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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人/다] Dear Queer, Dear Parents오순도순 수다회 진행자 진과 b를 만나다
  • 문영훈 기자
  • 승인 2018.12.04 11:06
  • 호수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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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연희관 자치도서관에서 우리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컴투게더’와 ‘성소수자 부모모임’이 주최한 <Dear Queer, Dear Parents 오순도순 수다회>(아래 오순도순 수다회)가 열렸다. 본 행사는 커밍아웃한 자녀를 둔 부모님들의 이야기를 듣고, 각종 고민들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1부와 2부로 구성됐다. 1부에서는 ‘컴투게더’에서 준비한 질문에 ‘성소수자 부모모임’ 측 참가자들이 답변하는 시간을 가졌다. 2부에서는 1부에서 논의한 내용을 바탕으로 참가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교환했다. 우리신문사는 본 행사를 진행한 진(가명)과 b(가명)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Q. 본 행사를 개최한 계기는 무엇인가.
b: 진과 같이 듣는 수업에서 성소수자와 관련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많은 성소수자들을 인터뷰했다. 당사자들이 어떤 삶을 살고 있는지는 들을 수 있었지만, 성소수자 가족들의 이야기는 듣기 힘들었다. 이를 위해 ‘성소수자 부모모임’에 도움을 요청했고 학내 공식 행사 개최 제의를 받았다.
진: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면서, 성소수자들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있는 공간이 없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또한 대부분의 성소수자들은 부모님과 갈등을 겪고 있다. 한국 사회에서 소수자로 살아가며 가질 수 있는 고민들을 나눌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 싶었다.

Q. 학내 외국인 학생들이 많지만 학내 행사들은 한국어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본 행사는 영어 통역을 제공해 외국인 학생들의 참여를 장려한 점이 인상적이다.
b: 행사를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자칫하면 행사의 흐름이 끊긴다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사의 편의를 이유로 외국인 학생들이 배제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생각했다. 앞서 언급한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도 외국인 학생들을 많이 만났다. 그들은 한국어로만 진행되는 교내 행사에서 소외됐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여건이 된다면 행사를 한국어와 영어로 진행하고 싶었다. 이를 추진하는 데 진이 도움을 많이 줬다.

Q. 본 행사의 진행자이자 참여자로서, 1부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질의응답 내용은 무엇인가.
진: 참가자 한 분께서 ‘자녀가 성소수자인 것을 어떻게 처음 알게 됐나’라는 질문에 아들의 커밍아웃 과정을 이야기해 주신 것이 인상 깊었다. 참가자분의 아들이 쓴 편지는 ‘나는 남성 동성애자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그분께선 편지를 읽고, 아들이 그 문장을 쓰기까지 거쳤을 숙고에 관해 생각해봤다고 말했다. 나도 성소수자기에 스스로의 정체성을 고백하는 일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다. 그 어려움을 타인이 알아주는 것만으로도 위로가 됐다.
b: 한 분이 ‘부모에게 커밍아웃을 한 뒤에도 많은 상처를 받는 것 같다고 느끼면 그 관계를 무리하게 이어갈 필요가 없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많은 사람들은 부모님이 자신의 성정체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당사자가 노력해야한다고 말하곤 한다. 그런데 그 분은 성소수자 개인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인상적이었다.

Q. 2부에서는 참가자들이 둘러앉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눴다. 솔직하게 자신의 경험을 밝히는 모습이 기억에 남는다. 이런 형식은 어떻게 정해졌나?
b: 최근에 ‘성소수자 부모모임’ 정기회의에 참석했다. 7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하고 싶은 말을 자유롭게 주고받는 분위기가 인상적이었다. 낯선 사람들이 모인 공간이라도, 사람들이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한다고 느끼면 신뢰가 구축될 수 있음을 확인했다. 이에 영향을 받아 2부 행사와 같은 형식을 취하게 됐다.

Q. 행사를 끝마친 소감이 궁금하다.
진: 행사를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혹여나 포스터가 훼손되진 않을까 걱정했다. 예상과 달리, 행사를 지지해주시는 분들이 많았다. 그분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b: 많은 분들에게 감사하다. 자치도서관에 장소대여를 요청했는데 정기회의랑 일정이 겹쳤음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내주셨다. 타 학교 성소수자 동아리에서 본 행사를 적극 홍보해주기도 했다.

Q. 많은 성소수자들이 부모님과 갈등을 겪거나 사회의 편견에 부딪힌다. 이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나.
진: 참가자 한 분께서 ‘당당해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씀을 해주셨다. 이런 이야기를 평소에 듣는 것은 참 힘들다. ‘다른 사람의 생각에 위축되지 말고 자신을 위해 살라’는 말을 많은 성소수자들과 공유하고 싶다.
b : 많은 성소수자들이 사회가 성소수자에게 씌운 프레임을 내면화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시선이 실제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좋겠다.

Q. 추후 ‘컴투게더’에서 기획하고 있는 행사가 있나.
진: 현재로서는 확정된 것이 없다. 추후 오순도순 수다회와 같은 공개적인 형태의 행사를 더 진행할 예정이다. 더불어 외국인을 포함해 다양한 학내 구성원이 함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려고 한다.

▶▶오순도순 수다회에 참석한 '성소수자 부모모임' 회원들

글 문영훈 기자
bodo_ong@yonsei.ac.kr

<자료사진 성소수자 부모모임>

문영훈 기자  bodo_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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