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여론칼럼 사설
[사설] 원주캠 사태 해결을 위한 고언

원주혁신안이 제출된 후 3주가 지났다. 현재 원주캠의 분위기는 무척 복합적이라 한다. 혁신안이 교수사회뿐 아니라 학생사회에서도 큰 논란을 일으키고 있을뿐더러 학내 다양한 구성원의 이해에 따른 균열과 갈등의 조짐도 보인다. 지난 11월 28일, 인예대 학생을 중심으로 ‘원주캠 장례식’ 시위행진이 진행됐다. 참석한 원주캠 구성원들은 심란했을 것이다. 왜 학생들이 좌절하고 슬퍼해야 했을까. 지난 1992년 원주캠 학생들의 상경 투쟁 및 23개 조 요구 사태와 비슷한 양상으로 치닫는 현 사태가 과연 좋은 결말을 맞을지 확언할 수 없다.

해결 변수는 ‘혁신안’의 확정안이 과연 원주캠의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느냐이다. 혁신안은 모집단위 광역화와 전공 학과 폐지, 입학정원 10% 감축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오는 2019년 2월 해당 안 제출에 따른 대학재정지원의 수혜를 예상한다. 그리고 2021년 3주기 대학평가에 대비해 수평적 특성화를 통한 자율개선대학으로의 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혁신안의 타당성 여부를 지적하기에 앞서 그동안 원주캠이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으로 전락한 원인에 대한 진단이 필요하다. 원주캠이 이룬 Linc+, CK-1, Ace+ 등 교육지원 사업 수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된 이유는 2주기 대학평가지표 관리에 잘못 대응했기 때문이란 말이 있다. 일부는 맞고 일부는 틀리다고 할 것이다. 전임 부총장을 비롯해 기획처와 교무처에서 안일한 대응을 했고, 집필 교수들조차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에 소홀했던 것은 사실이다(『2018년 상반기 원주캠 감사보고서』).

그러나 역량강화대학으로의 전락 원인을 근본적으로 살펴보면, 지난 10년간 원주캠의 잘못된 관행으로부터 유래한 것임을 알 수 있다. 원주캠은 몇 건물을 증설하는 외형 변화만 진행했을 뿐 20여 년간 새로운 변화를 수용하지 못했고 고질화한 학부제와 안일한 행정체계는 원주캠을 정체 상태로 고착시켰다. 그동안 거버넌스의 부재에 대해 학교집행부를 책임지고 있던 보직교수들의 통렬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

그러면 현재 원주캠의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첫째, 현 집행부와 원주혁신위의 일방적인 대학운영을 감시하고 견제할 수 있는 비상대책기구설립이 필요하다. 지금까지 원주혁신위의 활동은 위에서 아래로 향한 일방적 방식이었다. 원주혁신위가 제시한 혁신을 수행하여야 할 원주캠의 구성원의 의견은 어디에도 반영되지 않았다. 혁신안이 집행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대학구성원의 참여를 통해 혁신의 민주화와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구체적인 실행안의 집행을 담당하는 비상대책기구로서 ‘임시 대학평의회’를 원주 캠퍼스 단위로 구성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 기구는 다양한 구성원들, 교수와 학생, 동문, 학부모 등을 포괄해 구성돼야 한다. 물론 이 기구에는 기존 교수평의회와 학생회 자치조직들도 참여해야 한다. 그래야 원주캠이 우리대학교 전체 이사회에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이사를 파견하거나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을 것이다.

둘째, 학교 행정이나 거버넌스로부터 독립적인 ‘대학평가위원회’의 신설이다. 지금까지 대학기본역량평가에 대비해 기획처 주관으로 ‘평가대책팀’이 운영돼왔다. 대학 집행부가 자신들의 업무를 스스로 평가하는 행위는 진솔하고 실질적인 평가가 될 수 없으므로 멈추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그렇다고 외부 평가기관이 교내에 상주하며 대학운영의 평가에 참여하는 것은 원주캠의 거버넌스를 포기하는 것과 다름없다. 우리대학교의 구성원들은 자체적으로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해 개혁하고 이를 수행할 능력이 충분하다. 독립적 대학평가위원회는 대학에 바람직한 방안을 제안하고 대학개혁을 요구할 중심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대학본부는 장기적 대책으로 제기된 ‘one university, multi campus’라는 청사진을 이른 시일 내에 구체적인 프로세스 실행안으로 발표해야 한다. 최근 원주캠의 어떤 신임 교수는 무려 주당 18시간과 11개의 연구과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교수가 새 연구비 획득을 위해 연구계획서를 쓰는 데에만 1년에 수개월을 허비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일이 매년 반복된다면 자기 혁신은 요원해질 것이다. 한편에서는 원주혁신안이 아직 초안이지만 충분히 수정·보완된다면, 원주캠의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한다. 그렇지만 원주혁신안의 핵심은 기업의 인수 합병을 모델로 하는 구조 조정안을 기본으로 한다. 현재 혁신위안은 교수연구력의 저하와 전공 교육체제의 붕괴, 학생들의 캠퍼스 이탈과 전공 서열화를 가속할 것이다.

이런 점을 예상할 때, 이제부터라도 현 사태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대학공동체의 민주적 거버넌스 회복을 주창해야 한다. 이것이 전제되지 않는 한, 원주캠은 ‘미래가 보이지 않는, 미래가 없는 캠퍼스’라고 불리게 될지도 모른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1
전체보기
  • 혁신ㅇㅇㅇ ㅇ 2018-12-03 10:23:47

    혁신위가 어떤 말도 듣지 않습니다. 연세대 총장부터 진짜 불통의 대명사들입니다. 학생들 떠나기 전에 잘들 하세요.   삭제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