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ME 포토뉴스/영상기획
화면 밖, 대림동의 일상
  • 박건 윤채원 하광민 기자
  • 승인 2018.11.26 08:10
  • 호수 1823
  • 댓글 0

영화 『청년경찰』은 대림동을 잔혹한 범죄가 만연한 우범지대로 묘사했다. 그러나 최근 통계에 따르면, 대림동 내 범죄율은 급속도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대림동에는 ‘범죄도시’라는 오명이 덧씌워졌다. 정말로 대림동은 ‘범죄도시’일까. 화면 밖 대림동의 일상을 사진에 담았다.

대림역 12번 출구로 나오자, 중국어가 쓰여진 빨간 간판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분명히 지하철을 타고 왔는데 마치 비행기를 타고 중국에 온 듯한 착각이 들었다.

대림동의 아침은 쌀쌀했다. 거리는 시장을 찾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곳곳에서는 중국어와 한국어가 같이 들려왔다. 대추, 고사리 등 익숙한 식자재들도 보였다. 친숙하면서도 이국적인 풍경이었다.

‘시장에서 오리 알을 팔다니’라고 생각하던 찰나, 가게 주인이 무엇을 살 거냐고 물었다. 그냥 구경하고 있다고 답하니 “물건 값을 깎아주겠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비록 파는 물건은 생소하지만, 상인과 손님 사이 오가는 정겨움은 여느 시장과 다르지 않았다.

시장 깊숙한 곳으로 들어설수록 향신료 냄새가 점점 진해졌다. 코를 찌르는 향의 주인공은 길거리 음식이었다. 먹음직스러운 냄새를 못 이기고 전병을 하나 집어 들었다. 한 입 베어 물자 짭조름한 고기 맛이 먼저 느껴졌다. 매콤하면서도 달콤한 소스가 재료들과 조화를 이뤘다. 감탄사를 연발하며 먹다 보니 전병은 어느새 사라져 있었다.

연신 음식을 빚어내는 손길이 분주하다. 셔터소리에 놀란 주인이 잠시 하던 일을 멈췄다. “여기서 얼마나 오래 장사하셨어요?” 이 자리에서 10년 넘게 장사를 해온 대림중앙시장의 터줏대감이란다. 이곳에 정착하게 된 이유는 기억이 안 난다고 한다. 그 계기가 무엇이었든, 대림동은 지금 그의 터전이다.

과일가게에는 형형색색의 과일들이 제빛을 뽐내고 있었다. 그중 설탕물 옷을 입은 과일 꼬치가 시선을 끌었다. “사과만 있는 게 더 맛있겠다.” 더 맛있는 탕후루*를 고르려는 커플의 대화가 귀에 들어왔다.

대림동 거리는 석양을 뒤로하고 화려한 불빛으로 갈아입을 채비를 했다. 차가운 밤공기 탓인지 많은 사람이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하지만 만두 가게에서 풍겨오는 냄새가 사람들을 멈춰 세웠다. 가게 앞에 늘어선 사람 수만큼이나 가득한 온기가 밤거리를 훈훈하게 덥혔다.

* 탕후루: 명자나무 또는 산사나무 열매를 꼬치에 꿴 뒤 물엿을 묻혀 굳힌 중국 과자

박건, 윤채원, 하광민 기자
chunchu@yonsei.ac.kr

박건 윤채원 하광민 기자  chunch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