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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그들에 의한, 모두를 위한 이야기정신장애인 대안언론「마인드포스트」박종언 편집국장을 만나다
  • 이찬주 기자, 하수민 기자
  • 승인 2018.09.09 22:55
  • 호수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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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인’하면 어떤 생각이 드는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에는 약 10만 명의 정신장애인이 있다. 그러나 낯섦에서 비롯된 거리감은 이들을 흔히 타자화한다. 정신장애 담론에는 정작 당사자가 빠져있기 일쑤다. 이에 맞서 자기 목소리를 내려는 이들이 있다. 우리신문사는 「마인드포스트」 박종언(48) 편집국장을 만났다.

 

 

Q. 「마인드포스트」를 소개해 달라.
A. 「마인드포스트」는 정신장애인 권리 신장을 위해 지난 6월 11일 창간한 대안언론이다. 장애 관련 신문은 기존에도 있었지만, 정신장애 전문 언론은 하나도 없었다. 정신장애인이 관리 대상이 아닌 ‘자율성을 가진 주체’라는 사실을 알리고자 창간했다.
현재 신문사는 정기자 4명과 시민기자 3명으로 구성돼있다. 신문사 전체를 총괄하는 역할인 편집부장을 제외한 모두가 정신장애인이다.

Q. 한울정신건강복지재단의 ‘한울기자단’이 전신이다. 한울기자단에서 「마인드포스트」까지 변화한 과1정이 궁금하다.
A. 지난 2015년, 기자 출신인 나를 중심으로 한울정신건강복지센터(아래 센터) 소속 정신장애인들이 의기투합해 신문을 만들기로 했다. 이후 매주 한 번씩 모여서 기사 작성법과 사회적 현안 관련 회의, 토론 등을 진행했다. 그러던 중, 센터 소속 기자단에 한계를 느꼈다. 제대로 된 언론을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센터에서 독립하고 사명을 「마인드포스트」로 변경했다. 영화 『뷰티풀 마인드』와 신문 「워싱턴포스트」에서 따온 이름이다. ‘마음을 담는 우편물’이란 뜻이다.

Q. 일반적인 시민단체가 아닌 대안언론 창간을 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A. 시민단체의 활동이나 집회는 일시적으로 이슈를 생산하는 것에 가깝다. 언론을 통한 활동은 다르다. 이슈를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담론으로 확장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정치적 담론에서 정신장애인은 왜곡된 채 표현되기 일쑤였다. 그래서 우리가 직접 메시지를 만들어 전달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마인드포스트」 슬로건이 ‘우리를 빼고 우리를 이야기하지 말라’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우리는 정치적 메시지 표출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나아가 정신장애인의 인간성이 존엄하게 대우받는 세상을 꿈꾼다. 그동안 우리는 정신과 의사의 진단서에 좌지우지되는 삶을 살아왔다. 우리가 우리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면, 더욱 자유로운 주체로 거듭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Q. 신문은 어떤 과정을 거쳐 발간되나?
A. 기자가 기사를 쓰고 제출하면 나 또는 편집부장이 기사를 검토한다. 정신장애는 완치라는 개념이 없지만 나는 많이 완화돼서 기사 검토가 가능하다. 기사 발행에 있어서 따로 할당량은 없다. 우리가 쓰기 적합한 사건을 기사로 쓴다. 보수는 각 기자 개인이 작성한 기사 수에 맞춰 지급한다.

Q. ‘정신장애인이 쓴 기사’에 대한 편견이 짐이 되지 않나?
A. 물론 기성언론의 기자들과 비교하면 완성도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가 기사를 쓴다고 해서 그런 편견을 없앨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우리에 대한 평가는 결국 대중의 몫이기 때문이다. 중요한 건 기자들부터 자기 자신을 프로로 생각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가 비장애인과 다르다는 이유로 독자들에게 이해를 바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Q. 신생 대안언론이란 점에서 애로사항이 많을 듯하다. 
A. 우선 경제적으로 매우 열악하다. 광고는 거의 없고, 현재 30명 남짓의 후원으로 운영하고 있다. 창간 2개월 차인 만큼 경제적 어려움은 일정 수준 감내해야 한다고 본다. 향후 1년 정도 버텨낸다면, 광고 유치에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생각한다.
기자 인력 부족도 큰 골칫거리다. 경제력이 부족하니 인력 충원도 어려운 상황이다. 비장애인과 달리 정신장애인들은 일이 힘들면 잘 견디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향을 띤다. 열심히 취재하던 기자가 그 다음날 신문사에 출근하지 않을 수도 있다. 경제적으로 조금 더 안정된다면 더 많은 기자를 채용하겠지만, 지금은 기존 인력 유지마저도 벅차다.

Q. 대중매체가 다루는 정신장애인은 ‘왜곡된 모습’이라 지적한 바 있다. 독자들에게 자세히 설명해줄 수 있나.
A. 예시를 하나 들겠다. 일전에 강릉에서 정신병 환자 한 명이 외출 도중 오토바이를 훔쳐 달아났다는 뉴스가 보도된 적이 있었다. 한 언론이 기사 제목을 ‘조현병 환자 병원 외출해 절도…구멍 뚫린 안전관리’라는 식으로 내보냈다. 정신질환자 집단 모두를 잠재적 범죄자로 치부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언론은 비장애인보다 정신질환자의 사건·사고를 더 부각해 보도한다. ‘정신질환자는 위험하다’는 인식 탓이다. 실제 대검찰청에서 집계해 발간하는 ‘범죄분석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총 범죄 건수는 2백만 건에 달했다. 그중 조현병 환자가 저지른 범죄는 8천300건에 불과하다. 고작 0.4%다. 그런데도 매체들은 극소수의 부정적인 면을 확대해석하고 있다.

 

Q. 왜곡된 표현이나 편견이 만연한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A.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로, 우리 사회에는 비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이 함께 생활할 기회가 부족하다. 이 같은 ‘경험의 부재’가 비장애인과 정신장애인을 이분법으로 나눠놨다. 직접 부대낀 경험이 없기에 사람들은 기성세대의 관점, 다수의 관점을 답습한다. 그러다 보니 정신장애인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생겨난다. 
둘째로, 매체가 ‘정신장애인은 위험한 존재’라는 이데올로기를 생산한다. ‘개가 사람을 물면 뉴스가 아니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뉴스’라는 관용구가 있다. 특별한 사건일수록 뉴스가 된다는 의미다. 그렇기에 많은 언론이 정신장애인이 낸 사고에 특이성을 부여한다. 정신장애라는 특질을 자극적으로 부각하는 것이다. 이 과정을 통해 편견은 끊임없이 확대 재생산된다. 

Q. 편집국장으로서 독자들에게 마무리 한 마디 부탁한다.
A. 정신장애는 특권도, 차별거리도 아니다. 정신장애인도 남들과 똑같다. 우리도 기본권을 갖고 있으며 당당히 그것을 향유하길 원한다. 우리를 동등한 인격체로 존중해주면 좋겠다. 그렇지만 이 사회는 정신장애인을 ‘미쳤다’고만 규정하고 그 이상의 관심은 보이지 않는다. 우리를 지킬 사람은 우리뿐이다.
예전에 읽은 책에 ‘저는 이해받고 싶습니다’라는 구절이 있었다. 지금 상황이 꼭 그렇지만, 이해를 구걸하진 않겠다. 그 대신 이해받기 위해 투쟁하겠다. 길고 긴 싸움이 되겠지만 결코 피할 수 없는 일이다.

 

 

 

 

 


글 이찬주 기자
zzanjoo@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이찬주 기자, 하수민 기자  zzanjo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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