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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컵 전쟁’은 현재진행형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 잘 지켜지고 있을까
  • 이찬주, 채윤영, 정구윤 기자
  • 승인 2018.08.19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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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장 내 일회용 컵(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되어 있습니다.’ 
 

요즘 어느 카페를 가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문구다. 환경부가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아래 자원재활용법)에 따라 카페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을 본격 금지한 지 2주가 지났다. 그런데 정말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은 금지됐을까.

 

불편한 손님들, 매장은 손 놨다

 

정책 시행 당일, 기자가 직접 신촌 일대를 방문했다. 방문 대상은 프랜차이즈 카페 4곳과 개인 카페 2곳이다. 취재 결과 카페들은 고객의 일회용 컵 선호 문제로 단 한 곳도 규정을 제대로 준수하지 않았다.

카페 대부분에서는 주문 시 점원이 머그잔 사용을 권유했다. 그렇지만 매장 내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손님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아예 매장 내 고객의 90% 이상이 일회용 컵을 사용하는 곳도 있었다. 이디야커피 연세대점 직원 A씨는 “곧 나간다고 해서 일회용 컵에 주면 30분 넘게 앉아있다 가는 고객도 있다”며 “현실적으로 관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서문 근처 ‘ㄱ’카페는 아예 머그잔 사용을 권유조차 하지 않았다. ‘ㄱ’카페 사장 B씨는 “정책이 시행된 건 알지만 보통 손님들은 일회용 컵을 선호하기 때문에 굳이 손님을 설득하며 갈등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이용객들은 환경 보호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편의상 일회용 컵을 선호한다. 플라스틱은 플라스틱대로 쓰면서 번거로움만 늘어난 게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매장에 머무르다 도중에 나가려면 결국 일회용 컵에 옮겨 담아야 하기 때문이다. 머그잔 사용이 늘며 음료 용량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음료 사이즈는 다른데 머그잔 크기가 하나인 카페가 상당수라 양이 들쑥날쑥하리라는 추측이다. 평소 프랜차이즈 카페를 자주 이용한다는 김건휘(문정·18)씨는 “머그잔으로 음료를 받았을 때 이전보다 양이 적다고 느껴졌다”고 전했다. 논란이 퍼지자 한 프랜차이즈 카페 본사는 용량 논란이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모든 음료는 매뉴얼에 따라 용량을 맞춰 제조한 후 머그잔에 옮겨 담기만 한다는 것이다. 

 

설득 성공해도 컵 구비·설거지가 문제

고객을 설득하는 문제가 전부가 아니다. 추가 업무량과 비용도 문제다. 서문 인근 ‘ㅇ’카페로 자리를 옮겼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싱크대 한쪽에 수북이 쌓인 설거짓거리였다. 정책 시행 전보다 많이 증가한 설거지 양을 실감할 수 있었다. 기자가 만나본 상당수의 직원은 현장에서 느끼는 업무량이 크게 늘었다고 증언했다. 특히 직원 수도 적고 신규 인력 수급도 어려운 개인 영세 카페에 새 정책이 불청객이다. ‘ㅇ’카페 사장 문순미(53)씨는 “전보다 업무 강도가 두 배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

프랜차이즈 카페라고 사정이 마냥 좋지는 않다. 머그잔으로 전환하는 데 비용이 들어도 본사가 외면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스타벅스 본사는 머그잔 구비 비용을 지원하지 않고 각 매장의 자율에 맡겼다. 할리스커피는 개별 점주가 머그잔을 본사로부터 개당 9천 원에 구매하는 구조다. 할리스커피 연희점 사장 C씨는 “워낙 깨지기도 쉬워 새로 구매해야 하는 양까지 있으니 재정적인 부담이 된다”고 전했다. 정책 적응 과정의 충격을 일선 매장들이 고스란히 흡수하는 셈이다. 몇몇 프랜차이즈가 머그잔 비용을 보조하고 있지만 일부일 뿐이다. 

 

규제, 가능합니까? 확실해요?

환경부는 매장 내 일회용 컵 단속에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자원재활용법이 원래 있었던 법일뿐더러 일회용 컵 사용 점검 또한 지속적해서 진행해왔다는 설명이다. 환경부 자원순환정책과 박정철 행정사무관은 “원래 있던 법을 잘 지켜달라고 하는 것뿐인 데다 계도기간까지 줬다”며 “새로운 건 지자체에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단속반을 늘리라는 권고뿐”이라고 전했다. 업체들과 지속해서 소통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일회용품 사용 감소 자율협약을 맺은 21개 업체와 간담회를 하는 등 충분한 공감대를 형성했다는 입장이다. 박 행정사무관은 “현재는 적응기라 혼란이 있는 것 같다”며 “우선 환경에 대한 시민들의 인식이 바뀌고 나면 단속도 차차 수월해지리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것이 시민 의식만의 문제는 아니다. 단속 가이드라인도 모호하고 단속 인력 편성도 지자체 자율에 맡겨져 있다. 환경부가 밝힌 단속 기준은 ▲다회용 컵을 매장에 적정하게 비치하고 있는지 ▲고객이 테이크아웃 의사를 밝혔는지 여부 등이다. 그런데 ‘적정한 양’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다. 또 고객의 의사 표명 여부를 확인하는 데도 현실적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적 올리기 식 단속을 지양하겠다고는 하지만 지금으로선 단순 권고 이상의 효력을 가지는 규제가 이뤄질지 의문이다. 게다가 단속 인원도 충분치 않다. 박 행정사무관은 “지자체 소속 단속 인력이 워낙 적어 충원을 요청했으나 아직 유의미한 증가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좋은 취지로 내놓았지만 이른 시일 내에 정책이 정착하긴 힘들 전망이다. 새 방침이 연착륙하려면 성숙한 소비의식 제고는 물론, 엇박자를 내고 있는 규제 체계를 보다 튼튼히 할 필요가 있다. 

 

 

 

 

글 이찬주 기자
zzanjoo@yonsei.ac.kr

채윤영 기자
hae_reporter@yonsei.ac.kr

사진 정구윤 기자
guyoon1214@yonsei.ac.kr

이찬주, 채윤영, 정구윤 기자  zzanjoo@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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