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분리수거장은 재활용품으로 가득하다. 그중에서도 플라스틱 재활용 쓰레기통은 매번 넘친다. 넘쳐 흘러나온 플라스틱은 모두 재활용될까?

 

우리가 버린 플라스틱은 쓰레기 처리장에 모인다. 그중 재활용 가능한 플라스틱은 사람이 직접 선별한다. 노동자가 한 시간에 처리하는 플라스틱의 양은 약 20t. 그러나 모든 플라스틱이 재활용되는 것은 아니다. 

선택받은 플라스틱은 세척 과정을 거친 후 작은 칩으로 만들어진다. 그리고 새 플라스틱 제품의 원료가 된다. 

선택받지 못한 플라스틱은 갈 곳이 없다. 이들은 재질에 따라 고형연료제의 원료가 되거나 매립·소각된다. 대다수 플라스틱은 이렇게 재활용되지 못한다.

 

플라스틱 없는 삶을 상상이나 할 수 있을까. 당장 우리 손에는 플라스틱 컵이 들려있다. 플라스틱 쓰레기의 다수를 차지하는 일회용 컵은 대부분 카페에서 사용된다. 그러나 여기 플라스틱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카페가 있다.

‘보틀팩토리’는 연희동에 위치한 카페다. 테이크아웃 고객들에게 텀블러를 빌려준다. 가게 안에는 유리 빨대와 스테인리스 빨대, 쌀 빨대 등 다회용 빨대가 비치돼있다.

지난 2016년 기준 우리나라의 연간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98.2kg이다. 세계 1위다. ‘보틀팩토리’를 운영하는 정다운씨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절대적인 사용량을 줄여야 한다”고 역설했다.

 

전통시장도 플라스틱 쓰레기 줄이기에 동참했다. 망원동 주민단체 ‘알맹@망원시장’은 시장을 찾은 손님에게 장바구니를 무상으로 빌려준다. 비닐봉투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기자는 직접 장바구니를 빌렸다. 장바구니는 어깨에 멜 수 있어 휴대하기에 편리했다. 또한 찢어질 염려가 없어 많은 물건을 담을 수 있었다. 이처럼 작은 실천이 모여 커다란 변화를 만들 수 있다는 기대가 생겼다.

하지만 장바구니를 들고 다닌다 해도 플라스틱을 완전히 사용하지 않을 순 없었다. 시장에서 유통되는 물건 대부분이 플라스틱으로 포장돼 있었기 때문이다. 

 

여전히 우리 곁에는 수많은 플라스틱 제품이 있다. 눈앞의 일회용 컵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플라스틱까지. 플라스틱이 발명된 지는 160년이 지났다. 플라스틱의 수명은 500년이다. 이 땅에 처음으로 나온 플라스틱은 아직도 썩지 않고 있다. 쓸모를 다한 플라스틱은 버려져도 우리 곁을 맴돈다. 이젠 플라스틱의 여정을 멈출 때다. 

 

윤채원 기자
yuncw@yonsei.ac.kr

정구윤 기자
guyoon1214@yonsei.ac.kr

최능모 기자
phil413@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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