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진단평가 1단계 탈락 확정…2단계 결과 따라 거센 후폭풍 예상

지난 6월 20일, 원주캠은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아래 대학 진단평가)’ 1단계 잠정 결과*에서 탈락했다. 학교본부는 해당 결과에 대해 이의를 신청했으나 그마저 기각된 상황이다.

 

대학 진단평가,
태풍 몰고 오나

 

교육부가 주관한 대학 진단평가는 4년제 대학 160개교 및 전문대 133개교를 대상으로 한다. 각 대학의 최근 3년간 실적 자료를 바탕으로 평가가 이뤄졌다. 평가 기준은 ▲발전 계획 및 성과 ▲교육 여건 및 대학운영의 건전성 ▲수업 및 교육과정 운영 ▲학생 지원 ▲교육 성과였다. 1단계 평가를 통과한다면 ‘자율개선대학’으로, 그렇지 않다면 2단계 평가를 거쳐 ‘역량강화대학’ 또는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된다.

자율개선대학은 정원 감축 대상에서 제외되며 국가 재정 지원 또한 정상적으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역량강화대학은 정원 일부를 감축해야 한다. 만약 2차 평가에서도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선정된다. 그렇게 될 경우 정원 감축과 더불어 ▲국가의 재정 지원 사업 제한 ▲국가장학금 지급 일부 및 전면 제한 ▲학자금대출 제한 등의 추가적 불이익이 따른다.

대학교육연구소 임은희 연구원은 “부진한 대학 진단평가 성적은 대외적인 이미지와 학생 충원에 많은 문제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등록금 의존율이 높은 원주캠의 특성상 재정에도 치명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1812호 6면 ‘악순환에 갇힌 원주캠 재정, 돌파구는?’>

 

탈락 사유는 미상
이의 신청은 기각

 

지난 6월 26일, 원주캠의 1단계 잠정 결과 탈락에 대해 ‘대학 진단평가에 관한 간담회(아래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에는 ▲윤방섭 원주부총장 ▲교무처장 박영철 교수(과기대·신호처리)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아래 총학 비대위) 등이 참석했다. 간담회는 1단계 평가 탈락 관련 현황 보고 및 질의응답 등으로 진행됐다.

그런데 일부 학생들은 1단계 평가 탈락의 사유나 세부 대응 등에 대한 학교 측의 구체적 언급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유서정(보건행정‧16)씨는 “대학 진단평가의 탈락 사유가 무엇보다 먼저 알려져야 했다"라며 ”탈락 사유를 발표한 일부 타 대학들과 달라 아쉬웠다“고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원주캠 대학원 총학생회장 박민규(물리학·석사3학기)씨는 “이의 신청 등과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며 “단순히 ‘2단계 평가 준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답변만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기획처장 황재훈 교수(정경대·ERP시스템)는 “영역별 점수만 통보받아 1단계 탈락의 명확한 요인을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교육부 관계자 A씨는 “영역별 점수로도 탈락 요인을 파악할 수 있다”라며 “탈락 사유에 동의하지 못할 때 평가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탈락 사유에 대해 윤방섭 원주부총장은 “대학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에서 구체적인 점수 공개는 곤란하다”며 답변을 자제했다.

한편, 원주캠은 1단계 평가 결과에 대해 이의를 신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교육부는 지난 6월 29일 원주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한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정원 감축 등 후폭풍의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익명을 요청한 학생 B씨는 “이의신청에 조금의 희망이라도 걸고 있었다”며 “2단계 평가가 확정된 지금 참담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평가 비대위 구성, 그러나 낮은 확률…
기사회생 가능할까

 

지난 6월 27일, 학교본부는 ‘원주캠퍼스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김용학 총장, 아래 평가 비대위)를 구성했다. 신촌캠 및 원주캠 교수로 구성된 평가 비대위는 8월 말의 2단계 평가에서 ‘자율개선대학’을 목표로 하고 있다. 1단계 평가를 통과한 대학 중 부정·비리 심사에 탈락하는 대학이 발생하고 원주캠이 2단계 평가에서 최고점을 얻는 경우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다.

원주캠은 오는 11일 2단계 평가를 위한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현장 심사 역시 7월 중으로 받는다. 윤 원주부총장은 “평가 비대위에서 1단계 평가 결과의 원인을 분석했다”며 “앞으로 2단계 준비와 더불어 연세 구성원의 명예 회복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논의 중”이라고 전했다.

 

원주캠이 1단계 평가 결과에서 통과하지 못한 것은 단편적인 현상만은 아닐 것이다. 원주캠의 이번 사태에 대한 대처뿐 아니라 앞으로의 장기적 행보에까지 모든 학내 구성원들의 관심이 필요하다.

 

*잠정 결과 : 1단계 평가로 내려진 결과, 추후 부정·비리 진단 및 2단계 평가 등을 거쳐 최종 결과가 8월 말 나올 예정이다.

 

글 노지강 기자
zonzal@yonsei.ac.kr

서민경 기자
bodo_zongwi@yonsei.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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