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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승차공유(카풀)’ 어플 상용화에 대한 학우들의 의견승차공유 어플 상용화에 앞서 생각해 봐야 할 두 가지
  • 이태형(행정·15)
  • 승인 2018.12.03 07:08
  • 호수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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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형
(행정·15)

오늘 주제는 ‘승차공유 애플리케이션 상용화’다. 승차공유보다 우리에게 익숙한 단어는 카풀(car pool)일 것이다. 이는 목적지나 방향이 같은 사람들이 한 대의 승용차에 같이 타고 가는 것을 뜻한다. 카풀 앱은 온라인상에서 이용자가 더 효율적으로 동승자를 찾을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특정 시간에 특정 목적지를 카풀 앱에 입력하면 동승자를 찾을 수 있는 구조이다. 카풀 앱에 대한 대중의 여론도 호의적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지난 6월에 실시한 한 인터넷 언론사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카풀 앱 도입에 찬성하는 비율은 52.4%, 반대하는 비율은 15.2%로 나타났다. 찬성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던 것은 카풀 앱이 개인에게 가져다줄 경제, 시간적 효용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정부는 이 문제에 있어 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 카풀 앱이 상용화될 경우 기존 택시업계와 이용자 모두에게 미칠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카풀 앱 상용화와 함께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대응 방안 마련 없이 상용화를 밀어붙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우선 카풀 앱의 상용화를 통해 생계의 직격탄을 맞게 될 택시업계의 생존권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현행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에 따르면 국가로부터 일정 자격을 취득해야 운송업에 종사할 수 있다. 하지만 81조 1항에는 출퇴근 시간에만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예외 조항을 두고 있다. 문제는 탄력근무제 도입으로 출퇴근 시간이 다양해진 현재의 노동환경이다. 택시 업계는 위 조항을 근거로 들어 카풀 앱이 상용화되면 불법 카풀사업이 성행하게 될 것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카풀 앱의 상용화는 곧 택시업계 종사자들의 생존권을 직접 위협할 수밖에 없다. 결국 카풀 앱의 상용화는 택시업계 종사자 수 약 30만 명에 이들의 가족까지 추산한다면 100만 명에 육박하는 국민의 생계와도 연관된 문제인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우버와 카카오 택시 등 ‘승차공유 사업’ 문제가 대두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4차 산업혁명 시기의 공유경제 혁신의 필요성만을 주장할 뿐 기존 택시업계의 생존권에 관한 기본적인 법과 제도 개편의 방향성조차 마련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다음으로 카풀 앱 상용화로 인한 이용객 안전 문제에 대한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카풀 앱의 경우 차량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신상정보 공개 등의 기본 조처를 하고 있다지만 범죄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용자 입장에서 카풀 운전자가 범죄 경력이 있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알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11월 23일 인천에서 한 여성이 카풀 앱을 통해 이용한 차에서 성추행을 당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카풀 앱을 통한 승차공유 서비스가 강력 범죄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한 문제 제기 글이 게재됐다. 정부가 운수 사업법을 입법하고 일정 자격을 부여한 사람에게만 운수업종에 종사하도록 하게 한 것은 이용객인 국민의 안전을 고려한 조치 중의 하나였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규제의 빗장을 푸는 카풀 앱 상용화를 검토할 때 효율성과 편의성만을 앞세워 가장 중요한 가치인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는 대책이 없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오늘 주제로 다루고 있는 카풀 앱 상용화는 ‘공유경제’라는 새로운 경제 패러다임 속 한가운데 있다. 공유경제란 말 그대로 서로의 자원을 공유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다. 이 개념을 구체화한 로런스 레식 하버드대 법대 교수는 자신의 저서 『리믹스』에서 공유경제의 핵심가치를 ‘사회구성원들이 공유와 개방으로 창출된 가치를 통해 상생하는 체제’라고 정의한 바 있다. 정부는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공유경제 확산을 위한 카풀 앱 상용화 도입’이라는 정책 구호를 외치기 전에 공유경제가 추구하는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가를 다시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 언급한 ‘상생’과 ‘안전’이 없는 공유경제는 공유경제가 아니다.

이태형(행정·15)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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