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강우량 기자 (정외/경제·14)

고작 신문 한 면의 반을 차지하는 기사였다. 무더운 밤 13시간을 꼬박 새운 나의 노력은 연세춘추 1817호 반 면에 담겼다.

동행한 사진기자는 즐겁고 보람찬 취재였다고 말했다. 6시간 내내 쉼 없이 셔터를 눌러 겨우 사진 한 장 지면에 실은 사람의 말이었다. 13시간의 노동이 신문 반 면에 담긴다. 6시간의 노동은 사진 한 장에 담긴다. 연세춘추 기자들은 이렇게 신문을 만들고 있다.

발품 판 시간만 13시간이다. 기사 기획과 실제 작성까지 고려하면 일주일을 온전히 쏟았다. 그러나 생색을 내려는 건 아니다. 부족함 투성이인 기사지만, 그저 내가 전하려는 현장의 목소리, 삶이 온전히 담기길 바랄 뿐이다. ‘사실’의 논리적 연결 관계를 통해 ‘진실’이 전달되길 원한다. 기술이 발전해 노동을 대체할 수 있다는 게 ‘사실’이라면, 그로 인해 일자리를 잃어가는 경비 노동자의 목소리는 ‘진실’이다. 편의점 물류 기사들이 주 6회 13시간 노동의 대가로 450만 원 남짓한 돈을 받는 게 ‘사실’이라면, 그 돈이 휴가도 없이 하루 6톤을 나른 몫으로 턱없이 부족하다는 건 ‘진실’이다. 기자는 사실이라는 질료로 진실이라는 실체를 드러내야 한다.

진실을 담아내려 취재를 거듭할수록, 역설적으로 철저한 사실 검증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된다. 사실은 진실의 토대다. 검증되지 않은 사실은 실체로서 진실이 바로서지 못하게 한다. 기사 자체의 의미를 퇴색시킨다. 그렇기에 기자는 더욱 사실 보도의 원칙을 엄중히 지켜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은하선 강연과 관련한 오보 사태는 기자단 전체가 반성, 또 반성해야 할 일이다. 단지 사실 검증에 실패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로 인해 응당 조명돼야 할 진실이 모호해졌기 때문이다. 연세춘추의 사실 보도 실패는 물리적 접촉 여부를 주요 쟁점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나는 그것이 핵심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1시간 남짓한 강연을 사상검증 대상으로 삼는 우리대학교의 모습이 본질이었다. 토대가 되는 사실을 철저히 검증했다면, 논의는 어떻게 진행됐을까. 나 역시 한 명의 연세춘추 기자로서 반성하게 된다.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노라 다짐한다.

앞으로 한 학기 반, 나의 학생 기자 생활은 계속된다. 그동안 진실이 오롯이 드러나도록 하려면, 모든 사실을 철저히 검증해야 한다. 또한, 사실을 완전한 논리로 구성해야 한다. 고백컨대 반 면짜리 기사에 쏟아야 할 노력이 버겁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나는 발로 뛰며 취재할 것이다. 신문에 오롯이 담길 ‘진실’을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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