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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의 교육권을 진단하다교육권 전반에 문제 드러나…자율평가엔 긍정적 전망
  • 문영훈, 서혜림, 김채린 기자
  • 승인 2018.11.04 20:58
  • 호수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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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신문사는 지난 10월 23~29일 우리대학교 재학생 646명을 대상으로 ‘교육권 인식에 대한 설문조사’(이하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설문조사는 ▲강의개설 및 운영 ▲강의평가 ▲성적평가 방식 ▲성적 열람권 등의 문항으로 구성됐다.

 

자율평가 전환, 
학생들의 높은 만족도 예상

 

우리대학교는 오는 2019학년도 1학기부터 상대평가원칙을 폐지한다. 대신 학과와 과목별 특성에 따라 자유로운 평가방식을 인정하는 자율평가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학생들의 반응은 긍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절대평가 강의를 상대평가 강의보다 선호하는가’를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80.69%인 518명이 그렇다고 답했다. 

가장 큰 이유로는 ‘불필요한 경쟁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이 꼽혔다. 508명의 응답자 중 398명(중복응답 허용)이 해당 답변을 선택했다. ‘학점 취득 부담이 줄어 다양한 분야의 강의 수강을 시도해볼 수 있다’거나 ‘대형 강의에 학생들이 몰리는 현상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응답도 있었다. 기대효과는 의과대의 사례를 통해서도 유추할 수 있다. 지난 7월 10일, 의과대는 절대평가를 도입한 뒤 학생 간의 불필요한 경쟁이 줄고 협력이 늘었다고 발표했다. <관련기사 0호 ‘의과대 절대평가 도입 4년을 돌아보다’> 조건희(의학·15)씨는 “절대평가 도입 이후 타 학교에 비해 협력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다른 단과대에도 절대평가를 도입한다니 반갑다”고 전했다. 

그러나 자율평가제도 도입에 밝은 전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자율평가제도가 도입됨에 따라 영어강의 수강의 유인이 사라질 수 있다. 설문조사 결과 영어강의를 수강하는 이유 중 가장 많은 것은 ‘절대평가 방식이므로 학점 취득이 용이하다고 생각해서’였다. 장한성(경영·17)씨는 “그동안 영어강의를 수강한 이유는 절대평가 방식이었기 때문”이라며 “그렇지 않았다면 한국어 강의를 선택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무처 학사지원팀 오승훈 팀장은 “평가 방식이 변해도 영어 강의의 수요가 크게 줄 것으로 보지 않는다”며 “내년부터 제도가 시행되는 만큼 학생들의 수요를 파악한 뒤 논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했다.

 

강의평가, 
목적에 맞게 쓰이고 있나

우리대학교는 매 학기 말 강의평가를 실시한다. 교무처에 따르면 강의평가는 ▲수업의 질 개선 ▲학생들의 교과목 선택을 위한 참고자료 제공 ▲교원 인사평가를 위해 시행된다. 그러나 교원 인사평가 이외의 목적이 제대로 달성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학생들은 강의평가가 수업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고 느낀다. 응답자의 49.53%인 319명이 강의평가가 실제 수업 운영에 반영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오 팀장은 “강의평가 결과를 각 단과대에 전달한다”면서도 “이를 향후 강의에 반영할지는 교수 재량에 맡긴다”고 말했다. 한편, 한양대는 강의평가가 수업의 질 개선에 도움을 주도록 제도를 개선했다. 중간강의평가 도입이 그 일환이다. 학생들이 학기 중에 피드백을 주면 교수들이 남은 수업 기간 이를 반영하는 방안이다.

학생들은 ‘교과목 선택을 위한 참고자료 제공’이라는 목적 역시 체감하지 못한다. 63.86%의 응답자는 수강신청 시 학사포탈에 공개된 강의평가결과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이 꼽은 것은 ‘낮은 접근성’이었다. 응답자 646명 중 176명(중복응답 허용)이 해당 답변을 골랐다. 오 팀장은 “시스템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수강편람에서 강의평가 결과를 볼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문항의 구체성이 떨어지는 점 역시 강의평가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다. 강의평가는 6개 항목에 대해 총 12개의 문항으로 구성돼있다. 그러나 그 내용이 형식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응답자 일부는 보다 구체적인 강의평가를 조회하기 위해 ‘에브리타임을 대신 이용한다’고 답했다. 오 팀장은 “학생들이 외부 강의평가를 더 선호하는 것 같다”며 “학사포탈에서 제공하는 강의평가 문항이 형식적이고, 구체적인 질문을 포함하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교무처는 학생들이 원하는 주관적 문항을 추가하기 어렵다고 말한다. 강의평가의 주요 목적 중 하나가 교원 인사평가이기 때문이다. 오 팀장은 “학생들은 ‘친절한 교수였나’, ‘성적을 잘 주는 교수였나’와 같은 주관적 문항을 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강의평가는 교원의 안위와도 관련된 문제이기에 이를 문항에 포함하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우리대학교 재학생 A씨는 “강의평가가 학생들이 아닌 학교와 교수를 위한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성적열람권,
학생들의 알 권리는 어디에

학기 말마다 학생들은 수강한 강의의 최종성적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최종성적의 구체적인 근거와 세부항목점수는 열람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 설문 참여자들은 평균 44.44%의 전공수업에서 각 성적항목의 점수를 열람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학기에도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성적 공지 없이 최종성적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다수의 학생들이 각 성적항목 공개 의무화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설문조사에서 성적공개 의무화 제도가 필요하다고 답한 응답자는 전체의 81.52%였다. 

성적 열람은 학업 성취도를 확인하는 척도다. 따라서 교육권과 직결된다. 윤성탁(사회·12)씨는 “학과 특성 상 보고서를 제출하는 수업이 많은데, 피드백이 없는 경우가 잦다”며 “점수라도 알 수 있는 제도가 의무화 되면 학생들의 발전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실제로 중앙대에서는 2016학년도 2학기부터 성적 의무공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세종대 총학은 성적 세부사항 공개 의무화를 공약으로 걸었고, 결국 2018학년도 1학기부터 이를 제도화했다. 세종대 33대 총학생회장 박세경(신소재·12)씨는 “성적 세부사항 확인은 학생들의 당연한 권리”라며 “제도 시행 이후 80~90%의 수업에서 구체적인 성적 세부 사항을 공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오 팀장은 “학생들의 요구는 알지만 교수들에게 성적항목 공개를 강제하기는 어렵다”며 “지속적으로 교수들에게 공문을 보내 성적 세부사항을 알려주도록 안내하겠다”고 밝혔다.

 

교육권은 학생들이 누려야 하는 당연한 권리다. 타 대학의 경우 학생들의 교육권에 대한 사항을 총학이 담당했다. 고려대와 세종대의 경우, 총학이 교육권 문제 해결의 전면에서 힘써왔다. 지난 2016년 ‘무너진 연세인 교육권 다시 세우기, 레고’에서 활동한 정해민(철학/불문·14)씨는 “총학이 없어 학생들이 교육권에 대해 인식할 기회가 부족했다”며 “앞장서 논의의 장을 제시할 주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글 문영훈 기자
bodo_ong@yonsei.ac.lr
서혜림 기자
rushncash@yonsei.ac.kr
김채린 기자
bodo_baragi@yonsei.ac.kr
강다윤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일러스트레이션 나눔 커뮤니케이션>

문영훈, 서혜림, 김채린 기자  bodo_ong@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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