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코너는 그동안 우리가 1층 집에 눈을 뺏긴 사이, 조용히 신촌을 이끌어 나가던 이층집을 발굴하고 소개하기 위해 만들어진 코너입니다. 우리가 아는, 또는 잘 알지 못했던 보석 같은 ‘비 프랜차이즈’ 이층집을 찾아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숨겨진 나만의 가게를 찾아 『The Y』와 함께 떠나볼까요?

#고급스러운 분위기에서 ‘모던 한식’을 즐기고 싶다면

민스키친(연희맛로 7)

서양식 레스토랑의 인테리어에서 정통 한식을 맛볼 수 있는 연희동 민스키친. 이곳은 특히 정통 한식을 현대적인 감각으로 풀어낸 ‘모던 한식’을 추구하는 집이다. 정갈한 분위기 덕인지 조용한 모임 장소가 필요한 사람들이 주로 이곳을 찾는다고. 긴 대화를 나누며 식사하는 손님들을 위해 코스 요리가 준비돼있다. 특정 메뉴들로 짜인 코스는 싫다면, 사장님이 서로 궁합 좋은 단품들을 추천해주기도 한다. 또 기존 메뉴에 제철 재료를 추가해 선보이기도 하니 들르기 전 참고해보자. 사장님의 철학은 ‘맛있는 음식을 내놓으면 꼭 다시 찾아온다’는 것. 중요한 모임이 있다면 맛과 분위기를 모두 책임질 수 있는 민스키친을 예약해 보는 것이 어떨까?

사장님 추천메뉴_불갈비 샐러드(2만 5천 원), 귀리에 빠진 새우(3만 2천 원)

 

#탁 트인 테라스에서 곤드레밥을 먹는 이색 체험

채련당(연희맛로 17-13)

곤드레를 베이스로 한 웰빙 한식을 선보이는 채련당. 사장님은 곤드레가 큰 거부감 없이 다양한 연령층을 아우를 수 있는 식재료라고 한다. 이 집은 신선한 요리를 내놓기 위해 산지인 강원도에서 직송한 곤드레만 취급한다. 이곳의 대표메뉴는 곤드레밥 정식. 민어조기, 돼지불고기를 중심으로 간단한 밑반찬들이 어우러진다. 사장님의 추천메뉴인 생선구이 정식은 여기에 자반고등어와 삼치구이가 추가된다. 채련당의 진가는 이층집의 장점을 살린 테라스에서 나온다. 연희동만의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 좋은 날 바람이 솔솔 부는 테라스에서 먹는 곤드레밥 정식이야말로 ‘소확행’이 아닐까?

사장님 추천메뉴_곤드레밥 정식(1만 2천 원), 생선구이 정식(1만 5천 원)

 

유리기자의 채련당

외관만 봤을 땐 마치 달달한 서양식 디저트를 팔 것 같다. 그래서 가게 문을 열자마자 코를 자극하는 구수한 냄새는 반전을 선사한다. 집이 멀지 않다면 가족끼리 가벼운 외식을 즐기기에 적당한 곳이다. 부모님의 입맛과 자녀의 취향을 모두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가게를 둘러본 후, 주문한 곤드레밥 정식이 나왔다. 어떻게 먹을지 고민하다 사장님이 추천한 방식으로 곤드레밥을 먹어봤다. 먼저 간장을 넣고 비빈 곤드레밥 한 숟가락을 삶은 양배추 위에 얹었다. 여기에 젓가락으로 구수한 강된장을 콩알만큼 찍어 올리면 얼추 주먹만 한 쌈이 완성된다. 입에 한가득 넣어 음미해보니 신선한 양배추 사이로 씹히는 기름진 밥의 식감이 예술이었다. 뭔가 부족하다면 돼지불고기를 넣어 쌈을 싸도 좋다. 기자가 먹어본 채련당의 곤드레밥 정식은 건강하고 푸짐한 한 끼 식사였다.

 

#통통 튀는 비주얼의 컵케이크를 맛보고 싶다면

크림필즈(연희맛로 33)

크림을 컵케이크라는 ‘필드’ 위에 펼쳐 발랐다는 뜻의 크림필즈. 남다른 비주얼의 메뉴와 아기자기한 인테리어로 요즘 SNS에서 유명한 곳이다. 크림필즈는 처음부터 연희동에 있던 가게가 아니다. 조용한 곳을 선호하는 사장님이 잠실에서 연희동으로 가게를 확장 이전한 것이다. 크림필즈의 대표메뉴는 몬스터 캐릭터가 그려진 쿠키몬스터 컵케이크. 알록달록한 머랭쿠키가 얹힌 몬스터 라떼도 인기가 많다. 독특한 디자인과 예쁜 색감의 메뉴들은 여심을 공략하기에 충분하다. 실제로 손님의 다수가 젊은 여성들이라고. 또 이곳은 계절감을 살린 메뉴를 시즌별로 개발한다. 때문에 예전에 들렸더라도 한 번 더 찾아갈 이유가 생기는 집이다. 달콤함이 당긴다면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 둘 다 누릴 수 있는 크림필즈로 가보자.

