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 성황리에 막 내려

 

 

제2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에 참석한 인사들의 모습이다.

지난 14~15일, 우리대학교 백주년기념관에서 ‘제2회 글로벌지속가능발전포럼’(Global Engagement & Empowerment Forum on Sustainable Development, GEEF 2019)이 열렸다. ‘인권신장과 번영의 공유’를 주제로 진행된 GEEF 2019는 우리대학교와 우리대학교 글로벌사회공헌원, 반기문시민센터가 공동으로 주최했다. 이번 포럼에는 100여 명의 연사가 참석했으며, 1천 명이 넘는 청중이 백주년기념관을 가득 메웠다.

 

지속 가능한 발전
“각 정부 간 협력이 가장 중요”

 

이틀에 걸쳐 진행된 GEEF 2019에서는 ‘지속가능발전’을 키워드로 ▲보건 ▲여성인권 ▲미래도시 ▲남북한 경제협력 ▲아동 인권 등 다양한 주제의 세션이 진행됐다. 각 세션은 해당 주제에 대한 ▲강연 ▲토론 ▲질의응답으로 이뤄졌다. 

김용학 총장은 미래 사회에서 대학의 역할을 강조하는 기조연설로 포럼을 시작했다. 김 총장은 “어떤 정부도 협력 없이 세계적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없게 됐다”며 “앞으로 대학은 세계시민과 협업을 통해 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 데 일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스트리아 제바스티안 쿠르츠(Sebastian Kurz) 총리도 각국의 협력을 최우선으로 강조했다. 쿠르츠 총리는 “모든 문제와 갈등이 세계화되고 급변한다”며 “지속가능발전을 위해선 각국의 상호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박원순 시장은 “우리나라는 그동안 고속 성장에 매몰돼 발전의 지속가능성을 경시했다”며 “서울시는 시민들과 함께 지속가능목표를 이뤄내고 있으며, 그 성과를 세계와 공유할 것”이라고 논의를 갈무리했다.

 

“성평등 없이 지속가능한 발전 없다”

 

여성인권 세션 개회사를 맡은 코이카(KOICA) 이미경 이사장

첫날 진행된 여성인권 세션에는 코이카(KOICA) 이미경 이사장, 헬렌 클라크(Helen Clark) 전 뉴질랜드 총리, 이리나 보코바(Irina Bokova) 전 유네스코 총장을 포함한 7명의 연사가 참석했다. 개회사를 맡은 이 이사장은 “성평등 달성 없이 지속가능발전은 있을 수 없다”며 “말뿐인 여성역량강화가 아닌 사회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해 여성과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과 연대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해당 세션에서는 여성의 사회진출을 ▲공공부문 ▲국제부문 ▲민간부문으로 나눠 논의했다.

공공부문의 여성 진출과 관련해 여성의 시각이 기존 남성 지배적 공직구조의 한계를 해결할 수 있다는 논의가 주를 이뤘다. 클라크 전 총리는 “중요한 결정에 여성의 의사가 필수적으로 반영돼야 한다”며 “여성은 기존 사회와 차별화된 시각을 갖고 과거에 소외된 문제들을 부각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국제부문 여성 진출에서는 여성의 적극적 사회 진출의 파급력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보코바 전 총장은 “2015년에 발표된 보고서는 여성의 적극적 사회 진출이 ‘글로벌 GDP’의 11% 성장을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했다”며 “여성의 사회 참여는 여성만을 위한 것이 아닌 모두를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부문 여성 진출과 관련해선 기업이 성평등을 실현하기 위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가 논의됐다. 핀에어 지속가능경영전략 책임자 카티 이하마키(Kati Ihamäki)는 “핀에어 이사회 이사가 절반 이상은 여성”이라며 “기업이 남성과 여성이 평등하게 일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한 청중은 현재 페미니즘의 양상이 남성과 여성의 대치구조로 읽히는 것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클라크 전 총리는 “성평등은 남성과 여성의 대립 문제가 아니다”라며 “남성과 여성이 함께 잔재하는 대립 구조를 타파하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답변했다. 

 

미래도시의 시작,
기술 아닌 사람부터

 

지난 15일에는 지속가능한 미래도시 건설에 대한 세션도 진행됐다. 국가미래전략을 위한 싱크탱크 여시재(與時齋) 이광재 원장은 지속 가능한 미래도시의 조건으로 교육 평등을 제시했다. 이 원장은 “현대 사회에서 부모의 소득격차가 자녀의 교육격차로 이어지고 있다”며 “이 악순환은 세대를 거듭할수록 빈부격차를 극대화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고려사이버대 행정학과 오수길 교수는 지속가능발전을 위해 행정체제의 유연화와 탈관료화가 필수적이라고 지적했다. 오 교수는 “공무원들이 부서 간의 경계를 넘어 공동의 비전을 가질 때 비로소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지속가능한 미래도시를 주제로 패널토의와 질의응답도 이어졌다. 미래도시의 가치에 대한 질문에 이 원장은 “디지털 기술이 발달하면 집과 일터가 일치하게 될 것”이라며 “출퇴근이 사라진 미래도시는 인류에게 시간을 선물한다”고 답했다. 한편, 김세호 박사는 신기술 도입에만 급급한 스마트시티 사업들을 지적하기도 했다. 김 박사는 “스마트시티를 만드는 근본적인 이유에 대한 고민 없이 남들 따라가기에만 바쁜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기술은 미래도시의 비전을 실행하기 위한 수단일 뿐, 주객이 전도돼선 안 된다”고 말했다.

 

남북경제협력의 미래, 
어디로 가야 하나

 

문정인 명예특임교수(우리대학교·비교정치학/국제정치학)가 진행한 남북경제협력(아래 남북경협)에 대한 특별 원탁회의에는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바른미래당 지상욱 의원,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정치학과 박경애 교수, 파이낸셜뉴스 김주현 대표, 고려대 경제학과 강성진 교수가 참석했다.

이 의원은 “남북경협은 저성장 상태에 놓인 한국경제의 재도약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남북경협의 의미를 설명했다. 한편 지 의원은 “북한을 도구적으로 바라보고 경제에만 치중한 정책을 펼쳐선 안 된다”며 “기회주의적 관점을 배제하고 남북한 모두가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북경협이 환경보호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박 교수는 “경제발전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발 시작단계부터 환경보호를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강 교수 또한 “과거의 성장 중심적인 경제개발과는 다른 형태의 개발이 필요하다”며 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경제발전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청중 질문 순서에서 정권과 정책에 따라 남북경협이 흔들릴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 의원은 “이전과 달리 북한의 개방화가 이미 진행된 상황에서 정권이 바뀐다고 쉽게 협력이 중단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김 대표는 “남북경협의 지속가능성을 위해서는 국내 갈등 해결이 우선”이라며 “국회와 국민들 사이의 합의가 먼저 진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GEEF 2019에 참가한 김한이(사학·15)씨는 “현장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이 지속가능발전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는지 들을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며 “특히 여성인권 세션의 경우 현 상황의 부족한 점을 인지하고 앞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확신을 얻어 많은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최한 글로벌사회공헌원 관계자는 “작년보다 세션의 내용을 좀더 깊이 있게 다루는 데 주력했다”며 “학교에서 하는 포럼인만큼 내년부터는 학생들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세션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글 노지운 기자
bodo_erase@yonsei.ac.kr

박제후 기자
bodo_hooya@yonsei.ac.kr

사진 정구윤 기자
guyoon1214@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