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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퀴어, 우리는 어디에나 있다”2018 서울퀴어문화축제에 가다
  • 강현정 기자, 손지향 기자, 하수민 기자
  • 승인 2018.08.02 1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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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사랑에 옳고 그름이 있을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누군가의 사랑은 평가와 재단의 대상이 된다. ‘너희들의 사랑은 틀리다’, ‘동성애는 질병’이라는 말을 일상적으로 듣는 그들은 ‘퀴어(Queer)’다. 견고한 편견 속에 살아가는 그들이 자기 존재를 증명하던 날, 지난 7월 14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개최된 ‘서울퀴어문화축제’(아래 축제)에 다녀왔다.

 

‘Queeround’
더위도 막지 못한 축제

아침 11시, ‘퀴어라운드(Queeround)’라는 슬로건을 소개하며 축제가 시작됐다. 이는 퀴어(queer)가 주변 어디에나 있다(around)는 뜻이다. 이번 축제는 ▲성소수자 가시화를 통한 성소수자 인권 증진 ▲성소수자 자긍심 고취를 목적으로 열렸다. 강명진 조직위원장은 “서울이 퀴어의 자긍심으로 후끈 달아올랐다”고 소감을 전했다.

다양한 참여 단위의 부스에 몰린 군중이 축제 열기를 실감케 했다. 이화여대 성소수자 동아리 ‘GALAXY‘ 관계자 A씨는 “후원자들에게 무지개*빛 우주 스티커와 엽서를 제공하고 있다”며 “성소수자 권리 인정에 힘쓰고자 축제에 참여하게 됐다”고 전했다. 대학 동아리 외에도 다양한 단체가 부스를 주관했다. 인권단체‧국가인권위원회‧각국 대사관 등이 부스를 주관했다. 개중에는 퀴어를 주제로 음반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게이인권단체 ‘친구사이’도 있었다. 친구사이 관계자 B씨는 “1년에 한 번 있는 성소수자의 축제인 만큼 다양한 목소리를 들으러 나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프로듀스 48』 주제곡에 맞춰 플래시몹을 진행했다.

낮 4시 30분, 메인 행사인 퍼레이드가 시작됐다. 서울광장에서 출발해 명동역을 거쳐 돌아오는 코스였다. 바이크 팀 ‘레인보우’가 선두에 섰다. 그 뒤를 ▲대학성소수자 모임연대 ▲페미당당 ▲러쉬코리아 등의 차량이 함께했다. 페미당당 관계자들은 『매드맥스』를 연상시키는 분장을 한 채 퍼레이드 차량에 올랐다. 이들은 「Harlem Desire」, 「Toxic」등 리듬이 강한 노래에 맞춰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차량을 뒤따랐다. 축제에 참여하지 않은 보행자들도 멈춰서 구경했다.

 

펜스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낮 1시경, 대한문 앞 세종대로에선 퀴어축제 반대집회(아래 반대집회)가 열렸다. 반대집회는 ‘동성애는 죄악이다’, ‘하나님은 원하지 않는다’ 등의 구호로 가득했다. 참가자들의 손에 들린 부채에는 ‘남자 여자 사랑은 YES, 동성 사랑은 NO’라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반대집회에 참여한 변호사 단체 ‘자유와 인권연구소’ 관계자 C씨는 “동성애는 진정한 인권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더구나 축제 내 음란한 행위나 활동은 엄연한 범법행위”라고 주장했다. 자신을 학부모라고 밝힌 D(42)씨는 “국내 에이즈 발병률이 해외보다 크게 높지만 언론이나 당국에서는 이에 대해 함구한다”며 “위생에 무지한 아이들이 단지 즐거움 때문에 축제에 참여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위 행진 종료 후에도 반대집회는 계속됐다. 오히려 축제장 앞까지 진출하는 등 한층 격화됐다. 한 반대 집회자가 축제 참여자의 면전에 ‘퀴어는 죄악’이라고 고함치자 ‘성소수자도 하나님 믿을 수 있다’는 응수가 돌아왔다. 일부 반대 집회자는 퀴어축제 퍼레이드 경로에 난입하기도 했다. 경찰이 제지해 넘어갔지만,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많은 이들이 첨예한 대립의 현장을 지켜봤다. 그 속에는 독일에서 온 미쉘(Michelle)씨와 푸에르토리코에서 온 나이(Nai)씨도 있었다. 그들은 “반대 집회자들이 종교적 이유를 앞세우지만, 신은 동성애자도 똑같은 사람으로 여길 것”이라며 “독일과 푸에르트리코에서는 퀴어도 평범한 문화의 일부”라고 전했다. 축제에 참여한 60대 여성은 “축제는 퀴어들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수단”이라며 “그들을 지켜주고 싶어 나왔다”고 말했다.

 

 

*무지개 : 1978년, 미국 예술가 길버트 베이커(Gilbert Baker)가 무지개 깃발을 디자인한 이래 성소수자의 상징색으로 쓰임.

 

글 강현정 기자
hyunzzang99@yonsei.ac.kr
손지향 기자
chun_hyang@yonsei.ac.kr

사진 하수민 기자
charming_soo@yonsei.ac.kr

 

강현정 기자, 손지향 기자, 하수민 기자  hyunzzang99@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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