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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人/다] 용감하게, 부끄러운 역사를 마주하다재일조선인 연구 권위자, 미즈노 나오키 교수를 만나다
  • 김채린 기자, 박제후 기자, 최능모 기자
  • 승인 2019.03.11 00:09
  • 호수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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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토대 미즈노 나오키 명예교수가 인터뷰에 임하고 있는 모습

50년간 재일조선인사회를 연구하고 한국 현대사를 공부한 일본인이 있다. 교토대 미즈노 나오키 명예교수는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반성과 재일조선인 문제 해결을 기치로 한일 관계 발전을 도모했다. 한국 민족운동사 및 식민통치 비판 역사연구 업적을 인정받아 제25회 용재상을 수상한 그를 만나봤다.

Q. 한국 역사를 공부하기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
A. 소학교 시절 재일한국인들을 만나며 그들이 받는 대우가 불평등하다는 사실을 인지했다. 예를 들어, 재일한국인은 공무원이 될 수 없었다. 그들이 거주하는 지역은 낙후돼있는 경우가 많았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문제의식을 느껴 한국과 재일한국인에 관심을 갖게 됐다.
지난 1971년에는 친구의 부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투옥된 서승, 서준식 형제* 구원 운동에 참여했다. 처음에는 집회를 돕는 정도였다. 하지만 점점 깊게 빠져들어 20년 동안 운동을 계속했다. 구원 운동에 참여하고 한국과 일본의 민주화 운동을 겪으며 한국의 역사나 문화, 언어에 대해 알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공부를 시작했다.

Q. 한국 근현대사 중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분야는 무엇인가?
A. 다양한 주제를 공부하고 있다. 현재는 일제 강점기의 치안유지법을 연구하고 있다. 서승, 서준식 구원운동에 참여하며 한국의 7,80년대 국가보안법이나 사회안전법을 공부했다. 국가보안법과 사회안전법의 뿌리가 일제강점기 치안유지법에 있다고 생각해 치안유지법도 연구하게 됐다. 또, 백정들의 권리 운동이었던 조선의 형평운동에 관해서도 한일 연구자 합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Q. 현재 일본 내에서 한국 연구가 어떻게 이뤄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향후 일본 내 한국 연구의 학문적 방향과 전망은 어떤가?
A. 한국 역사 연구를 시작한 1970년대 초반에는 한국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1990년대 한류 붐이 도래한 이후 한국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한국의 역사뿐만 아니라 문화·사회생활 등 전반적인 분야에 관심을 보이는 연구자들이 많다. 한국 연구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는지를 한마디로 특정해 말하기는 어렵다. 매우 다양하다.

Q. 일본 사회가 일본의 제국주의를 미화한다는 비판도 있다. 근대 일본 역사에 대한 일본 역사학계와 일본 내 역사 인식을 어떻게 평가하나?
A. 오해가 있다. 일본 역사학계는 일본 제국주의를 미화하지 않는다. 이전에는 식민지배 문제를 무시하거나 경시하는 경향이 있었다. 요즘 일본 학계는 이러한 역사적 문제를 의식하고 있다. 다만 학계를 벗어나면 그릇된 역사의식을 지닌 사람들도 많다. 대중매체에서 역사 문제에 관해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에 3·1운동 100주년 기념행사들이 열리고 있는데, 일본 매체는 이를 두고 한국에 반일 분위기가 만연하다고 보도했다.
반대로 일본의 식민지배와 제국주의 역사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다. 부정적인 보도에도 불구하고 3·1운동을 궁금해하는 일반 대중들도 많이 있었다. 지난 일주일 동안 일본에서 3·1운동에 관한 강연을 4번 진행했고 관심을 보이는 참가자들이 많았다.

Q. 최근 아베 총리가 일본군 성노예제 추가 조치를 반대하는 발언을 하고, 정치권에서도 극우 발언이 이어지는 등 일본 내 우경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 역사를 연구하는 학자로서 이를 어떻게 생각하나?
A. 좋지 않은 경향이라 생각한다. 역사를 정확히 인식해야 해결될 문제다. 현재 일본 정계는 정확한 역사 인식에 관한 경각심이 낮은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이 한국과 일본이 서로 이해하고 미래를 위해 함께 노력하자는 연설을 한 것을 봤다. 이에 공감한다. 같이 좋은 미래를 열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

Q. 한일 관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들었다. 앞으로 양국의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A. 연구자 입장에서 말하자면, 한국과 일본 연구자가 공동으로 연구하는 것이 필요하다. 대중들이 양국의 역사에 관심을 가진다면 한일 관계가 회복될 것이다.

Q. 마지막으로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는 여러 정치적 문제가 얽혀있다. 연세대에는 일본 문화를 선호하는 학생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정치와 문화는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 일본의 정치적인 부분만 보는 것이 아니라 문화를 즐기고, 문화를 즐길 때도 정치적인 부분을 생각해줬으면 한다.

*재일한국인 서씨 형제는 이른바 ‘재일교포 학원 침투 간첩단 사건’으로 체포됐다. 특히 서승은 사상 전향을 거부하여 19년 동안 옥살이를 했다.

글 김채린 기자
bodo_baragi@yonsei.ac.kr
박제후 기자
bodo_hooya@yonsei.ac.kr

사진 최능모 기자
phil413@yonsei.ac.kr

김채린 기자, 박제후 기자, 최능모 기자  bodo_barag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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