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이 생겼다면 누구나 한 번쯤은 하게 될 고민. ‘어떻게 하면 이 사랑을 오랫동안 이어나갈 수 있을까?’ 혹은 ‘이 사람하고 헤어지지는 않을까?’ 라는 걱정. 관계에 대한 고민으로 잠 못 이루는 당신을 위해 준비했다. 심리학적 관점으로 접근한, 오래도록 사랑하는 비결.

사랑에 빠지면 도파민이라는 호르몬이 분비된다. 바로 이 도파민 때문에 ‘사랑의 유효기간’이 존재하는 것이다. 도파민은 짧게는 3개월, 길게는 3년 동안 분비된다. 만약 사랑에 유효기간이 없었다면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마다 머릿속에서 폭죽이 터졌을 것이다. 옆에서 자는 배우자를 볼 때마다 귓가에 종소리가 멈추지 않는다고 생각해 보라. 이에 인류는 살아남기 위해 도파민을 잠재우는 호르몬을 분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시기를 ‘권태기’라고 부른다.

권태기가 오는 시기는 연인마다 다르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된다. 누구에게 권태기가 먼저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야 하는지 모르다 보니, 이별은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온다.

정신건강의학과 윤홍균 의사는 서로에게 권태로움을 느낄 때 ‘방어기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방어기제는 성장하며 겪는 여러 가지 사건과 배경에 따라 형성되는 개인의 특성으로, 스트레스를 받거나 무기력함을 느끼는 등 갈등 상황에서 나오는 무의식적인 행동이다. 서로 살아온 환경이 다른 두 사람이 만나면 자연스레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다. 게다가 자신의 방어기제도, 상대방의 방어기제도 모른다면 갈등의 골은 점점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상대방의 방어기제를 파악하면 상대를 조금 더 이해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예전의 나는 내 방어기제도, 연인의 그것도 알지 못했다. 상대에게 불만이 있을 때 혼자 고민에 잠겼던 나와는 반대로, 당시 연인은 서운한 일이 있을 때마다 바로바로 풀어야 하는 방어기제를 갖고 있었다. 그렇게 나는 자꾸 피하기만 했고, 그는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요구했다. 갈등은 점점 깊어졌고, 그렇게 사랑의 기간이 만료됐다. 그리고 지금의 인연을 만났다. 예전의 연애를 교훈 삼아 서로의 방어기제를 파악했다. 부딪히는 순간이 찾아와도 현명하게 갈등을 해결할 수 있었다. 우리는 서로에 대해 이해하며 같이 성장해나갔다. 그렇게 사랑을 지금까지 지속할 수 있었다.

나를 사랑하지 않으며 타인을 사랑하기란 어렵다.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며 나에 대해 먼저 알아가는 시간을 갖자. 그렇게 나의 방어기제가 무엇인지 알아가다 보면 옆에 있는 연인의 방어기제도 자연스레 알게 될 것이다.

지금 만나는 사람이 나를 더이상 사랑하지 않으면 어쩌냐며 불안해하지도 말자. 내가 원하는 게 무엇인지, 상대가 요구하는 것은 무엇인지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권태기는 지나가고, 도파민이 분비되는 시기가 다시 찾아오지 않을까.

 

글 김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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