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 연세로 축제의 실태를 짚어보다.

 

서대문구청의 ‘2018 연세로 행사계획’에 따르면, 연세로에서는 2018년 기준 한 달 평균 3.4회 축제가 열린다. 거의 매주 문화행사가 열린다는 뜻이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물총축제, 맥주축제 등 각종 문화행사들이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며 여러 차례 기대를 표한 바 있다. 그런데 과연 상인들은 이런 문화행사의 효과를 체감하고 있을까?

 

신촌 축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본지는 신촌·이대 지역의 상점 401곳을 대상으로 설문을 진행했다. 먼저 신촌 연세로에서 개최되는 축제에 대해 신촌·이대 지역의 상인들 중 43%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연세로의 축제가 지역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46%의 상인이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중 상인들이 ‘긍정적’ 혹은 ‘매우 긍정적’이라 생각한다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던 축제 유형은 ‘공연 중심형 축제(53.4%)’였다. 반면, 가장 낮게 나타난 축제 유형은 ‘판매 부스 중심형 축제(26.5%)’였다. 상인들이 공연 중심형 축제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보인 주된 이유는 ‘예술활동의 거점 형성’(39.6%)과 ‘지역홍보 효과’(33.8%)였다. ‘판매 부스 중심형 축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유로는 ‘매출 하락’(28.9%)과 ‘쓰레기 증가’(27.1%)가 많이 언급됐다.

한편, 한 달 평균 3.4회의 축제 횟수에 대한 물음에는 ‘적당하다’(66.4%)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다. 다만 현재의 횟수가 적당하지 않다면, 가장 이상적인 축제의 횟수를 골라달라는 질문에 과반수의 응답자가 ‘한달에 1-2회’(54%)를 꼽았다. 마지막으로 연세로에서 열리는 축제가 매출에 어떤 영향을 끼치냐는 물음에 24.9%가 ‘긍정적이다’를, 16.9%가 ‘부정적이다’를, 그리고 34.6%가 ‘아무 영향 없다’를 골랐다.

 

축제가 즐겁지만은 않았다

 

신촌 연세로 축제 전반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는 답변이 우세했으나, 설문의 답변과는 별개로 ▲직접적으로 상권 홍보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 ▲방문객 증가가 상권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 ▲일부 상인에게 역으로 막대한 피해를 끼친다는 점 등의 문제가 제기됐다. 신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A씨는 “장기적으로는 지역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 생각해 긍정적이라 답했으나, 당장은 해가 되는 면이 더 많은 것 같다”고 전했다.

실제로 연세로 축제가 매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아무 영향 없다’와 부정적’이라는 답변을 합하면 과반을 넘는다. 이는 곧 직접적인 도움을 체감하지 못한 상인이 대다수라는 뜻이다. 신촌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B씨는 “차라리 주차장 설치가 축제보다 상권 홍보나 방문객 증가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상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축제로 방문객이 증가하더라도 가게 매출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신촌에서 ‘윙위니’를 운영하는 한성자(62)씨는 “매 주말마다 소음으로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많은 사람들이 신촌에 온다”며 “그에 비해 손님 증가는 전혀 느끼지 못했다”고 전했다.

나아가 축제가 상권을 살리기는커녕 오히려 죽인다는 의견도 있었다. 지난 물총축제 당시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화장품 로드숍 매니저 C씨는 “축제 당일에 매출이 40% 이상 떨어졌다”며 “축제 참가자들이 다 젖은 채로 매장에 들어왔고 테스터로 화장을 고치기도 했다”고 밝혔다. 명물거리 부근에서 슈퍼를 운영하는 D씨는 “축제 관련 천막으로 매장 입구를 다 막아놔 손님이 눈에 띄게 줄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도움 되는 측면이 분명 있을 것”

 

이에 서대문구청 문화체육과 김윤정 팀장은 “상인 분들의 피해에 공감하고 있다”며 “그 점을 고려해 9시 이후로는 소음이 될 만한 것을 없애고, 축제 시작 전 피해를 줄이기 위해 보행로 확보와 공연 콘텐츠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물총축제 당시엔 상인 연합회, 주민자치 위원회 등 여러 주체와 논의를 거친 뒤 축제를 개최했다”며 소통에서의 노력을 강조했다.

하지만 서대문구청은 방문객 증가가 매출 증대로 이어지지 못한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 않았다. 김 팀장은 “축제로 유입된 방문객은 보통 신촌에서 소비를 한다”며 프랑스 거리음악 축제를 사례로 들었다. 서대문구청의 ‘빅데이터 분석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개최된 신촌 프랑스 거리음악 축제 당시 방문객은 전 주에 비해 평균 40% 가까이 증가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역시 증가했으며 가장 증가폭이 큰 생활서비스 업종은 평균 50%가량 매출이 올랐다. 이어 김 팀장은 “방문객이 늘어나고 신촌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 소비를 할 수밖에 없다”며 “다른 축제들 역시 매출에 기여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문화행사. 신촌 지역의 축제는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모두의 기대처럼 방문객에게는 즐거움을, 자영업자들에게는 상권 부흥을 선사하는 축제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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