

 

#핸드드립 커피

“핸드드립은 산지별 원두의 맛을 온전히 음미할 수 있는 추출 방식입니다. 주로 핸드드립이라 불리지만 ‘싱글 오리진’, ‘브루잉 커피’ 등 다양한 명칭을 가지고 있어요. 드립 커피의 맛은 내리는 사람에 따라서 다릅니다. 하지만 다른 커피 종류에 비해 깊은 맛을 느낄 수 있어요. 핸드드립 추출법은 나선형, 스프링, 동전식, 점식 등이 있습니다. 추출법에 따라서 커피의 농후함이나 부드러움이 달라집니다. 매장마다 사용하는 기구도 가지각색인데요. 저희 가게는 사이폰*을 이용해 커피를 내립니다. 사이폰으로 내린 커피는 상대적으로 가벼우면서도 깔끔하지만 향이 깊어 분위기 있게 마실 수 있습니다. 

드립용 원두는 에스프레소와는 달리 소금처럼 굵습니다. 원액 자체가 묽어서 그대로 마시거나 물을 조금 섞는 방식이 보편적입니다. 일반적으로 예가체프, 과테말라, 브라질, 콜롬비아의 원두를 드립 커피로 많이 사용하는데요. 예가체프 원두는 꽃향기가 나고 산뜻한 산미가 있으며, 적당한 바디감을 줍니다. 과테말라의 원두는 스모키하면서 고소하고 단맛이 납니다. 저희 가게에서는 블렌드 커피가 가장 잘 나가는데요. 다양한 산지의 원두를 섞어 내린 것으로 균형감과 묵직함, 초콜릿 향이 두드러집니다.”

 

#더치커피

“말 그대로 더치 기구를 통해 내리는 커피로, ‘콜드 브루’라 부르기도 합니다. 약 12시간에 걸쳐 상온의 물로 원액을 우려내는데요. 더치커피의 원액은 한 방울씩 떨어집니다. 이렇게 추출한 원액에 물을 섞으면 더치커피, 우유를 섞으면 더치라테가 됩니다. 카페인이 적고 와인과 비슷한 향이 나서 마니아층의 꾸준한 사랑을 받는 커피입니다. 원액이 상온에서 추출되다 보니 화학 작용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특징입니다. 더치커피에 쓰이는 원두는 에스프레소와 드립용의 중간 정도 굵기예요.”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은 앞서 소개한 세 가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매장마다 기구, 내리는 방식, 로스팅 포인트**가 모두 다르다고 한다. 심지어 같은 커피라도 아침·점심·저녁마다 원두의 굵기가 다른데, 이는 습도와 온도에 따라 변하는 원두의 풍미를 조절하기 위해서다. 사장님은 “많은 사람이 좋아하는 맛을 내기 위해서는 세심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무리 공부해도 끝이 없는 게 커피라지만, 이번 기회로 커피와 좀 더 친해지길 바란다. 

 

*사이폰: ‘쉽게 빨아올리는 관’이라는 뜻으로 증기압을 이용한 추출 기구다. 

**로스팅 포인트: 원두를 볶은 정도를 의미하며 일반적으로 8단계로 구분된다. 로스팅 포인트가 낮을수록 산미가 강하고 부드러운 반면, 높을수록 쓴맛이 두드러진다. 

 

글 박지현 기자
pjh8763@yonsei.ac.kr

사진 양하림 기자
dakharim012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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