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학년도 2학기, 원주캠 사생들의 고질적인 불만이었던 점호시스템이 변경됐다. 원주생활관은 기존의 ‘점호’ 개념을 없애고 ‘정규생활점검’을 도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생들은 개편된 시스템의 실효성에 의문을 표한다.
 

점호시스템 개편
그 이유는?


정규생활점검은 ▲기존 자동점호시스템의 오류 ▲사생 자율성 보장을 이유로 도입됐다. 지난 2018학년도 1학기까지 생활관 측은 자동점호시스템과 불시점검을 통해 사생들의 외박을 관리했다. 그러나 일부 기숙사 자동점호시스템에 수차례 오류가 발생했다. <관련기사 1812호 7면 ‘자동점호시스템의 작동 오류와 논란을 짚어보다’> 이후 전문 업체를 통해 정비가 이뤄졌으나 오류는 계속됐다. 여기에 예산 부족까지 겹쳐 자동점호시스템을 통한 사생 출입 관리는 사실상 무기한 중단됐다. 원주생활관 도용호 행정팀장은 “시스템이 불안정한 상태에서 점호를 강행한다면 불합리한 상황을 겪는 사생들이 늘어날 것이라 판단했다”며 “이에 일단 새로운 점호방식을 도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한, 생활관 측은 사생들의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스템 개편을 결정했다고 전했다. 새로 도입된 정규생활점검은 사감 조교가 한 학기에 1~2회 사전공지 후 사생들의 방을 점검하는 방식이다. 원주생활관 이재록 사감은 “정규생활점검은 한 학기에 1~2회만 진행되기에 학생들의 자율성을 더 보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또 기존의 불시점검과 달리 사전에 일자를 공지함으로써 사생 불만과 사생활 침해를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 사감은 “정규생활점검의 주된 목적은 안전사고 예방”이라며 “생활관 만족도 조사를 토대로 나름의 변화를 시도한 것”이라고 밝혔다.

 

야심차게 내보인 점호제도에도
사생들은 여전히 불만

 

그러나 정규생활점검 시스템은 ▲실질적인 출입관리가 어렵다는 점 ▲충분한 자율성 보장책이 아니라는 지적을 받는다. 관리 효율성과 사생 자율성 모두 놓친 보여주기 식 방침이 아니냐는 것이다.

먼저, 실효성 있는 출입관리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최원석(정경경영‧15)씨는 “학기당 1~2회만 출입 관리가 이뤄진다면 사생들의 안전 관리가 제대로 될지 의문”이라며 “사생들의 출입을 관리할 거라면 정기적으로 출입관리를 확인할 수 있는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에 도 차장은 “사생 안전 관리를 소홀히 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한두 번의 정기적인 점검을 통해서 충분히 안전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반대로 일각에서는 제도 변경 후에도 생활관이 여전히 사생들을 통제·관리 대상으로 본다고 비판한다. 국제관계학과 A씨는 “사생들을 통제하려는 점호 자체는 사라지지 않았다”며 “자율성 보장책이라고 하지만 이번 변화도 사생들의 불만을 완벽히 해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도 행정팀장은 “지금까지 학부형의 문제 제기, 사생들의 안전 등으로 인해 통제적 점호제도를 유지한 것”이라 전했다.

 

설진주(보건행정‧16)씨는 “점호는 생활관이 생긴 이래 계속 원주캠 기숙사의 고질적인 불만 사항이었다”며 “장기적으로 봤을 때 관리 효율성과 사생 자율성 모두를 잡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이 소요되더라도 자동점호시스템을 보완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다양하게 변화해 온 기숙사 제도, 생활관과 사생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글 서민경 기자
bodo_zongwi@yonsei.ac.kr
박채린 수습기자
chunchu@yonsei.ac.kr

저작권자 © 연세춘추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