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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문화와 정치

문화와 정치는 무관해 보여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기본적으로 이들은 ‘기존 체계를 넘어서는 활동’이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진정한 정치는 예술이라는 말을 하지 않는가. 현대사회에서 대중문화인이 갖는 정치적 영향력은 상당하다. 서태지를 문화 대통령이라 부른 때가 1990년대다. 비유컨대, 방탄소년단은 세계 대중문화의 대통령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세계 언론이 이 그룹을 SNS 세대의 비틀스라 부른다. 이처럼 방탄소년단은 의도와 별개로 정치와 가까이 있게 됐다. UN에서 발언하고 대통령의 순방길에서 공연한다. 바쁜 소년단에게 정치 감각까지 요구하는 건 과한 일일 수 있지만, 현실을 무시할 수 없다.

최근 방탄소년단을 둘러싼 잡음은 이 그룹에 문화와 정치의 관계를 일깨워준 계기가 됐다. 신인 시절 의상 담당자가 씌어준 모자에 있던 하켄크로이츠(독일 나치의 상징)를 유대인 단체가 항의하고, 일상에서 입었던 옷의 원폭 사진을 일본 사회 일각이 문제 삼을 때, 억울함을 호소했다면 적절한 대처가 아니다. 다행히 방탄은 소속사 빅히트엔터와 함께 ‘정치적으로 올바른’ 길을 택해 즉각 2차 세계대전 피해자들에게 사과했다.

반면 일본 우익과 아사히 TV 등이 보인 행태는 일본의 정치적 후진성을 다시 한번 명백히 밝혔다. 같은 전범국가지만 전후 독일은 피해자에게 끝없이 사과하고 배상해왔다. 그에 비해 일본의 행위는 피해자가 안쓰럽게 생각할 정도로 치졸하다. 전쟁 범죄 국가인 일본이 취해온 방식은 전반적으로 후안무치다. 심지어 원폭 피해를 빌미 삼아 피해자 행세에 활발하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의 도발에도 우리는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성숙한 길을 걸어야 한다. 『맹자』에 나오는 ‘其身正而天下歸之(“자신이 바르면 천하가 돌아온다”)’라는 지혜를 소년단과 같이 나누고 싶다.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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