사장님 추천메뉴_쿠키몬스터 컵케이크(4천500원), 몬스터 라떼(7천500원). 베리 탱고(8천 원)

 

지현기자의 크림필즈

문을 열고 들어서자 아기자기한 컵케이크들이 반겨주고 있었다. 종류가 워낙 많은 데다 하나같이 고운 자태를 자랑한다. ‘결정장애’ 소유자들에게는 이런 악조건이 따로 없다. 흰색으로 통일된 인테리어가 화려한 음식들을 더 돋보이게 했다. 함께 간 동료 기자가 SNS 업로드 욕구를 계속해서 표현했을 정도.

대표메뉴인 몬스터 라떼와 쿠키몬스터 컵케이크를 주문했다. 컵케이크를 먹기 위해선 몬스터의 얼굴을 포크질로 망가뜨려야 한다는 사실에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케이크의 달콤함이 혀를 감싸자 미안함은 단숨에 잊혔다. 진하면서도 무겁지는 않은 파란색 크림이 다소 퍽퍽할 수 있는 초코케이크에 부드러움을 선사했다. 몬스터 라떼의 몬스터는 도깨비를 뜻하는지, 끄트머리가 뾰족한 머랭쿠키가 크림에 빼곡하게 박힌 모습이 도깨비 방망이를 연상케 했다. 머랭은 입에서 깨지는 순간 사르르 녹아내렸지만, 그 달콤함은 꽤 오랫동안 입안에 남아있었다. 씁쓸한 라떼의 짝꿍이 되기에 충분했다.

 

#밥술과 함께 여유도 한 모금

주반여름(연희맛로 17-13)

주반여름은 밥과 술을 모두 판매하는 가게다. 식사 메뉴는 주로 한식이지만, 일본 가정식처럼 상 단위로 나오는 상차림 메뉴와 안주류도 있다. 술 또한 전통주, 와인, 맥주 등 다양해 취향대로 골라 마실 수 있다. 이런 다양성이야말로 혼자 오는 20대부터 노년층까지 전 연령대의 사랑을 받는 비결이 아닐까. 사장님이 여유로운 연희동의 정취에 매료돼 이곳에 자리를 잡은 만큼, 가게 분위기에서도 느긋함을 한껏 만끽할 수 있다. 바쁘게 손님이 오가는 다른 맛집과 달리 맛있는 음식을 즐길 시간이 충분한 곳. 느리지만 여유로운 주반여름에서 바쁜 일상에 지친 마음을 충전해보자.

사장님 추천메뉴_참나물과 제육구이(8천900원), 코다리 구이(1만 1천900원)

 

#세계 챔피언이 책임지는 달콤한 후식 시간

더플레이트디저트(연희맛로 17-18)

한 마디로 ‘진짜’가 나타났다. 가게에 들어서면 사장님이 각종 세계 대회에서 수상한 상장과 메달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가게 이름에 걸맞게 화려한 플레이팅이 유명한 가게다. 그런데 정작 사장님은 플레이팅에 크게 힘을 주지 않는다고 말한다. 빠르고 손쉽게 내오는 게 이 정도라고. 가게에서 판매하는 모든 메뉴는 프랑스에서 직접 수입해 손수 숙성시킨 천연 재료로 만든다. 쉽게, 값싼 재료로 영업하는 디저트 가게와는 비교 자체가 되지 않는다고 한다. 메뉴판으로만 봐도 압도적인 생김새와 최고급 재료, 디저트 외길을 걸어오신 사장님의 노하우까지 합쳐졌으니 이곳의 디저트는 ‘진짜’일 수밖에 없다. 망설이다 재료가 떨어지면 디저트를 놓칠 수 있으니 발길을 서두르자.

사장님 추천메뉴_오렌지 크림을 곁들인 과일 밀푀유(1만 1천 원)

글 박지현 기자
pjh8763@yonsei.ac.kr
연세춘추
chunchu@yonsei.ac.kr

사진 박건 기자
 petit_gunny@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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