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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끝으로 세상을 만나기까지
  • 박수민 정구윤 하광민 기자
  • 승인 2019.05.13 00:50
  • 호수 1831
  • 댓글 0

독서는 삶을 즐거움으로 채운다. 그렇기에 누구든 원하는 책을 제때 읽는 즐거움을 향유할 자격이 있다. 그러나 누군가는 그 즐거움을 누리지 못한다. 그들을 위한 책이 드물기 때문이다. 묵자도서*가 출간된 뒤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세 달을 기다려야 만날 수 있는 점자도서. 점자도서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을 뒤따랐다.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책으로 정보를 접하는 것은 어렵다. 국내 서적은 대부분 묵자도서인데, 그중 약 2%만이 점역** 혹은 음성녹음 되기 때문이다.

묵자도서가 점자도서로 탈바꿈하기 위해서는 점역사와 교정사의 손길이 필요하다. 그러나 능숙하게 점역할 수 있는 1급 점역사는 100명을 조금 웃돈다. 점역사 숫자가 적으니 점자도서 출간은 자연히 늦어진다.

이러한 현실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큰 타격을 준다. ‘수능특강’은 한국교육방송공사(EBS)에서 발행하는 수능연계교재다. 수능연계교재 점역은 국립특수교육원이 담당한다. 국립특수교육원은 4월까지 점역 수능연계교재를 제공하겠다고 밝혔으나 현재 EBS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는 점역교재는 8개 과목 중 국어 과목, 그중에서도 ‘문학’ 교재뿐이다.

묵자도서를 점역하려면 책의 내용을 일일이 점역 프로그램에 입력해야 한다. 묵자는 점역 프로그램을 거쳐 점자로 바뀐다.

교정사는 바뀐 점자를 점역 지침서에 따라 수정하고 기계로 찍어낸다. 이렇듯 점역에는 많은 시간과 일손이 필요하다.

점자도서관은 시각장애인의 도서 접근성을 높인다. 하지만 점자도서관은 전국에 44곳뿐이다. 각 점자도서관의 장서 수는 일반도서관 대비 3%에 불과하다.

점자도서와 더불어 최근에는 음성도서가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을 돕는다. 시각장애인은 자원봉사자가 녹음한 음성을 듣고 정보를 습득한다.

하지만 이는 도표나 그림 등을 오롯이 전달하기 어렵다. 음성도서가 점자도서의 완전한 대체재가 될 수 없는 이유다.

시각장애인의 정확한 정보 습득을 위해 점자도서는 여전히 필요하다. 점자는 시각장애인이 세상을 바라보는 창이다. 평평한 종이가 울퉁불퉁해질수록 창 너머 세상은 선명해진다.

*묵자도서: 잉크로 문자를 인쇄한 책
**점역: 말이나 묵자를 점자로 고침

박수민 기자
raviews8@yonsei.ac.kr
정구윤 기자
guyoon1214@yonsei.ac.kr
하광민 기자
pangman@yonsei.ac.kr

박수민 정구윤 하광민 기자  raviews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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