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학기가 시작되면 주변 친구들은 다이어트는 기본이요, 새로운 옷과 화장품으로 자신을 치장한다. 새롭게 만나는 사람들에게 잘 보이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듯 우리는 타의든 자의든 외모를 많이 가꾸며 살아간다. 외면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손을 떼지 못한다. 『월든』의 저자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는 “우리는 몸을 위한 자양분을 얻거나 질병을 고치기 위해서 많은 돈을 쓰면서 정작 정신을 위한 자양분에는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외면에 영향을 미치는 내면을 가꾸지 않는다는 것이다. 몸과 정신은 떨어져 있지 않다. 외모도 결국 내면을 어떻게 가꾸느냐에 달려있다. 

신입생 때까지만 해도 나는 여느 또래 여학생들처럼 외모에 민감했다. 주위의 예쁜 친구들 사이에서 더 돋보이려고 하다 보니 외모에 신경쓰게 됐다. 그러다 보니 다이어트는 나와 떨어질 수 없는 존재였다. 그렇게 외면만 가꾸며 20여 년을 지내고 나서야 그동안 놓쳐왔던 것들이 보였다. 내면을 관리하지 못했던 나에게 우울감이 찾아와 정신이 피폐해졌다. 우울감으로 식욕부진이 생겨 해골같이 앙상하게 살이 빠졌다. 영양 부족으로 머리숱도 눈에 띄게 줄어 지인들은 탈모가 생겼냐며 걱정했다. 외면에만 집중하면 나 자신을 망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내면을 가꾸는 것에 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내면을 아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메인 키워드는 자존감이다. 자존감이 높은 사람들은 아름다워 보이기 마련이다. 무엇을 걸치든 당당하게 보이기 때문. 반면에 자존감을 낮추는 가장 큰 적은 ‘타인과의 비교’다. 자신을 타인과 비교하면 열등감에 젖기 때문이다. 경쟁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늘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한다. ‘쟤는 저래서 잘났는데 나는 이래서 못났다’며. 미스코리아 출신 탤런트 이하늬는 『Get It Beauty』에서 “비교는 내 영혼을 깎아내리는 가장 큰 적”이라 이야기한 바 있다. 일그러진 거울을 통해 나를 보지 않도록 하자.

타인과 비교하는 생각을 잘라냈다면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진짜 ‘나’를 찾을 때까지 정말 많은 일을 해봤고 때로는 실패도 겪어봤다. 다양한 종류의 공부도 해보고 여러 사람을 만나며 눈물 쏙 빠지도록 쓴소리도 들었다. 그러면서 사람들에게 내 경험을 공유하는 것이 행복하다는 것도 느꼈다. 남들의 기준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사회의 요구에 맞춰진 내가 아닌 진짜 나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었다. 그렇게 찾은 나를 사랑하는 것이 자존감을 향상하는 방향이다.

마지막으로는 스트레스를 관리해보면 어떨까. 뻔한 게 때로는 진리인 법이다. 나는 한창 공부할 때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그런지 몰랐다. 스트레스를 관리하지 못하고 방치해서 무기력해졌다. 그러다 보니 온종일 잠을 자고도 피곤했다. 수면 패턴도 엉망이라 좋아하던 운동을 할 기운도 없었다. 숟가락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힘겨워서 하루에 한 끼 먹는 것도 힘들었다. 나는 결국 상담센터를 찾았다. 스트레스는 정신적 문제지만 결코 신체와 분리돼있지 않다. 엉망인 수면 패턴과 식습관은 신체와 정신에 악영향을 끼친다. 일정한 수면 패턴을 유지하고 식습관을 교정하며 적당한 운동을 권장한다. 무엇보다 일부러라도 자주 웃어보자. 웃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 수치가 떨어진다. 동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호르몬도 불러보자.

내면으로 시야를 돌리고 나니 조금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 비교를 삼가고, 스트레스를 관리하며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해보자. 최근 출판계를 휩쓸고 있는 에세이집들도 ‘있는 나를 그대로 사랑하자’는 내용이다.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것. 나의 내면을 아름답게 가꾸는 방법인 것 같다.

 

글 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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