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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 담긴 위로가 필요한 그대에게, 카페 에이투지라떼 한 잔에 젊은 감성이 몽글몽글 피어나는 곳
  • 김현지 기자, 박건 기자
  • 승인 2018.09.03 17:49
  • 호수 43
  • 댓글 0

커피는 모름지기 눈으로 마시는 것-이라는 말을 들어보았는가. 누구나 시간을 쪼개 마시는 투박한 캔커피보다 예쁜 라떼 한 모금이 주는 편안한 위로가 더 끌릴 때가 있을 터. 그런 당신에게 추천하는 곳이 있다. 붐비는 명물거리를 뒤로 하고 걷다 보면 등장하는 예쁜 정원 같은 곳. 각종 디저트의 신선함부터 공룡으로 가득 찬 귀여운 장난기까지, 이름처럼 모두 머금은 완벽한 공간. 카페 ’에이투지(AtoZ)’의 박혜미 사장을 만나봤다.

Q. 간단한 본인 소개와 가게 소개 부탁한다.

A. 2년째 카페 에이투지를 운영하고 있는 29살 박혜미라고 한다. 에이투지는 브런치, 식사류부터 음료와 디저트까지 카페의 모든 것을 겸비하길 바라며 만든 공간이다. 담백한 맛뿐 아니라 아기자기한 장식과 소품으로 시각적인 즐거움을 선사하는, 여성친화적인 카페가 되는 것이 목표다.

Q. 카페 에이투지를 운영하게 된 계기는?

A. 계기는 좀 생뚱맞다. 6년 전까지만 해도 카페와는 전혀 무관한 심리학 전공생이었다. 당시 사장님과 친해서 종종 일을 도와주러 오곤 했다. 그러다가 점차 ‘공간’을 만들어가는 일에 매력을 느꼈다. 우리만의 독특한 분위기, 그걸 기억하고 찾아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게 좋았다. 그래서 2년 전에 아예 이 공간을 인수하게 됐다.

Q. 가게를 운영하며 무엇에 주안점을 두었나?

A. 7년이란 세월이 쌓인 만큼 인테리어가 너무 낡고 오래됐었다. 그래서 내부 디자인을 다시 세련되게 하려고 많이 신경 썼다. 그리고 카페의 주 손님층이 여대생인데, 나 역시 20대 여성으로서 동질감을 많이 느꼈다. 그래서 그들을 위한 카페를 만들고자 했다. 벽에 ‘Girls can do anything’ 문구를 네온으로 장식해둔 건 그런 이유에서다. 전시된 그림과 책들도 주체성을 주제로 한 여성 작가들의 작품들이다.

Q. 신촌지역에는 카페가 정말 많다. 이런 환경 속에서도 손님들이 ‘에이투지’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게 있다면?

A. 그 속에서도 차별화되는 에이투지의 매력은 ‘심플함’이다. 시럽 같은 인공적인 첨가물이 없어 맛이 화려하지 않고 간결하다. 이런 담백한 맛에 더해져, 시각적으로도 만족감을 주기 때문에 특유의 매력이 있다. 덧붙여 나만의 색깔이나 목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게 개인 카페의 장점인 만큼, 에이투지만의 분위기를 만들려고 노력 중이다. 다만 내가 원하는 여성주의적 요소를 많이 전시하면 오히려 반감을 주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 카페 정체성을 확실히 하고 싶은 마음과 그런 우려 사이에서 적절히 균형을 잡고 싶다.

Q. 카페 곳곳에 공룡 인형이나 그림이 많고 플레이팅에도 늘 피규어가 함께 나온다. 공룡을 컨셉으로 잡게 된 특별한 이유는?

A. 원래 공룡을 좋아했다. 이 카페 자체가 내가 좋아하는 모든 걸 다 모아둔 공간이다. 집에서 읽던 낡은 책들도 여기저기 놓아두고, 좋아하는 그림도 걸어두고. 근데 손님들이 유독 공룡만 기억한다. 내 잘못이다.(웃음) 최근엔 영화 ‘쥬라기공원’의 굿즈(goods)를 마구 사들였다. 이젠 내가 공룡을 좋아한다는 걸 아니까 여기저기서 선물로 보내주기도 한다.

Q. 가게 추천메뉴는?

A. 주력메뉴는 딸기라떼다. 파우더나 시럽 없이 기본재료로 딸기, 꿀, 우유 밖에 안 들어간다. 심플함 그 자체가 무기인 메뉴다. 위에 올라가는 장미꽃 모양 딸기 장식도 한몫하는 것 같다. 새로 직원이 들어오면 2주 내내 그것만 연습시킬 정도로 공들이는 부분이다. 또 개인적으로는 에이드나 청 종류도 추천한다. 이번에 새로 레몬석류청과 라임포도청을 담가봤다. 직접 담가서 손이 성할 날이 없는데, 그 고생이 깃든 맛을 다들 알아줬으면 한다.

Q. 기억에 남는 손님이 있다면?

A. 매일같이 오시던 프랑스 손님 세 분이 계셨다. 교환학생이다 보니 프랑스로 돌아가야 했는데, 마지막엔 가족들이랑 다 같이 와서 초콜릿을 선물로 주면서 꽉 안아주더라. 그때 너무 뭉클한 나머지 눈물이 났다. 그리고 3~4년 정도 같은 장소에서 일을 하다 보면 처음에 새내기 티를 팍팍 내던 손님들이 취업해서 다시 오시기도 한다. 그럴 때 정말 반가우면서도 기분이 묘하다. 티는 안 내지만 손님들을 정말 좋아하고 다 기억한다.

Q. 에이투지에게 신촌이란?

A. 신촌은 개인적으로 의미가 큰 곳이다. 스물한 살쯤에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다 연세대 국제하계대학에서 여름학기를 수강했다. 대학 시절의 기억이 묻은 동네랄까. 우리 가게도 신촌에 있는 만큼 내 추억과 젊은 감성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모든 가게가 세월의 손때 묻은 채로 낡아가지만, 에이투지는 시간이 지나도 그런 젊은 정취를 유지했으면 좋겠다.

사장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나니, 작은 카페의 장식 하나하나가 손님들에게 건네는 애정임을 알 수 있었다. 눈부터 입까지 모든 감각을 편안하게 해주는 이 곳.바삐 움직이는 신촌에서 차분한 감성이 필요하다면 에이투지의 딸기라떼 한잔으로 정성 담긴 위로를 받아보길.

글 김현지 기자
hjkorea0508@yonsei.ac.kr

사진 박건 기자
petit_gunny@yonsei.ac.kr

김현지 기자, 박건 기자  hjkorea0508@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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