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 속 작은 카페. 이곳은 비멜로우입니다

신촌의 번화가를 조금만 벗어나 걷다 보면 왁자지껄함은 금세 사라지고 한적한 골목이 나온다. 무채색의 골목에 따뜻한 색을 불어넣는 카페. 카페 비멜로우의 이윤서, 김남희 사장을 만나봤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카페 소개 부탁한다.
A. 예전엔 직장 동료였으나 이제는 동업자가 된 이윤서, 김남희다. 퇴사 후 주부의 삶을 잠시 살다 삶이 무료해질 찰나에 카페를 차리게 됐다.

 

Q. 원래 카페를 차리려는 계획이 있었나?
A. ‘퇴사하고 나이가 너무 많이 들기 전에 카페를 차리자’고 장난삼아 이야기하곤 했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원래 평범한 직장인에 가까웠다. 남들보다 커피를 좀 많이 좋아한다는 점을 빼곤. 알고 먹어야 잘 먹을 수 있다는 생각에 바리스타 자격증까지 딸 정도였다. 가게를 차릴 생각으로 딴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론 카페 운영에 많은 도움이 됐다.

 

Q. 카페 이름 ‘Be mellow’는 어떤 뜻인가?
A. 부드럽다, 여유롭다는 사전적 의미 그대로다. 손님들이 편안하고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쉬다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이렇게 지었다. 우리 가게의 컨셉인 홈 베이킹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쉬려면 집에서 쉬는 게 제일 좋으니까.

 

Q. 컨셉에 대해 좀 더 소개해달라.
A. 거의 모든 메뉴를 진짜 집에서 만드는 것처럼 준비한다. 가정용 오븐을 쓰기 때문에 대량으로 만들어둘 수가 없다. 그래서 조금씩 만들어 당일에 모두 파는 걸 목표로 한다. 식빵과 크루아상을 제외한 빵과 쿠키, 음료를 모두 직접 만든다. 메뉴 개발도 직접 한다. 크게 이익이 남지는 않는다. 하고 싶기 때문에 하는 일이다. 집에서 혼자 베이킹하는 것보단 카페에 나와서 하는 게 더 재밌지 않나. 손님들이 좋아하시는 데서 오는 보람은 덤이다.

 

Q. 토종꿀이나 프랑스산 코코아 파우더, 유기농 사탕수수같은 재료를 쓴다. 재료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A. 간단하다. 내가 집에서 쓰던 재료를 쓸 뿐이다. 많은 카페가 마가린이나 휘핑크림을 쓴다. 싸고 유통기한도 길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는 마가린보단 버터, 휘핑크림보단 생크림을 쓴다. 이윤이 목적이라면 싼 재료를 써도 된다. 하지만 그런 재료는 나부터도 먹고 싶지 않다. 많은 기업이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만든다’고 선전한다. 그 의미 그대로다. 내가 먹고 싶어야 손님들도 먹고 싶을 것 아닌가.

 

Q. 메뉴 추천 부탁한다.
A. 이번 여름엔 제주도에서 온 유기농 청귤로 만든 청귤 에이드가 많이 나갔다. 요즘 SNS에서 스누피가 인기지 않나. 그래서 손님들은 앙누피 쿠키를 많이 찾으신다. 수제 팥과 에쉬레 버터*를 스누피 모양의 쿠키 사이에 넣은 메뉴다. 직접 구운 쿠키에 초코 펜으로 손수 스누피를 그린다. 직접 굽는 케이크나 마들렌도 추천한다.

 

Q. 비멜로우는 앞으로 어떤 공간이 되고 싶나?
A. 이름값을 하고 싶다. 우리에게도 이곳은 돈을 버는 영업장이라기보다 편안하고 즐거운 공간이다. 손님들도 비슷한 느낌을 받으셨으면 좋겠다. 분주한 일들은 잠시 내려놓고 여유롭게 쉬다 가는 그런 카페가 됐으면 한다.

 

Q. 비멜로우에게 신촌이란?
A. 새로운 도전의 공간이다. 직장에서 나온 뒤로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한 곳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배우는 공간이기도 하다. 주변에 대학교가 많아서 그런지 학생들이 많이 온다. 나이가 들면 이렇게 젊은 친구들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신촌은 우리가 그들의 반짝이는 감각을 배우는 곳이다.

 

카페 이름을 닮은 여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베이커리와 커피를 즐기다 보면, 어느새 하루의 고단함은 잊힌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도시의 분주함을 벗어나 편안함을 만끽하고 싶은 당신에게 추천한다. 카페 비멜로우다.

 

*에쉬레 버터: ‘황제 버터’, ‘명품 버터’로도 알려진 프랑스의 버터 브랜드.

글 신은비 기자
god_is_rain@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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